노보 노디스크, 미국 ‘카디오메타볼릭 교육팀’ 전면 축소…신임 CEO의 9,000명 구조조정 신호탄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미국 시장에서 비만·당뇨 질환 교육을 전담하던 ‘카디오메타볼릭 교육팀(cardiometabolic educators)’을 전면 감축했다. 이번 조치는 신임 최고경영자 마지아르 ‘마이크’ 두스트다르(Maziar Mike Doustdar)가 내세운 글로벌 비용 절감·조직 재편 전략의 첫 가시적 단계로 평가된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해당 팀은 지난주 사측으로부터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 내부 인사들에 따르면 수백 명 규모로 구성돼 있던 이 조직은 미국 상업(커머셜) 부문에 소속돼 있었으며, 주로 ▲비만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관련 최신 임상·제품 정보를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교육 업무를 수행해 왔다.

이번 조기 감원은 노보 노디스크가 최근 발표한 전 세계 9,000명 구조조정 계획의 일환이다. 회사는 구체적인 지역·직무별 감축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 내 인력조정이 가장 먼저 단행됐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권역에서도 비슷한 수순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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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오메타볼릭 교육팀은 단순 영업사원이 아닌 일종의 ‘임상 교육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해 왔다”

는 것이 회사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즉, 비만·당뇨 치료의 임상적 가치와 약물 사용법을 의료진과 환자에게 다층적으로 전달하는 포지션이었으나, 최근 디지털 마케팅과 원격의료 채널이 확대되면서 현장 교육 인력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해석이다.


카디오메타볼릭 교육팀이란?

‘카디오메타볼릭(cardiometabolic)’은 심혈관계(cardiovascular)와 대사계(metabolic)를 동시에 아우르는 의학 용어다.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은 심장질환, 뇌졸중 등 중증 합병증과 직결되기 때문에, 관련 치료제 제조사는 의료진을 상대로 임상 가이드라인, 병용요법, 보험 급여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노보 노디스크 역시 GLP-1 계열 당뇨치료제와 비만치료제 ‘위고비(Wegovy)’를 보유하고 있어, 전담 교육 조직을 오래 운영해 왔다.

그러나 고용 비용 급증온라인 정보전달 채널 확대가 맞물리면서, 기업들은 전통적 ‘필드 교육팀’을 축소하거나 디지털 전환(DX)으로 대체하는 추세다. 이번 결정 역시 같은 흐름으로 해석된다.


신임 CEO 두스트다르의 구조조정 로드맵

두스트다르 CEO는 취임 직후 “운영 효율성 제고와 연구개발(R&D) 역량 집중”을 강조했다. 그는 “성과가 낮거나 중복되는 조직 구조를 과감히 개편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번 미국 영업조직 축소는 이를 현실화한 첫 조치로,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대규모 인력 슬림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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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감축 대상에는 ▲유럽 현장 영업 ▲지원 부서 ▲일부 제조·품질 관리 인력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회사는 “R&D 및 혁신 플랫폼 분야 투자는 지속 확대” 방침을 재차 확인하며, 유망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전략적 인수·투자에는 여전히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시장·투자자 반응 및 파급효과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감원이 단기적으로는 노보 노디스크의 영업·마케팅 비용을 절감해 이익률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는 시점에서 교육·홍보 채널이 감소하면, 경쟁사(일라이 릴리 등)에 상대적 우위를 내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미국 의료시장 특유의 ‘의사 교육·지원 프로그램’ 축소가 의료진과 환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의료계에서는 “정확한 약물 정보 전달은 환자 안전과 직결되기에, 제약사는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로 교육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감원 소식이 전해진 18일 코펜하겐 증시에서 소폭 상승 마감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공격적 비용절감→이익률 개선’ 시나리오를 선반영한 것으로 풀이한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이번 조치를 ‘포스트 블록버스터’ 전략의 서막으로 해석한다. 주력 제품(위고비·오젤픽)의 공급 차질과 경쟁 심화 속에서, 노보 노디스크는 고정비 구조를 경량화하고 R&D 집중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정밀한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생긴 재원을 ▲차세대 경구 GLP-1 ▲비만·NASH(비알코올성 지방간) 병용요법 같은 고부가가치 파이프라인에 재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궁극적으로는 ‘교육·홍보 모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성공 변수다. 만약 노보 노디스크가 원격 의사 교육 플랫폼을 빠르게 구축한다면, 감원에 따른 현장 공백을 최소화하며 시장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