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미국 웨고비 성장 둔화 전망에 연간 실적 가이던스 하향…주가 15% 급락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29일(현지시간) 웨고비(Wegovy)오젬픽(Ozempic)의 미국 판매 성장세 둔화를 이유로 2025회계연도 전체 매출 및 이익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런던 증시 기준 29일 낮 12시 11분(현지시간) 주가는 발표 직후 15% 급락했다. 이는 뉴욕시간 오전 7시 12분(동부 기준)에 해당한다.

2025년 7월 29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하반기 미국에서 웨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의 판매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회사는 성명에서 “미국 웨고비 매출 전망은 복합(compounded) GLP-1 제품의 지속적 사용, 시장 확장 속도 둔화 그리고 경쟁 심화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GLP-1이란?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체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혈당을 조절하며, 식욕 억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당뇨병비만을 동시에 겨냥한다. ‘복합(compounded) GLP-1’은 약국이나 제약사가 기존 성분을 맞춤 배합해 제공하는 제형을 뜻하며, 미국 일부 주에서는 의사 처방이 있으면 합법적으로 공급될 수 있다. 그러나 정품(브랜드) 의약품 대비 가격이 저렴해 제조사 입장에서는 매출 잠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주요 발표 내용

“미국 시장에서 복합 GLP-1 사용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비만 치료제 수요 증대 속도가 둔화됐으며, 경쟁사들이 속속 가세하면서 하반기 매출 성장이 제한될 전망이다.” – 노보 노디스크 공식 성명 중

이번 가이던스 하향은 웨고비오젬픽 두 핵심 파이프라인에 모두 적용된다. 특히 비만 치료제 시장 확대 속도가 애초 경영진의 예상을 밑돌았다는 점이 강조됐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해 주식을 대량 매도했고, 이는 곧바로 주가에 충격을 주었다.

시장 반응 런던을 비롯한 유럽 주요 거래소에서 매도 물량이 급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노보 노디스크가 수년간 ‘성장주’로 자리 잡으며 꾸준히 주가 상승을 이어온 만큼, 이번 조정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실적 불확실성이 동시에 부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경쟁 구도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현재 일라이 릴리(Eli Lilly) 등 대형 제약사들이 앞다퉈 GLP-1 기반 신약을 출시하거나 임상 단계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특허 만료가 가까운 기존 당뇨 치료제와 달리, 차세대 GLP-1 플랫폼은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가격 인하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전문가 해설 (기자 의견 포함)

첫째, 복합 제형 확산은 브랜드 의약품 가격 정책에 구조적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내 일부 주(州)에서는 약사 조제(compounding)가 허용되면서 보험 적용 여부와 무관하게 저가 제품 접근성이 개선됐다. 이는 가격 탄력성이 낮은 비만 치료제 특성과 맞물려 제조사의 마진율 감소를 촉발할 수 있다.

둘째, 시장 확장 속도 둔화가 의미하는 바는 처방 환경이 여전히 보수적이라는 점이다. 보험사들이 웨고비에 대한 급여 범위를 신중히 검토하고, 의료진 역시 장기간 투여 시 부작용과 비용 대비 효과성을 면밀히 살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판매 증가세가 자연스럽게 완만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셋째, 경쟁 심화 국면에서는 파이프라인 다변화 전략이 요구된다. 노보 노디스크는 과거 인슐린 시장 선도 기업으로 성장했으나, 현재 글로벌 시장은 치료 영역 다각화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M&A 혹은 혁신 플랫폼 투자 확대 여부가 주가 방향성을 결정짓는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

노보 노디스크는 공식 자료에서 “상반기 실적은 여전히 견조했으나, 하반기 변수 증가에 따라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가이던스 하향이 단기 충격에 그칠지, 구조적 성장률 하락의 신호탄이 될지는 향후 분기 실적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웨고비 생산 능력 확충보험 급여 확대 협상이 병행되지 않으면 성장 스토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기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비만 치료제에 대한 잠재 수요가 막대하다는 점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다만 가격, 공급, 경쟁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고밸류’ 상태였던 주가가 재평가(adjustment)를 거치는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참고로, 노보 노디스크는 2025년 7월 29일 현재 덴마크 코펜하겐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인슬린·GLP-1 기반 대사질환 치료제 분야 글로벌 1위 업체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새 가이던스 수치 공개를 추후 실적 발표일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