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메츠라(Metsera) 인수를 위해 깜짝 제안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제약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제안은 불과 일주일 전 메츠라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화이자(Pfizer)의 오퍼를 단숨에 뛰어넘는 조건이어서, 인수전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2025년 10월 3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메츠라 주식 1주당 56.50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메츠라의 기업가치를 약 60억 달러로 평가한 수치다. 반면, 화이자는 일주일 전인 2025년 10월 23일, 주당 47.50달러 현금 제안을 통해 메츠라를 49억 달러 규모로 가치평가한 바 있다. 두 제안 간 최대 11달러의 주당 가격 차이가 발생하며, 총 기업가치 기준으로는 약 11억 달러가량의 금액 격차가 생겼다.
노보 노디스크는 “자사는 메츠라의 파이프라인이 자사의 대사질환·희귀질환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 제안을 단행했다”라고 밝혔다.
화이자 역시 “당사의 제안이 주주들에게 확실한 프리미엄을 제공한다”라고 강조하고 있어, 양측 모두 인수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 핵심 조건: CVR(Contingent Value Rights) 포함
두 제약사가 내건 제안에는 모두 일명 CVR이라 불리는 조건부 가치권이 포함돼 있다. CVR은 목표 기업이 일정한 임상시험·규제 인허가 단계에서 성공할 경우, 기존 인수가격 외에 추가 지급금을 보장하는 계약 구조다. 시장에서는 “메츠라의 핵심 신약 후보가 임상 3상이나 FDA(미 식품의약국) 허가 단계에서 성공한다면, 수 억 달러에서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추가 현금이 메츠라 주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VR의 구조는 일반 투자자에게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다. 조건부 가치권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큰 신약 개발 기업을 매수할 때 자주 사용되는 방식이다. 신약 성공 여부에 따라 인수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인수기업은 리스크를 관리하고 피인수기업 주주는 잠재적 보상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 업계 반응과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제안을 두고 “노보 노디스크가 화이자의 계획을 ‘가로채기(hijack)’했다”라고 평가하며, 양사 간 치열한 ‘경쟁적 베팅’이 예상된다고 분석한다. 특히, 노보 노디스크는 GLP-1 기반 당뇨 및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메츠라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흡수해 신성장 동력을 강화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화이자 역시 지난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매출 감소 이후, 파이프라인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전략적 관점에서 화이자가 노보 노디스크의 제안을 상회하는 ‘세 번째 오퍼’를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 기자 관전평*
이번 인수전은 메츠라의 임상 프로그램 가치를 둘러싸고 글로벌 빅파마들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움직이는지를 잘 보여준다. CVR 조건이 포함됐다는 점은 양측 모두 신약 성공 가능성에 상당한 확신을 갖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러나 실제로 임상·규제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CVR은 휴지조각이 되며 주주가치가 훼손될 위험도 존재한다. 노보 노디스크의 과감한 행보가 향후 인수·합병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한 화이자가 재차 베팅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본 단락은 기자의 전문적 해석과 전망으로, 기사 본문에 담긴 공식발표 내용과는 구분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