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미국서 대규모 구조조정 착수…다음 주까지 해고 통보

로이터통신=런던·샌프란시스코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자사 최대 매출처인 미국에서 첫 대규모 정리해고 절차에 들어갔다. 회사 내부 이메일과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구조조정 대상 직원들에게는 이번 주부터 다음 주 사이에 순차적으로 해고 통보가 내려질 예정이다.

2025년 10월 1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일정은 외부에 처음 공개되는 구체적 시점이다.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는 인기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를 앞세워 미국 제약사 엘리 릴리(Eli Lilly)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글로벌 비용 절감조직 슬림화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내부 이메일에 명시된 일정에 따르면 미국 내 해고화요일(현지시간)부터 시작돼 다음 주말까지 이어진다. 이는 본사가 위치한 덴마크에서 5,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뒤 구조조정 속도가 더욱 빨라진 상황에서 이어지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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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고 대상 부서 — 규제부터 영업까지 전방위

이메일에 따르면, 인사(HR), 임상 개발, 희귀질환, 의료·규제, 법무, 윤리·컴플라이언스, 마케팅·세일즈, 재무, 대외협력 등 사실상 모든 부서가 구조조정 통보 대상에 포함됐다.

당장 정확한 감원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8월 부임한 마이크 더우스타(Mike Doustdar) 최고경영자(CEO)의 주도 아래 전 세계적으로 총 9,000개 직무를 없애는 대대적 조직개편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직원 지원이 최우선 과제이며, 글로벌 구조조정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내부 관계자들은 “회사 내부 보안 규정상, 개인 식별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원 공개를 거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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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자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

이번 감원은 더우스타 CEO가 “상업적 실행력 강화비만·당뇨 치료 영역 집중”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려는 과정에서 단행되고 있다.

더우스타주가 하락위고비 매출 성장 둔화로 인해 자리에서 물러난 라스 프루어고르 요르겐센(Lars Fruergaard Jorgensen) 전 CEO의 뒤를 이어 8월 취임했다.

9월 10일 조직개편 계획이 공개된 이후,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약 6%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비용 절감과 포트폴리오 집중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 용어 해설

1 위고비(Wegovy) —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개발된 주사형 GLP-1 계열 약물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후 빠르게 시장을 확대해 왔으나, 공급 제약과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2 정리해고(Restructuring Layoff) — 사업 재편, 비용 절감, 전략 변경 등을 이유로 기업이 인력 구조를 조정하는 과정을 말한다. 미국 기업들은 통상적으로 60일 이전에 고용 조정 계획을 통보해야 하지만, 직원별 통보 시점은 부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기자 분석

노보 노디스크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비용 절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 시장에서의 해고는 곧 상업 현장의 전략 전환과 직결되며, 경쟁사인 엘리 릴리의 ‘제프더로우(제4세대 GLP-1)’ 계열 신약 출시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포석일 가능성이 크다. 9,000명 규모의 글로벌 감원이 완료되면, 회사는 조직 효율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연구개발(R&D)과 고마진 치료제에 자원을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과도한 인력 감축은 현장 영업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미국 시장은 보험 리임버스(재정환급) 구조가 복잡해, 의약품 판매 확대를 위해서는 의료진·보험사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노보 노디스크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핵심 인력’을 유지하고 고성장 제품에 자원을 배분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또 다른 변수는 미 대선 이후 보건의료 정책이다. 의약품 가격 인하 압박이 커질 경우, 고가 비만 치료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빨리 둔화될 위험도 존재한다. 노보 노디스크는 비용 구조 재편과 동시에, 가격 정책 및 공급망 안정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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