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美 비만·당뇨 교육 영업팀 전격 해체…연말까지 수백 명 감원

【비엔나·코펜하겐】 세계적인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 제조사로 잘 알려진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미국 내 의료진 대상 ‘비만·당뇨 교육 전담 영업팀’을 전면 해체했다. 내부 소식통 두 명과 링크트인(LinkedIn) 공개 글을 종합하면, 해당 조직은 수백 명 규모로 파악되며 이번 조치로 모두 직책을 잃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025년 9월 18일, 로이터통신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번 구조조정은 마지아르 ‘마이크’ 두스트다르(Maziar Mike Doustdar)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이후 발표한 전 세계 9,000명 인력 감축 계획의 첫 구체 사례다. 그는 비용 효율성을 높여 경쟁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에 빼앗긴 미국 체중 감량 의약품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릴리는 별도의 교육팀을 운영하지 않는다. 노보도 같은 방향을 택했다.”*익명 소식통

소식통들에 따르면, ‘카디오메타볼릭 교육자(cardiometabolic educator)’로 불리던 해당 조직은 지난주 금요일(9월 12일) 공식적으로 해체 통보를 받았으며, 이번 달까지만 업무를 수행하고 급여는 연말까지 지급받을 예정이다. 링크트인 상에서도 최소 8명의 팀원이 “전국적인 구조조정으로 팀 전체가 사라졌다”라며 재취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주목

‘질환 상태 교육’(Disease State Education) 무엇인가?

대형 제약사는 신약 출시 또는 적응증(질환) 확장 전, 의료계의 질환 인지도 제고를 위해 질환 상태 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이는 병·의원과 환자 커뮤니티에 해당 질환의 위험성과 치료 옵션을 소개해 시장 형성을 지원하는 전략적 활동이다. 노보 역시 비만·당뇨 분야에서 이러한 방식을 공격적으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글로벌 시가총액 기준 제약업계 1위를 두고 경쟁하는 노보와 릴리 간 구도가 급변했다. 회계연도 2024년 중반 이후 노보는 잇따른 이익 경고와 경영진 교체 여파로 4,000억 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을 잃었다. 반면, 릴리는 주력 제품 제플라인(Zepbound) 등을 앞세워 비만 치료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

투자자 반응도 엇갈렸다. 두스트다르 CEO의 대규모 구조조정 발표 직후 노보 주가는 단기 반등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지출 구조를 다이어트해야 비만 치료제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온다. 비용 축소와 조직 간소화가 단기 실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보 노디스크 대변인은 “감원 대상 부문 및 지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겠지만, 임직원 지원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만 밝혔다. 당사자는 이번 해고를 ‘과도기적 조치’로 규정했으나, 현장에서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주목

전문가 시각

의료·제약 시장 분석가들은 교육 전담 인력의 대규모 삭제가 단순히 비용 문제를 넘어, 노보 판매 전략의 근본적 전환을 시사한다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① 의료진 대상 계도 활동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대체, ② 직접 영업 인력보다는 데이터 기반 마케팅 강화, ③ 경쟁사와 유사한 ‘린(Lean)’ 조직 모델로 재편 등을 예상한다.

또한 미국 내 의료보험 보상 정책 변화, 비만치료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성과 기반 약가 협상 확대 등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12~18개월이 노보 노디스크의 사업 재도약 여부를 가를 ‘중대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결국 대규모 인력 감축은 단순히 내부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고, 비만 치료제 시장 재편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노보 노디스크가 향후 어떠한 R&D 투자 전략시장 접근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비만·당뇨 치료제 경쟁의 판도도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