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 트럼프 약가 압박에 올해 이익·매출 최대 13% 감소 경고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가 2026년 연간 실적 전망을 낮추며 이익과 매출이 최대 13%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 수요를 촉발한 자사 주력 제품 웨고비(Wegovy)의 성공 이후 수년간 이어진 두 자릿수 성장세가 중단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충격적 발표이다.

2026년 2월 4일, 로이터(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강력한 약가 압박 정책과 치열한 경쟁 심화가 맞물리면서 올해 매출과 조정 영업이익이 각각 환율을 고정한 기준에서 5%~13%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노보노디스크는 보도자료에서 특히 미국에서의 실현 가격 하락, 경쟁 심화, 그리고 일부 미국 외 시장에서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의 특허 만료가 실적 전망 상향을 제약했다고 설명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웨고비와 오젬픽(Ozempic)의 유효 성분이다.

“2026년 노보노디스크는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가격 역풍에 직면할 것이다,”

라고 최고경영자 마이크 다우스타(Mike Doustdar)가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에서 출시한 웨고비 알약(Wegovy pill)의 초기 수요가 고무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향후 수년간 볼륨 성장(판매량 증가)을 주도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주요 수치와 시장 반응

회사는 조정 영업이익과 환율 고정 기준의 조정 매출이 각각 5%에서 13%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년 웨고비 출시 이후 수년간 이어진 두 자릿수의 이익·매출 증가세가 꺾이는 첫 해가 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참고로 지난 해(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고, 애널리스트들은 평균적으로 올해 매출이 약 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보노디스크의 미국 상장 주가는 예정보다 이른 실적 경고 발표 직후 약 12% 급락했다. 회사 시가총액은 2024년 6월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약 약 3분의 1 정도(약 2/3 감소)로 줄어든 상태다. 이날 비만 치료제 경쟁사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미국 장중 약 4% 하락했고, 스트럭처 테라퓨틱스(Structure Therapeutics)는 6.2%, 알트이미뉴(Altimmune)는 4.2% 하락했다.

경영진 변화

노보노디스크는 또한 미국 사업 총괄 데이브 무어(Dave Moore)와 제품·포트폴리오 전략 책임자 루도빅 헬프고트(Ludovic Helfgott)가 최고경영진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각 전 유나이티드헬스 그룹(UnitedHealth Group) 임원인 제이미 밀러(Jamey Millar)와 독일 머크 헬스케어(Merck Healthcare) 출신의 홍 초(Hong Chow)로 교체될 예정이다.

시장 분석가와 투자자 반응

BMO 캐피털 마켓(BMO Capital Markets)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된 가격 양보가 2026년 매출에 부담을 줄 것이며, 노보가 향후 물량(볼륨)을 통해 이를 만회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메모에서 “트럼프의 MFN(최혜국대우) 약가 거래와 비만 시장에서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해짐에 따라 노보는 미국에서 광범위한 가격 역풍에 직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투자자와 일부 주주들은 회사의 2026년 가이던스가 예상보다 부정적이라고 반응했다. 노보 주주인 ATG 헬스케어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루카스 레우(Lukas Leu)는 로이터에 “2026년 매출과 이익 전망치는 우리가 예상한 범위(0% 내외에서 -5%)보다 더 악화됐다”고 말했다.

실적 세부

비조정 기준(Non-adjusted)으로 보면 노보의 2026년 매출 전망 중간값은 약 -1% 수준이며, 이는 미국의 340B 약가 프로그램(340B Drug Pricing Program)과 관련된 매출 리베이트 충당금 $42억(미화 42억 달러)의 역분(회계상 매출 차감 역전)에 의해 일부 보정되는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고 회사는 밝혔다.

2025년 4분기(해당 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317억 크로네(31.7 billion crowns)로 집계돼 애널리스트 기대치(312억 크로네 예상)에 비해 소폭 상회했다. 글로벌 웨고비 매출은 분기 기준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한 219억 크로네(21.9 billion crowns)를 기록했으며, 이는 애널리스트 기대치(211억 크로네)를 웃도는 수치였다.

경쟁 구도와 제품 전략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일라이 릴리의 주사제형 경쟁약물 제프바운드(Zepbound)가 미국 처방에서 웨고비를 넘어서는 등 경쟁이 심화되며 노보의 주가와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노보는 최근 출시한 웨고비 알약형(Wegovy pill)과 공격적인 광고 캠페인을 통해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용어 설명: 340B 프로그램·세마글루타이드·MFN

340B Drug Pricing Program은 미국의 공공의료기관과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제약사가 의약품을 할인 공급하도록 규정한 제도다. 제약사는 이 제도에 따라 리베이트(판매시 돌려주는 금액)를 설정하며, 이와 관련한 회계적 충당금의 역전이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성분으로, 웨고비와 오젬픽의 주성분이다. 이 성분의 특허가 일부 시장에서 만료되면 복제약(제네릭)과 모방약(copycat drugs) 출현으로 가격 하락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MFN(최혜국대우) 약가 거래는 정부 주도의 약가 협상에서 특정 조건을 가진 거래 상대에게 자국 내 최저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미국 행정부가 제약사와 체결한 가격 합의는 제약사 판매 가격과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향후 시장·경제에 미칠 영향(분석)

단기적으로는 노보의 실적 경고가 글로벌 제약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이날 일라이 릴리 등 경쟁사 주가가 동반 하락한 점은 투자자들이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률 둔화와 경쟁 심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보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하락과 특허만료는 매출과 이익률에 직접적인 하방 요인이다. 특히 미국은 노보 매출 비중이 큰 핵심 시장으로, 미국에서의 실현 가격 하락은 회사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웨고비 알약형의 성공적 시장 안착과 판촉(광고) 강화로 판매량(볼륨) 회복이 이루어진다면, 가격 하락분을 볼륨으로 상쇄하면서 매출을 안정화할 수 있다. 둘째, 세마글루타이드 관련 특허가 만료된 시장에서 복제약 공급이 빠르게 확산될 경우 가격 경쟁이 심화해 시장 점유율과 마진이 지속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셋째, 미국 행정부의 약가 정책(예: MFN형 합의)과 제도적 규제가 더 강화되면 제약사들의 영업 전략과 글로벌 가격 전략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볼 때, 투자자들은 향후 분기 실적 발표와 경영진의 추가 설명(특히 2026년 경영 전략과 웨고비 알약의 실판매 데이터)을 주의 깊게 점검할 것이다. 노보의 경영진 교체와 제품 전략 변화는 단기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지만, 신임 경영진의 실행력 및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 여부가 중장기 주가와 실적에 결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결론

노보노디스크의 이번 경고는 비만 치료제 시장이 단순한 성장 스토리에서 경쟁과 규제, 약가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 성숙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투자자와 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분기 실적, 웨고비 알약형의 판매 추이, 그리고 미국 내 약가 정책의 전개를 중심으로 기업가치와 산업 구조 변화를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