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소재 비상장 바이오기업 메트세라(Metsera)가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르디스크(Novo Nordisk)와 화이자(Pfizer)가 경쟁적으로 노리는 ‘최고의 매물’로 부상했다. 두 회사는 메트세라가 보유한 혁신적 비만 치료 파이프라인에 접근하기 위해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고 있다.
2025년 10월 3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가 1,500억 달러(약 20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메트세라 확보를 통해 차세대 파이프라인 우위를 선점하려 하고 있다. 특히 노보 노르디스크는 최대 90억 달러, 화이자는 최대 73억 달러(마일스톤 포함)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메트세라의 핵심 후보물질 – ‘MET-097i’
메트세라의 리드(lead) 후보물질 MET-097i는 한 달에 한 번 투여하는 주사제형(GLP-1 계열)이다. 해당 물질은 체중감소와 인슐린 분비에 관여하는 특정 단백질 경로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주 1회 투여가 필요한 노보 노르디스크의 ‘위고비(Wegovy)’나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젭바운드(Zepbound)’ 대비 부작용·투여 빈도를 낮출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용어 설명
GLP-1(Glucagon-Like Peptide-1)은 식후 혈당 조절에 중요한 호르몬으로, 이 수용체를 자극하면 식욕이 억제되고 체중이 감소한다. 최근 비만 치료제 ‘대세 기술’로 주목받는다. 한편 아밀린(amylin)은 췌장에서 인슐린과 함께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포만감을 증진하고 위 배출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
● 유망 파이프라인 다수 보유
지난달 발표된 임상 2상 중간 결과에서 MET-097i 최고 용량 투여군은 평균 14.1% 체중 감소를 달성했다. 또 다른 초기 단계 후보 ‘MET-233i’는 장기 지속형 아밀린 표적 치료제로, 체내에서 인슐린과 함께 분비되는 아밀린 호르몬 작용을 모방해 비만 치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리어링크(Leerink) 분석가들은 메트세라의 파이프라인이 연간 최대 5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 굵직한 투자자와 자본 구조
메트세라는 2022년 Population Health Partners와 ARCH Venture Partners(밥 넬슨(Bob Nelsen)이 이끄는 바이오벤처 투자사)가 공동 창업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Alphabet)이 5%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ARCH Venture Partners가 25%로 최대주주다. 그 외 소프트뱅크와 무바달라 캐피털(Mubadala Capital)이 2024년 2억9,000만 달러 규모 펀딩에 참여했다.
클라이브 민웰(Clive Meanwell) Population Health 공동 창업자는 메트세라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또한 인수전의 또 다른 변수로, Population Health 또 다른 창업자 이언 리드(Ian Read)가 과거 화이자 CEO·회장, 2019년 퇴임 후 2022년 9월까지 해당 투자사 파트너로 활동한 이력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 상장 후 주가 두 배↑, 시장 기대감 고조
메트세라는 2025년 2월 나스닥에 27억 달러 기업가치로 데뷔한 뒤, 현재 55억 달러까지 몸값이 두 배로 뛰었다. 10월 30일(현지시간) 주가는 전일 대비 24% 급등했다.
● M&A 인수전이 비만 치료제 경쟁 구도 재편 시사
“이번 인수전은 2021년 노보 노르디스크 ‘위고비’가 촉발한 현대 비만 치료제 경쟁의 ‘2막’을 알리는 신호탄” – 시장 관계자
노보 노르디스크는 ‘위고비’ 효과로 한때 시가총액 6,500억 달러까지 급등하며 유럽 증시 1위를 기록했으나, 릴리의 추격과 복제약 등장으로 최근 주가가 60% 이상 하락했다. 반면 일라이 릴리는 현재 7,700억 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가치 높은 헬스케어 기업 지위를 굳건히 하고, 올해 주가가 9.6% 상승 중이다.
● ‘다음 메트세라’를 찾아라 – 동종 경쟁사도 급등
메트세라 인수전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은 차세대 후보들을 보유한 비슷한 규모 바이오텍에 몰렸다. 바이킹 테라퓨틱스(Viking Therapeutics)와 스트럭처 테라퓨틱스(Structure Therapeutics) 주가는 각각 9.5%, 6% 올랐고, 펨비두타이드(pemvidutide) 주사제를 개발 중인 알트이뮨(Altimmune)도 4.5% 상승했다.
■ 기자 해설·전망
비만 치료제 시장은 ‘만성질환 관리 패러다임’을 바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간주된다. 혈당·심혈관 위험을 동반하는 비만 인구가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투여 편의성·장기 안전성·부작용 최소화가 차세대 약물 선택의 핵심이 되고 있다.
메트세라는 월 1회 투여라는 차별화 포인트로 환자 순응도(adherence)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임상 3상 진입까지 자본 소요가 크고 안전성 데이터 확보가 관건인 만큼, 글로벌 제약사의 자금·제조 인프라를 흡수하는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노보 노르디스크는 기존 GLP-1 플랫폼과의 시너지, 화이자는 항체·백신 이후 성장이 정체된 파이프라인 보강이라는 서로 다른 전략적 명분을 가진다. 인수전 결과에 따라 비만 치료제 시장 구도와 후속 IPO·M&A 트렌드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