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바젤 소재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가 개발 중인 실험용 항체 이아날루맙(ianalumab)이 3상 임상시험(VAYHIT-2)에서 주요 목표를 충족하며 치료 잠재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노바티스 주가는 유럽 장 초반 0.5 % 상승했고, 이는 VAYHIT-2 긍정적 결과 발표 직후 투자자 신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VAYHIT-2 임상 개요
이번 후기 임상은 1차 면역 혈소판 감소증(Primary Immune Thrombocytopenia, ITP)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아날루맙은 혈소판 생성 촉진제인 엘트롬보팍(eltrombopag)과 병용 투여됐다. 시험 결과, 두 약물 병용 요법은 치료 실패까지 걸리는 시간을 유의미하게 연장해 혈소판 수치가 치료 기간은 물론 치료 종료 이후에도 안전 범위 내에서 유지됐다.
ITP는 자가면역계가 혈소판을 파괴해 출혈 위험을 높이는 희귀 질환이다. 기존 치료는 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정맥 면역글로불린 등 다양하지만, 장기 유지 요법이 필수여서 환자의 신체적·경제적 부담이 큰 편이다.
이아날루맙의 임상적 의의
시험에서 주요 평가 변수(primary endpoint)로 설정된 ‘치료 실패까지의 기간(time to treatment failure)’은 고무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치료 실패는 혈소판 수치가 위험 수준으로 다시 떨어지거나 심각한 출혈이 발생해 구조 요법이 필요해지는 시점을 의미한다. 노바티스는 수치상 구체적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연장”이라고 밝혔다.
2차 주요 평가 변수(key secondary endpoint) 역시 충족됐다. 지속적인 혈소판 반응(Sustained Response) 비율이 현저히 높아졌으며, 이는 치료 종료 이후에도 일정 기간 이상 혈소판 수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됐음을 뜻한다.
“현행 ITP 치료제는 대개 혈소판 수치를 올리는 데 효과적이지만, 상당수 환자가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해 부담이 크다. VAYHIT-2 결과는 이아날루맙이 지속적 질병 조절(Long-term Disease Control)을 지원하며 치료 간격을 늘릴 잠재성을 시사한다.” — 애덤 쿠커(Adam Cuker)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혈액학과장
노바티스는 이번 데이터를 2027년 규제 기관 제출에 포함할 계획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아날루맙에 대해 패스트트랙(fast track) 지위를 부여해 허가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자가면역 질환 포트폴리오 확장
이아날루맙은 ITP뿐 아니라 쇼그렌증후군(Sjögren’s disease) 등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에서 치료 효용성을 모색 중이다. 노바티스는 2025년 8월 11일에도 쇼그렌증후군 3상 시험 두 건에서 모두 1차 평가 변수를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쇼그렌증후군은 침샘·눈물샘의 만성 염증으로 구강·안구 건조를 유발하는 질환이지만, 현재 명확한 표적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아날루맙이 쇼그렌증후군까지 적응증을 확대해 승인을 받을 경우, 첫 표적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맥락에서 제프리스(Jefferies) 애널리스트는 “상세 데이터 공개가 필요하다”면서도 임상적·상업적 가치를 주목했다.
ITP·쇼그렌증후군 이해를 돕기 위한 추가 배경
ITP는 인구 10만 명당 연간 3~4명꼴로 발생하는 드문 질환이다. 면역 세포가 혈소판 표면 항원을 인식해 파괴하고, 혈소판 생성도 억제한다. 그 결과 멍·코피·잇몸 출혈·위장관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쇼그렌증후군은 류머티즘 질환 중 하나로, 주로 40~6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림프구 침윤으로 침샘·눈물샘이 손상되며 심할 경우 폐·신장·신경계 합병증이 동반된다. 아직 뚜렷한 병인 억제 치료제가 없어 언메트 니즈(Unmet Need)가 높은 영역으로 평가받는다.
시장·투자 관점
이아날루맙의 다중 자가면역 적응증 확장은 노바티스의 중장기 매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요소다. 증권가에서는 첫 세계 ITP 표적 병용 요법이라는 차별점과 쇼그렌증후군에서의 첫 승인 가능성을 ‘블록버스터 잠재력’으로 평가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 안전성 데이터와 약가 전략이 궁극적 시장 침투율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지적한다. 패스트트랙 지위가 허가 속도를 높여도, 실제 출시 시점까지는 추가 안전성 분석과 제조 규모 확장이 필요하다.
향후 일정 및 규제 관측
노바티스는 2026~2027년 사이 미국·유럽·아시아 주요 규제 기관에 순차적으로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FDA 자문위원회(AdCom)가 열릴 경우, B-cell 매개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이아날루맙의 기전적 우수성이 주요 논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VAYHIT-2 임상 성공은 노바티스의 자가면역 치료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했으며, 회사는 이아날루맙을 통해 ITP 및 쇼그렌증후군 영역에서 첫 표적 항체 기반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