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해군전력] 노르웨이, 영국산 차세대 프리깃 ‘타입 26’ 공동도입 확정
노르웨이 정부가 자국 해군의 차세대 주력함으로 영국 해군의 최신예 타입 26(Type 26) 프리깃을 선택했다. 해당 결정은 노르웨이 군사 분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획득 사업으로, 2일(현지시간) 런던 증시에서 BAE Systems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2025년 9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 총리 요나스 가르 스퇴레(Jonas Gahr Støre)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영국과의 협력은 스팅(노르웨이 의회)에서 승인된 방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토대”라고 밝혔다. 첫 함정 인도는 2030년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프랑스, 독일, 미국, 영국 등 4개 동맹국이 제안한 경쟁안에 대한 수개월간의 평가를 거쳐 내려졌다. 스퇴레 총리는 “네 나라 모두 경쟁력 있는 옵션을 제시해 매우 어려운 선택이었다”고 강조하면서도,
“노르웨이 합참의장이 영국안을 최우선으로 권고했고, 이는 양국 간 방위협력의 역사적 강화를 의미한다”
고 설명했다.
① 공동 도입·동일 규격으로 상호운용성 극대화
양국은 영국 해군과 노르웨이 해군이 동일한 기술 사양을 적용한 함정을 공동으로 구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작전·정비·훈련을 공유할 수 있으며, 방위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노르웨이 국방장관 토레 O. 산드비크(Tore O. Sandvik)는 “상호 운용성 향상 덕분에 노르웨이·영국 승조원이 필요에 따라 교차 탑승할 가능성도 열렸다”고 설명했다.
프리깃에는 대잠(對潛) 전용 함재헬기가 탑재될 예정이나, 구체적인 기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무인체계(드론·수중 무인기 등) 도입 안도 현재 검토 중이다.
② 계약 절차 및 산업협력
가까운 시일 내 양국 정부 간 구속력 있는 정부 대 정부(G2G) 계약이 체결되면, 주계약자 BAE Systems와 가격·인도 일정 협상에 돌입한다. 산드비크 장관은 “협상 결과를 스팅에 제출해 최종 투자 결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계약 금액과 동일 수준’의 노르웨이 산업 참여를 보장했다. 스퇴레 총리는 “노르웨이 방산·조선 기업이 유지보수와 성능 개량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되며, 이미 다양한 기술·산업 협력 분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③ 타입 26 프리깃 제원
타입 26은 영국 해군이 차세대 주력으로 개발한 대잠전 특화 함정이다. 주요 제원은 다음과 같다.
- 배수량: 7,600톤
- 전장(길이): 151.4 m
- 최대 속력: 26노트(시속 약 48 km) 이상
- 항속 거리: 7,000해리(약 12,964 km) 이상
- 정규 승조원: 166명(최대 208명 수용 가능)
- 무인 운용체계 적재 공간 확보
*참고 용어* ‘프리깃’은 구축함보다 작지만 고속·다목적 임무 수행 능력을 갖춘 호위함을 의미한다. 대잠(對潛) 작전은 잠수함 탐지·추적·타격 임무로, 동북대서양 및 북극해에서 중요성이 크다.
④ 안보·지정학적 함의
스퇴레 총리는 “이번 파트너십은 북방 해역 감시·방어 능력을 강화해 나토(NATO)의 공동 안보 역량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러시아 잠수함 활동이 활발한 노르드 대서양·바렌츠해에서 장기적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
“영국과 노르웨이가 같은 함정을 운용함으로써 북극해 및 북대서양에서의 정보·작전 공조가 대폭 향상될 것이다.” —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
⑤ 시장 반응 및 전망
런던 증시에서 BAE Systems 주가는 발표 직후 급등세를 보였다.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타입 26의 추가 수출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에서 장기 성장 모멘텀이 강화됐다”고 분석한다. 노르웨이 외에도 캐나다·호주가 동일 선형을 채택했고,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스페인 등도 관심을 표하고 있어 ‘글로벌 프리깃 표준화’ 흐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노르웨이 조선·전자·무기체계 업체들은 이번 사업 참여를 통해 기술 내재화와 수출 경쟁력 제고 기회를 얻게 된다. 특히 그린 프로펄션·스마트함정·무인 융합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확대될 경우, 유럽 방산 시장 전반에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⑥ 전문가 시각
국제해군전력연구소(INSS) 관계자는 “노르웨이는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해 잠수함 탐지에 특화된 중형 프리깃을 필요로 했고, 영국은 개발 비용 분담·운용 파트너 확보라는 명확한 동기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또 “동일 플랫폼 운용은 나토 연합훈련·실전배치 시 통합 커맨드 체계를 단순화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계약 규모·스케줄 변동에 따라 예산 초과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영국 해군용 타입 26 첫 함정도 일정 지연을 겪은 바 있어,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
⑦ 향후 일정
올해 말까지 G2G 계약 → 2026년 상세 설계 확정 → 2027년 착공 → 2030년 1번함 인도라는 로드맵이 유력하다. 노르웨이는 2035년까지 기존 프리깃(노르웨이급) 전량을 대체할 계획이다.
업계 관측통들은 “대형 조선소뿐 아니라 센서·무장·통신·사이버 방어 분야의 중소기업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방산 생태계 전반에 고부가가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론
영국·노르웨이 간 타입 26 프리깃 공동 도입은 전략·경제적 이해가 맞물린 대표적 방산 협력 모델로 평가된다. NATO 북방전선에서의 해양 감시·대잠 역량 강화가 핵심 목표인 만큼, 2030년대 초 실제 전력화 이후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