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기업들, 2025년 하반기까지 높은 생산 증가세 전망…노르웨이 중앙은행 조사

오슬로 현지 기업들이 향후 1년 반 동안 생산을 꾸준히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노르웨이 중앙은행(노르게스은행)이 실시한 최신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다수의 기업이 2025년 하반기까지 ‘높은 수준의 생산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9월 1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사 결과는 노르게스은행의 통화정책 결정(9월 18일) 일주일 전에 공개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업들은 올가을 고용 인원을 늘릴 계획을 밝히는 한편, 2025년 전체 투자 규모도 2024년보다 소폭 확대하겠다고 응답했다.

노르게스은행은 성명을 통해 “대부분의 조사 참여 기업이 2026년에도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특히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생산 설비 확충디지털 전환을 이유로 투자 의지를 나타냈다. 중앙은행은 이러한 결과를 통화정책의 핵심 참고지표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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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금 전망 – 물가 안정과의 균형

참여 기업들은 2025년 연간 임금 상승률을 4.5%로, 2026년에는 4.0%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분기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임금 상승 압력이 인플레이션을 추가로 자극할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국제 교역 장벽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며, 일부 기업은 고객들의 신중한 소비 태도를 우려한다.” — 노르게스은행 보도자료 중

■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조사 결과 발표 하루 전인 9월 10일에 공개된 노르웨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전월 대비 상승했음을 보여줬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를 근거로, 노르게스은행이 올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겠다는 기존 계획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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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 인플레이션이란 에너지·식품처럼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하고 산출한 물가 상승률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판단에 자주 활용된다.


통화정책 시사점

노르웨이 기준금리는 2024년 말 이후 4.25% 수준에서 동결돼 있다. 중앙은행은 지난 회의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가라앉는다면 2025년 중반 추가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임금 상승과 견조한 투자 계획이 확인된 이번 조사 결과는 해당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장 금리선물(pricing)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9월 18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동결 확률을 8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 다만 내년 상반기 이후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 여부는 향후 인플레이션 경로와 환율 변동, 세계 경제 상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 용어 해설

노르게스은행(Norges Bank)은 노르웨이의 중앙은행으로, 금융안정 감독과 함께 기준금리를 설정해 물가 안정 및 고용 극대화를 목표로 한다. 통화정책 결정은 통상 6주 간격으로 열리는 금융정책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확정된다.

국제 교역 장벽(Trade Barriers)은 관세·비관세장벽·규제 강화 등을 포함한다. 최근 유럽연합(EU)과 영국, 미국 등 주요 교역 상대국의 보호무역 조치는 노르웨이 수출기업에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 기자의 시각

이번 조사 결과는 노르웨이 경제가 여전히 내수와 고용 시장에서 탄탄한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공급망 재편, 에너지 가격 변동, 글로벌 금리 전환 국면에 따른 외부 충격은 여전히 최종 수요와 투자 결정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앙은행이 기대하는 ‘연착륙(soft landing)’을 실현하려면, 향후 통화정책에서 물가 안정과 성장 지원 사이 균형감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4%대 임금 상승률이 고착화될 경우, 임금-물가 악순환 위험이 재점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통화당국은 임금 협상 시즌(2025년 1분기) 전후 물가 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투자 확대 소식이 고무적이긴 하지만 이는 동시에 물가 압력을 상쇄할 생산성 증가로 이어져야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결론

노르웨이 기업들은 2025년 하반기까지 견조한 생산 증가세와 고용 확장을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교역 여건의 불확실성과 상승하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로드맵에 변수를 제공할 가능성이 커졌다. 노르게스은행의 9월 18일 통화정책회의가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것은 이 같은 복합적인 경제 신호가 맞물린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