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노보 노디스크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임 이사회 구성원(의장 포함) 선임 안건에 대해 기권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진 개편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배주주인 노보 노디스크 재단과의 긴장이 표면화되며 거버넌스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2025년 11월 1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11월 14일 열리는 노보 노디스크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임 이사회 멤버 선임 및 이사회 의장 선임 표결에 참여하되, 표결 행사에서는 기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기권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리더십 개편은 현재 의장인 헬게 룬드(Helge Lund)와 6명의 사외이사가 사임을 예고하면서 본격화됐다. 이는 회사의 변화 속도를 둘러싼 노보 노디스크 재단과의 이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은 회사의 전략 전환과 경영진 개편이 더디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사회 전반의 변화가 추진되고 있다.
재단은 투자지주사인 노보 홀딩스(Novo Holdings)를 통해 노보 노디스크의 의결권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달 이사회 의장직에 라스 레비엔 소렌센(Lars Rebien Sorensen)을 선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이사회 주도권을 명확히 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이번 기권 결정의 배경이나 구체적 평가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대형 장기 투자자의 표결 기권은 지배구조 변화의 민감성과 지배주주-이사회 간 역학을 투자자 관점에서 신중하게 바라보겠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노보 노디스크 재단은 퇴임을 앞둔 현 이사회가 미국 시장에서의 과제를 해결하는 속도가 늦었고, 경영진 교체에도 주저했다고 비판했다. 재단은 특히 직접소비자(Direct-to-Consumer) 및 대중 시장(Mass Market) 부문에 대한 집중 강화를 요구했다.
소렌센은 재단이 이사회 전반의 광범한 변화를 모색해 왔다고 설명하면서도, 8월 취임한 신임 CEO 마이크 다우스타(Mike Doustdar)에 대해서는 신뢰를 표명했다. 다우스타 CEO는 인력 감축과 함께 핵심 시장 중심의 사업 재집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달,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재단과의 협의에서
“이사회 구성에 대한 공통의 이해에 도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고 밝혔으며, 이로 인해 사외이사들의 퇴진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렌센은 양측의 갈등을 과도하게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를 쿠데타(coup)로 규정하길 바라지 않는다”
고 말했다. 그는 이번 변화가 특히 미국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지 사업이
“매우 거래 중심(very transactional) 모델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고 진단했다.
주가 반응과 M&A 전개 측면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월요일 장 초반에 3% 이상 상승했다. 이는 ‘Wegovy’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비만 치료제 개발사 메트세라(Metsera) 인수 입찰을 철회하며, 화이자(Pfizer)와의 인수전에서 물러난 직후 나타난 움직임이다.
화이자는 금요일 늦은 시각 메트세라를 100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엘리 릴리(Eli Lilly)와의 격차를 좁히려는 노보 노디스크에 역풍으로 작용했다.
메트세라는 노보 노디스크의 제안이 이전에는 더 매력적이었다고 밝힌 바 있으나, 반독점(antitrust) 리스크를 이유로 개선된 화이자의 제안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토요일 인수전에서 물러난다고 확인했다.
이번 거래로 화이자는 고수익으로 부상 중인 체중 감량 부문에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다만, 메트세라의 임상 후보 물질은 상업화까지 아직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핵심 용어와 맥락 설명
임시 주주총회(EGM)는 정기 일정 외에 긴급하거나 중대한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소집되는 주주총회를 의미한다. 이번 사안에서는 이사회 구성과 의장 선임이라는 거버넌스 핵심 의제가 표결에 부쳐진다.
직접소비자(Direct-to-Consumer, DTC) 모델은 제3자 유통·중개를 최소화하고 브랜드-소비자 간 직접 접점을 확대하는 접근이다. 대중 시장(Mass Market)은 특정 니치가 아니라 광범위한 수요층을 겨냥해 가격·접근성·공급 규모를 최적화하는 전략을 뜻한다. 재단이 이 둘을 강조한 것은, 성장 속도가 빠른 비만 치료제 수요를 폭넓게 포착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반독점(antitrust) 리스크는 인수·합병(M&A)이 경쟁 제한을 초래할 우려가 있을 때, 규제 당국의 심사 강화·승인 지연·조건 부과 또는 불승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뜻한다. 메트세라가 이 리스크를 명시적으로 거론한 것은, 거래의 확실성과 속도가 가격 조건 못지않게 중요했음을 시사한다.
전문적 시사점과 해석
첫째, 표결 기권 결정은 대형 기관투자자가 지배주주 주도하의 이사회 재편에 대해 중립적 태도를 취하며, 향후 실행력과 성과 가시성이 확인될 때까지 관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주주 간 힘의 균형을 재확인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이사회-경영진 간 책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할 여지가 있다.
둘째, 재단이 요구하는 DTC·대중시장 강화는 미국 시장에서의 브랜드 직접 소통, 보험·약가 환경 대응, 공급망 확장 등 운영 과제를 동반한다. 소렌센이 언급한 “거래 중심 모델” 인식은 채널·가격·볼륨의 정교한 관리가 경쟁의 핵심이 됐음을 시사한다.
셋째, 메트세라 인수전 철회와 화이자의 100억 달러 딜 성사는 비만 치료제 분야의 경쟁 구도가 내부 개발과 외부 파이프라인 확보를 병행하는 양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업화까지 수년이 남았다는 점은, 실제 매출 기여는 중장기 과제로 남되, 전략적 포지셔닝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이미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넷째,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 상승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 해소(인수전 정리)와 핵심 사업 집중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임시 주총 이후 이사회-경영진 정렬(alignment)이 얼마나 신속하게 구체적 실행 계획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미국 시장의 채널 전략이 어떤 방식으로 강화되는지가 향후 평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11월 14일 표결 결과는 이사회 구성과 전략 의사결정 구조를 확정짓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거버넌스 안정성, 미국 시장 전략의 실행력, 그리고 R&D·비용 구조 조정의 속도에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