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중 하나인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의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부문 인수를 적극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5년 10월 30일, 로이터 통신 단독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잠재적 인수 제안을 가늠하기 위해 투자은행 모엘리스 앤드 컴퍼니(Moelis & Co)를 재무 고문으로 선임했으며, 워너브라더스가 마련한 데이터 룸* 접근 권한도 확보했다.
*데이터 룸은 매각·인수 협상 과정에서 희망 인수자에게 재무·법무·운영 정보를 안전하게 열람하도록 제공하는 전자 보안 공간을 뜻한다.
인수 성공 시 넷플릭스가 얻게 될 핵심 자산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를 품게 되면 넷플릭스는 해리 포터·DC 코믹스·반지의 제왕 시리즈 등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프랜차이즈를 직접 통제하게 된다. 동시에, 워너의 TV 스튜디오가 제작해 넷플릭스 플랫폼에 공급하던 히트작 “Running Point”,”You”,”Maid” 등도 내부 제작 체계로 흡수돼 콘텐츠 비용 절감과 IP 시너지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프리미엄 드라마 강자로 자리매김한 HBO 채널과 HBO Max 스트리밍 서비스가 합류하면, 넷플릭스는 2024년 말 2억 6,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기존 가입자 기반 위에 추가 이용자를 끌어들여 ‘가입자 성장 정체’ 이슈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건설자이지, 쇼핑꾼이 아니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테드 새랜도스(Ted Sarandos)는 지난주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전통적으로 우리는 빌더(builder)이지 바이어(buyer)는 아니었다”면서도, 기회 규모와 콘텐츠 강화 효과를 고려해 인수·합병(M&A)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다만 새랜도스 CEO는 CNN, TNT, 푸드네트워크, 애니멀플래닛 등 케이블 채널을 포함한 ‘레거시 미디어 네트워크’ 인수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옛 미디어 네트워크를 소유할 의도가 전혀 없다”며 “그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못 박았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회사 분할’과 ‘통매각’ 사이 갈림길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지난주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 컨소시엄으로부터 회사 전체 인수를 제안받은 뒤, 스튜디오·스트리밍 부문(워너브라더스, HBO, HBO Max)과 케이블 TV 네트워크를 분할하는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① 예정대로 분할을 추진할지, ② 회사 전체를 매각할지, ③ 핵심 자산만 분리 매각할지 등을 놓고 다각도로 옵션을 검토 중이다.
컴캐스트의 움직임
미국 미디어·통신 대기업 컴캐스트(Comcast) 사장 마이크 캐버나프(Mike Cavanagh)는 10월 30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당사 사업과 보완적인 미디어 자산을 평가 중”이라고 언급하며, 업계 규제 심사에 회의적인 시각에 대해 “공공 영역에서 나오는 일부 의구심보다 훨씬 많은 거래가 규제 통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시장 파급효과 및 전망
넷플릭스가 올해 들어 광고 기반 구독제(AVOD)와 계정 공유 단속으로 확보한 현금을 대형 M&A에 투입할 가능성이 현실화하면서, 글로벌 ‘스트리밍 전쟁’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콘텐츠 수직 통합을 완성한 디즈니, 테마파크·케이블을 보유한 컴캐스트와 달리, OTT 단일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스튜디오 인수로 제2의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려 한다”고 진단한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① K-콘텐츠 글로벌 유통 채널 다변화, ② 콘텐츠 제작사 밸류에이션 상향, ③ 국내 OTT 생태계 경쟁 심화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 많은 것이 가능하다” — 마이크 캐버나프(컴캐스트 사장)
현재까지 넷플릭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모엘리스 측은 공식 논평을 거부했으며, 인수 협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다만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연내 추가 입찰전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