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지수선물 상승세가 이어지며 투자자들이 전날의 랠리를 연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반적인 2분기 실적이 호조를 나타내는 가운데, 관세 불확실성에도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레질리언스(저항력) 신호가 감지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됐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03시 51분(미 동부시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64포인트(0.1%) 상승했고, S&P 500 지수 선물은 8포인트(0.1%), 나스닥 100 지수 선물은 27포인트(0.1%) 각각 올랐다. 전일 본장에서도 세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으며, 주요 동력은 탄탄한 기업 실적과 경영진들의 긍정적 가이던스였다.
최근 공개된 경제지표 역시 미국 경기가 확장 국면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하고 있어, 기업과 소비자가 느끼는 비용부담이 실제 성장률을 얼마나 둔화시킬지에 대한 경계심도 병존한다.
“우리는 결국 부과될 관세가 경기 침체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기본전제로 삼고 있다. 다만 성장세는 둔화될 수 있다.” — 캐피털이코노믹스 보고서
넷플릭스 실적 발표, 주가 반응은 ‘냉랭’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NASDAQ:NFLX)는 ‘오징어 게임’ 최종 시즌 흥행 덕택에 2분기 희석 주당순이익이 7.19달러로 집계되며 LSEG 컨센서스(7.08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연간 매출 가이던스도 448억~452억 달러로 상향 조정됐는데, 이는 달러화 약세 효과가 일정 부분 작용한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소폭 하락했다. 비탈 날리지(Vital Knowledge)는 “환율 요인이 가져온 가이던스 상향은 질적으로 낮은(빈약한) 원천”이라고 지적했으며, 인베스팅닷컴의 애널리스트 토머스 몬테이로는 “퍼펙션(완벽)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황에서 이번 전망치는 오히려 보수적으로 느껴진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 넷플릭스 주가는 43%나 급등해 투자 기대치가 역사적 고점 부근에 형성돼 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발표 대기
금요일에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은 7월 지수가 소폭 개선되고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전월 수준(5%)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ING는 “민주당 지지층은 인플레 기대가 매우 높고, 공화당 지지층은 매우 낮아 정파별 편차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란?
일반 소비자가 향후 6개월의 경제 전망, 가계 재정, 고용·물가 전망 등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설문해 지수화한 것이다. GDP의 70% 가까이를 차지하는 소비 동향을 가늠할 수 있어 연준(Fed)과 월가가 주시하는 대표 심리지표다.
앞서 발표된 6월 소매판매는 예상치를 웃돌았고, 주간 실업수당 청구는 서프라이즈 감소를 기록했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도 대체로 예상 범위 내에 머물렀으나, 일부 수입제품의 가격은 관세 인상 영향으로 상승세가 확인됐다.
연준 월러 이사 “7월 기준금리 인하 타당”
이 같은 경제 환경 속에서 연준은 ‘데이터 관망’ 스탠스를 유지해 왔지만,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전날 공개 석상에서 “7월 29~30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가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세발 물가 상승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이 금리 인하 적기”라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백악관으로부터 ‘신속한 금리 인하’ 압박을 받아 왔으나,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앞세워 신중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 월러의 발언은 온건파 의장의 스탠스와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내며 채권시장에도 변동성을 불러올 전망이다.
비트코인, 美 하원 ‘암호화폐 3법’ 가결에 12만 달러 재돌파 시도
비트코인은 아시아 거래에서 한때 12만 달러를 넘기며 4주 연속 주간 상승 마감을 노리고 있다. 03시 52분(미 동부시간) 기준 1.1% 오른 119,583.3달러에 거래됐으며, 주초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3,000달러 수준에는 못 미친다.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촉매는 미 하원의 암호화폐 관련 3개 법안 통과다. 가장 주목받는 ‘GENIUS 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고품질 달러 연동준비금을 의무화하고, 정기 감사 및 연방·주 차원의 이중 감독을 규정했다. ‘CLARITY 법’은 토큰의 증권성 여부를 SEC와 CFTC 관할로 명확히 구분하며, ‘Anti-CBDC Surveillance State 법’은 의회 승인 없이는 연준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할 수 없도록 금지한다.
법안 통과의 의미
미국 내 규제 불확실성 해소가 한층 진전되면서 기관투자가의 진입 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상원 심의와 대통령 서명이라는 추가 절차가 남아 있어 향후 진통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실적 시즌 초반의 랠리는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더 등장하느냐에 달려 있다. 넷플릭스 사례에서 보듯, 무난한 가이던스 상향만으로는 주가를 지탱하기 어렵다.
둘째,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구체화될수록 성장주와 장기채권 간의 자금 쏠림 현상이 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관세로 인한 공급 비용 상승이 고착화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상할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은 규제 명확화 국면에서 ‘제도권 편입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지만, 법제화 과정이 지연되면 차익 실현 매물이 늘어날 소지도 상존한다.
결국 당분간 시장은 기업 실적·소비자심리·연준 스탠스·암호화폐 규제라는 네 축으로 정보 과부하 상태에 놓일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매 지표와 발언, 법안 진행 상황에 따라 민첩하게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