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 1분기 유기적 매출 성장 예상 상회…비타민 사업 전략 검토 착수

세계 최대 포장식품 기업 네슬레(Nestlé S.A.)가 2025년 실적 가이던스를 유지한 가운데, 2024년 상반기 유기적(Organic)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7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네슬레는 2024년 1월~6월 유기적 매출 성장률이 2.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2.8%를 근소하게 웃도는 수치다.

동기간 네슬레의 총보고 매출(Reported Sales)은 스위스 프랑 기준 442억 프랑(약 미화 557.9억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회사 측은 “스위스 프랑 강세에 따른 환율 역풍 효과가 –4.7%포인트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 유기적 성장률이란 무엇인가?

유기적 성장률은 환율 변동과 인수·합병 효과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기존 사업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글로벌 다국적 기업의 실질적인 체력과 시장 경쟁력 수준을 판단할 때 널리 활용된다.

같은 맥락에서 네슬레가 제시한 ‘Underlying Trading Operating Profit Margin(UTOP)’ 16% 이상 유지 전망 역시, 회계적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영업수익성을 의미한다. 이는 2025년에도 개선되거나 최소 현 상태를 방어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략 검토에 오른 ‘메인스트림·가성비 비타민 브랜드’

네슬레는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비타민·미네랄·보충제(VMS) 사업부 가운데 Nature’s Bounty, Osteo Bi-Flex, Puritan’s Pride 및 미국 내 프라이빗 라벨(Private Label) 브랜드를 포함한 일부 메인스트림·가성비 지향 제품군에 대해 ‘전략적 검토(Strategic Review)’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검토 결과에 따라 브랜드 매각·분할·철수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열려 있다.

CEO 로랑 프렉스(Laurent Freixe)는 성명에서 “성과가 부진한 사업 셀(cell)에 조치를 취하고, VMS 부문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며 “메인스트림·가성비 브랜드에 대한 전략 검토는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헬스·웰니스 고급화’ 트렌드와 맞물려 네슬레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 라인을 정리하고, 프리미엄 제품과 연구·개발(R&D) 역량이 높은 포트폴리오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스위스 프랑 강세와 매출 감소

같은 기간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스위스 프랑은 미 달러 대비 약 7%가량 절상되며, 해외 매출비중이 90%를 웃도는 네슬레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회사 측이 제시한 –4.7%p의 환율 효과는 이에 대한 정량적 근거다.

이는 다국적 기업들이 환율 변동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생산 기지나 조달망을 지역별로 다변화하거나, 통화 헤지 전략을 적극 활용해야 함을 시사한다. 네슬레 역시 비용 방어 차원에서 헤지 비율 확대·지역별 가격 정책 조정 등을 병행하고 있다.


2025년 전망과 투자자 관점

네슬레는 2025년에도 2024년보다 높은 유기적 매출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가이던스를 재확인했다. 이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공급망 효율화, R&D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실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VMS 사업부 매각 가능성이 밸류에이션 레버리지 요인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브랜드들이 EBITDA 기준 10~12배 수준으로 평가될 경우, 매각 대금이 부채 상환·배당 확대·M&A 재원 등으로 활용되며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매각 과정에서 브랜드 가치 훼손·동시다발적 구조조정 비용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네슬레는 “소비자·파트너십·직원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단계적으로 의사결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VMS 시장 동향

시장조사업체들의 합산 전망치에 따르면, 글로벌 VMS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400억 달러에서 연평균 5~6%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들의 건강 관리·면역력 강화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기능·맞춤형·클린라벨 제품으로 경쟁 양상이 이동하고 있다.

네슬레 외에도 바이어(Bayer), 큐로넥스(Clorox), GSK 소비자헬스케어(현 헬리온) 등 글로벌 식·의약 기업들이 ‘프리미엄·과학 기반 보충제’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며 사업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문가 해석 및 시사점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유기적 성장률 2.9% 자체만 보면 고성장으로 보이진 않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고물가·환율 역풍 상황을 고려할 때 선방한 수치”라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날렵하게 다듬는 전략이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식품·헬스케어 산업이 점점 겹치는(Convergence) 시장 구조 속에서, 네슬레가 ‘식품-의약 경계’에 자리한 고부가 제품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은 경쟁사 대비 유리한 포지셔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요 원재료(우유·커피·코코아 등) 가격 변동, 매각 후 잔존 사업부 성과, 신제품 출시 일정” 등이 2025년 실적 가이던스 달성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결론

결국 네슬레의 이번 발표는 환율 역풍과 금리 변동, 소비 트렌드 변화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포트폴리오 집중화·프리미엄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VMS 사업 전략 검토 결과가 실적 및 주주환원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스위스 프랑 강세에 따른 환위험 관리 전략, 고부가 신제품 출시 로드맵,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 역시 투자자들의 관찰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