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연금개혁, 유로 크레딧(유로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

네덜란드의 연금 개혁이 거대한 연금 자산의 단계적 전환과 맞물리면서 유로화 표시 크레딧(유로 크레딧) 시장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독일계 투자은행인 도이체뱅크(Deutsche Bank)이 최근 발간한 메모는 전환의 규모와 시기가 단일 대규모 매수 이벤트보다 시장에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6년 1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이체뱅크는 약 €1.6조(유로·약 1.6조 유로)에 달하는 네덜란드 연금 자산이 확정급여형(Defined Benefit, DB)에서 확정기여형(Defined Contribution, DC)으로의 구조적 전환 대상이라고 분석했다. 이 중 3분의 1을 넘는 자금은 2026년에 전환을 마무리하도록 예정되어 있으며, 특히 상반기에 큰 비중이 집중되어 있다고 명시했다.

보고서는 이어 약 €9300억(€930 billion)2027년으로 예정되어 있고, 대략 €900억(≈€90 billion)2028년으로 배정되어 있거나 아직 확정된 전환일정이 없다고 밝혀 이 과정이 “rather backloaded” 즉 뒤로 쏠려 있는 성격을 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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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새 제도 하에서의 책임금리(부채) 헤지 축소는 더 위험자산에 대한 예산을 열어줄 것”이라며, 유로화 표시 크레딧이 재배분 대상 중 하나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도이체뱅크는 네덜란드 연금 펀드가 이미 유로 크레딧, 특히 인베스트먼트 등급(Investment Grade) 채권에 상당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크레딧 노출의 유형에 관한 일관된 보고 구조가 없다”고 덧붙여 정확한 배분 추정치 산출에 제약이 있음을 밝혔다.

시나리오 기반 추정을 통해 도이체뱅크는 전환 이후 자산배분 변화에 따른 유로 크레딧으로의 유입 가능 규모를 제시했다. 인베스트먼트 등급 유로 크레딧의 경우, 기본 시나리오에서 자산배분이 2~3%포인트 증가하면 이는 2026년 €120억~€180억(€12-18 billion)의 유입과 2027년 €190억~€280억(€19-28 billion)의 유입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유로 하이일드(Euro High-Yield) 크레딧의 경우 기본 시나리오에서 0.5~0.75%포인트 증가가 가정될 때 2026년 €30억~€45억(€3-4.5 billion), 2027년 €70억~€90억(€7-9 billion)의 자금 유입을 의미한다고 제시했다.

도이체뱅크는 이러한 연금 관련 자금 유입을 예상 신규 채권 공급량과 비교한 결과, 상대적 영향은 하이일드 시장에서 더 크다고 판단했다. 보고서의 기본 시나리오 중간값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금 관련 유입은 2026년 유로 인베스트먼트 등급 순공급(net supply)의 약 6%를 차지하고, 유로 하이일드에서는 9%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심지어 상대적 영향이 더 큰 €HY(유로 하이일드)에서도 네덜란드 연금 개혁이 스프레드에 대해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특히 2026년에는”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자금의 배치 방식과 시기에 관한 불확실성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연금 흐름은 최근 몇 년간 시장이 경험한 ‘수익률 주도의 대규모 유입’과는 차별화되며, “연금 흐름은 보다 활성적이고 밸류에이션(평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위험자산으로의 재배분에 강제적인 마감일(deadline)이 없다는 점은 급격한 매수 압력의 가능성을 낮춰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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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설명(독자 안내)
· 확정급여형(Defined Benefit, DB): 가입자에게 퇴직 후 일정한 급여를 보장하는 연금제도로, 연금재원과 금리 변동에 따라 자산운용에서 부채(책임금리) 헤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확정기여형(Defined Contribution, DC): 사업주 또는 가입자가 일정 금액을 납입하고, 이후 수익에 따라 연금액이 결정되는 방식으로, 고정된 부채 약속이 적어 부채 헤지 비중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 유로 크레딧(Euro credit): 유로화 표시 회사채 등 크레딧(신용) 상품을 통칭하며, 일반적으로 인베스트먼트 등급(IG)하이일드(HY)로 구분된다.
· 부채 헤지(liability hedging): 연금제도의 약속(부채)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채권 포지션으로 위험을 축소하는 운용 전략을 말한다.

시장 영향 및 구조적 시사점
첫째, 전환의 규모와 시기는 채권 시장의 수급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간으로 보면 특정 연도(예: 2026년)에 자금이 상반기 중심으로 유입될 경우, 만기 구조가 긴 채권(롱 데이트 채권)과 금리 헤지 수요에 대한 영향이 클 수 있으나 도이체뱅크는 그보다 신용 등급별·밸류에이션별 재배분이 더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둘째, 상대적으로 공급이 적은 하이일드 부문에서 연금 자금의 비중 증가는 가격 형성의 변동성을 낮추거나 확산(widening) 국면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도이체뱅크는 연금 수요가 시장 안정성(stability)에 더 기여할 것으로 보고, 이미 매우 촘촘한(spread-tight) 수준에서의 추가적인 스프레드 압축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자 관점의 실무적 시사점
·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금 펀드의 단계적 자금 유입을 감안해 만기구조·신용스프레드·유동성 프리미엄을 재평가해야 한다. 특히 하이일드 노출을 확대할 경우 신용 리스크·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보수적 스트레스 테스트가 필요하다.
· 발행사 및 채권 트레이더는 2026~2027년 예상 유입 규모(IG: 연간 €12-28bn 수준, HY: 연간 €3-9bn 수준)가 특정 분기·월에 집중될 경우 단기 유동성 변동성(시장 임팩트)을 확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 규제기관 및 시장운영자는 전환 일정의 ‘뒤로 쏠림(backloaded)’을 고려해 시장의 계단식 충격을 방지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 요약
도이체뱅크의 분석에 따르면, 네덜란드 연금 개혁은 유로 크레딧 수요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단발성 대규모 매수라기보다는 단계적·밸류에이션 주도적 재배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예상 유입 규모는 유로 인베스트먼트 등급과 하이일드 모두에서 의미 있는 수준이나, 특히 상대적 영향이 큰 하이일드 시장에서도 2026년에 스프레드를 급격히 압축할 수준은 아니다라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 결론이다. 향후 관건은 자금의 배치 타이밍과 포트폴리오 운용 전략이며, 이에 따른 시장 변동성, 스프레드 추이, 유동성 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