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반도체업체 넥스페리아, 중국 사업부에 공급망 정상화 협조 공개 촉구

네덜란드 반도체업체 넥스페리아(Nexperia)네덜란드 정부의 경영권 인수로 공급망이 분절된 이후, 중국 내 사업부와의 단절을 해소하고 정상 생산을 복원하기 위해 협조를 요청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회사는 중국 법인 측에 대화 복원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의미 있는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다.

2025년 11월 27일,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넥스페리아의 네덜란드 법인은 공개 서한에서 중국 사업부를 향해 “직접 통화, 이메일, 대면 회의 제안 등 공식·비공식 채널을 망라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유의미한 응답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적시하며, 공급망 정상화를 위한 즉각적인 소통 재개를 촉구했다다.

넥스페리아는 자동차와 각종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단순하지만 광범위하게 쓰이는 범용 반도체를 연간 수십억 개 단위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기초 부품의 공급 차질은 자동차 산업 공급망 전반에 병목을 유발해 생산 속도 저하일시적 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업계는 상황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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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주력 웨이퍼(wafer) 생산을 독일 함부르크에서 수행한 뒤, 이를 중국 둥관(동관)으로 보내 패키징(조립·검사 후 출하 형태 완성)을 마치고 고객사로 납품하는 유럽-중국 분업형 가치사슬을 운영해 왔다. 함부르크-둥관으로 이어지는 이 양축 구조는 비용·효율성에서 장점이 있으나, 지정학적·규제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점이 재확인되고 있다다.


핵심 경과와 규제 조치

네덜란드 정부는 9월 30일 넥스페리아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했다. 넥스페리아는 본사가 네덜란드에 있으나 중국 윙텍(Wingtech)이 소유하고 있으며, 정부는 당시 조치의 목적을 “회사의 전 최고경영자(CEO)가 유럽 운영을 네덜란드의 현 거점에서 중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 정부는 10월 4일 넥스페리아의 완제품 수출을 중단했으며, 이후 해당 조치를 부분적으로 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일 시기, 넥스페리아의 중국 측 조직은 유럽 경영진의 통제를 더 이상 받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10월 26일에는 유럽 측이 미지급(non-payment)을 이유로 중국 측으로의 웨이퍼 출하를 중단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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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수요일에는 중국 상무부 왕원타오(王文涛) 장관과 EU 대외협력 집행부의 마로시 셰프초비치 통상담당 부집행위원이 통화를 가진 뒤, 중국 측이 “기업 주도(company-led) 해결”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 대 정부의 직접 개입보다 기업 당사자 간 협상에 무게를 두는 접근으로, 현장의 운영 정상화를 위한 실무적 해법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다.


넥스페리아 공개 서한의 요지

“Nexperia B.V.는 중국 내 넥스페리아 법인들과의 대화를 복원하기 위해, 전화, 이메일, 그리고 제안된 회의 등 직접 접촉을 통한 공식·비공식의 반복적·다각적 시도를 진행했다.”

“유감스럽게도, 넥스페리아는 어떤 의미 있는 응답도 받지 못했다.”


용어와 구조 이해: ‘웨이퍼’와 ‘패키징’이 의미하는 바

기사에 등장하는 웨이퍼는 반도체 칩을 만들어 올리는 기판으로, 다수의 칩이 하나의 원판 위에 집적된 상태를 말한다. 패키징은 이 웨이퍼에서 개별 칩을 분리한 뒤, 외부 단자 연결과 보호 구조를 더해 고객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완성품 형태로 만드는 공정이다. 넥스페리아의 모델은 유럽에서 전공정(웨이퍼 제작)을 진행하고 중국에서 후공정(패키징·검사·출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다국적 분업체계가 효율성과 비용 경쟁력을 제공하는 대신, 규제·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운용 리스크를 수반한다다.


산업 영향: 자동차 공급망의 취약 고리

넥스페리아가 생산하는 범용 전력·신호 제어용 칩자동차 전장, 가전, 산업용 장비 등 수많은 제품의 필수 재료다. 이들 칩은 대체가 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규모의 경제납기 신뢰성이 핵심인 시장 특성상, 특정 구간이 멈추면 비용 상승생산 지연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현재와 같은 서플라이 체인 분절은 단일 기업의 문제가 아닌, 완성차 OEM과 1·2차 협력업체까지 파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스템 리스크로 인식된다다.

기사에 따르면, 중국의 완제품 수출 제한유럽 측의 웨이퍼 공급 중단은 상호 반향을 일으키며 병목을 고착화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기업 주도 해결 제안은, 양측 내부 거버넌스 정비대금 결제·통제권 문제의 실무적 합의를 통해 운영 재개를 도모하자는 메시지로 해석된다다.


규제·지정학 리스크: 유럽 본사-중국 소유 구조의 긴장

넥스페리아는 네덜란드 본사중국계 지배주주라는 혼합적 지배 구조를 갖는다. 9월 30일 네덜란드 정부의 통제권 행사 목적이 유럽 내 사업의 해외 이전 방지에 있음을 밝힌 대목은, 전략기술의 역내 유지를 중시하는 유럽의 정책기조를 드러낸다. 반면, 10월 4일의 중국 측 수출 중단과 이후의 부분 완화는, 공급망을 통한 영향력 행사의 수단화라는 측면에서 상호 대응의 양상을 보여준다다.

이 과정에서 중국 측 조직의 ‘유럽 경영 통제에서의 이탈 선언’10월 26일 유럽 측의 웨이퍼 출하 중단지배권과 결제·계약 이행을 둘러싼 쟁점을 표면화했다. 그 결과, 함부르크의 전공정둥관의 후공정이 서로를 기다리는 동결 상태에 빠지면서, 최종 고객으로의 출하 루트가 막히는 공급망 단선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다.


전문가적 해설·전망 분석적 관점

첫째, 현 사안은 공급망의 ‘국경 통과’ 구간에서 규제·통제 변수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공정-후공정 분리는 제조 효율을 극대화하지만, 정치·규제 변경이 발생할 때 운영 연속성이 손상될 수 있다다.

둘째, 기업 주도 해결에 대한 중국 측의 메시지는 실무 협상의 통로를 재개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는 대금 결제 이슈통제권 범위에 대한 상호 이해를 재정렬할 기회를 제공하지만, 제도적 근거거버넌스 정합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다시 교착될 소지가 있다다.

셋째, 자동차 OEM과 1·2차 협력사 입장에서는 대체 소싱 혹은 안전재고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만, 기사에 새로 보고된 추가 수치나 구체적 리드타임 변화는 없으므로, 실제 영향 정도는 향후 출하 재개나 추가 중단 조치의 유무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다.

넷째, 유럽 내 기술·제조 역내화 기조중국의 수출 통제가 맞물릴 경우, 분절화된 공급망은 단기적 비용 증가와 재배치 압력을 동반한다. 기업들은 지역별 이원화멀티사이트 패키징 같은 구조적 대응을 고려하려 할 것이나, 이는 시간과 자본을 요한다다.

결국, 대화 채널 복원대금·통제권 문제의 실무적 합의가장 신속한 정상화 경로로 보인다. 이번 공개 서한은 그 출발점으로서, 중국 측 조직이 응답할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려는 목적이 분명하다. 향후 추가 입장문이나 출하 재개 소식이 확인될 경우, 자동차 및 전자 전반의 납품 일정은 점진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다.


요약 핵심 포인트

• 9월 30일 네덜란드 정부가 넥스페리아 통제권을 행사했고, 10월 4일 중국은 완제품 수출을 중단했다가 일부 완화했다. 10월 26일에는 유럽 측이 중국 측으로의 웨이퍼 출하를 미지급을 이유로 중단했다다.

넥스페리아는 중국 조직에 대화 복원을 거듭 요청했고, 로이터가 전한 공개 서한에는 “여러 차례의 공식·비공식 접촉 시도에도 유의미한 응답이 없었다”는 문구가 담겼다. 기업 주도 해결을 촉구하는 중국 정부의 최근 메시지가 조율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