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넥스페리아, 중국 법인에 공개서한…“공급망 정상화 시급, 생산 중단 임박”

2025년 11월 6일, 네덜란드 나이메헌의 넥스페리아(Nexperia) 본사 전경. 사진: John Thys | AFP | Getty Images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가 중국 내 자회사에 공급망 운영 정상화를 긴급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하며, 업종 전반의 고객사들로부터 “생산 중단이 임박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다.

2025년 11월 28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넥스페리아 네덜란드 법인은 “일상적 채널을 통한 반복적 직접 소통 시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이러한 배경에서 공개서한(링크)을 게재했다고 설명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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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는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을 위협하고 암스테르담과 베이징 간 기술 이전을 둘러싼 갈등을 증폭시켜 온, 장기화된 사안의 최신 국면으로 평가된다. 앞서 관련 전개는 자동차 부품용 칩 부족 사태로 번지며 주요 완성차업체의 생산 계획에 불확실성을 키워 왔다다.


공개서한의 핵심 메시지

넥스페리아 네덜란드 법인은 서한에서 “중국 당국이 넥스페리아 중국 시설 및 하도급처에서의 수출 재개를 촉진하겠다는 약속을 환영한다. 이는 글로벌 시장으로의 제품 흐름을 유지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종 전반의 고객사들이 임박한 생산 중단을 여전히 보고하고 있다. 이 상황은 지속될 수 없다”고 했다다. 회사는 중국 내 넥스페리아 법인들의 경영진에 대해 확립된 공급 흐름을 지체 없이 복원할 것을 촉구했다다.

“우리는 중국 당국의 수출 재개 약속을 환영한다. 그럼에도 고객사들은 임박한 생산 중단을 보고한다. 이 상황은 지속될 수 없다.”

넥스페리아의 모회사인 중국 윙텍(Wingtech)은 금요일 오전 CNBC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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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페리아의 제품과 공급망 구조

넥스페리아는 이른바 기초(foundation) 칩이라 불리는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전력관리 부품연간 수십억 개 규모로 생산한다. 해당 칩들은 주로 유럽에서 제조되고, 중국에서 조립·테스트된 뒤, 다시 유럽 및 글로벌 고객사로 재수출되는 구조다다.

이 칩들은 상대적으로 저가·저복잡도 부품이지만, 전기를 쓰는 거의 모든 장치에 필수적이다. 자동차에서는 배터리-모터 연결, 조명·센서, 제동 시스템, 에어백 컨트롤러, 인포테인먼트, 전동 윈도우 등 차량 전장 전반에 폭넓게 쓰인다다.

용어 설명: ‘기초(foundation) 칩’은 스마트폰 AP나 GPU 같은 초고성능 칩이 아니라, 회로 구동과 전력 제어, 신호 스위칭 등 기본 기능을 담당하는 범용 소자를 뜻한다. ‘웨이퍼(wafer)’는 반도체 칩을 대량으로 가공하기 위한 얇은 원판으로, 설계된 회로를 식각·증착해 칩 다이를 만든 뒤 절단·패키징한다. 이러한 전 공정-후공정 분업은 비용·품질·리드타임의 균형을 맞추는 글로벌 반도체 표준 공급망 모델이다다.


사태의 발단: 9월 ‘냉전기 법률’ 발동과 후속 충격

이번 상황은 9월, 네덜란드 정부가 냉전기 제정 법률을 근거로 넥스페리아에 사실상 경영 개입을 단행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미국이 제기한 안보 우려 이후 이뤄진 이례적 조치로 알려졌다다. 이후 베이징은 넥스페리아 관련 제품의 중국 외 반출을 제약하는 대응에 나섰고, 그 결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 부품 부족 경보가 급속히 확산됐다다.

다만 지난주에는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 당국과의 협의국가 개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분쟁 종식과 공급망 정상화에 대한 일시적 완화 기대가 형성되기도 했다다.


은행·업계의 평가: “완전한 정상화까지 과제가 남았다”

ING 은행의 운송·물류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리코 루만(Rico Luman)은 이메일을 통해 CNBC에 “네덜란드 넥스페리아 자회사에 대한 압류 조치가 해제되었지만, 모회사 윙텍과의 기업 구조 및 관계 복원을 둘러싼 협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다. 그는 이어 “문제는 완제품 칩 공급에만 국한되지 않고, 유럽에서 중국 법인으로 가는 웨이퍼 공급도 포함한다”며, 일본 닛산독일 보쉬 등 기업들이 공급 부족 경고를 내놨다고 덧붙였다다.

“압류 해제는 이뤄졌지만, 기업 구조 복원모회사와의 관계에 대한 협의가 계속 중이다. 이는 완제품 칩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중국 웨이퍼 흐름도 포함한다.” — 리코 루만, ING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대변인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BMW 등 수백 개 회원사를 대표해, 특히 2026년 1분기공급 리스크가 고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다. 그는 “최근 독일 자동차 업계는 강도 높은 대응을 통해 생산을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다”면서도, “정치적 개입으로 촉발된 넥스페리아 부품 공급망 교란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았다. 부품 가용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다.

“최근 생산은 대체로 안정적이었으나, 정치적 개입으로 빚어진 공급망 교란은 근본적 해결에 이르지 못했다. 부품 가용성은 불확실하다.” — VDA 대변인

ING의 루만은 이번 사태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일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 제조업체들이 공급 의존도가 높아 중국의 협상력이 다시 강해 보인다”며, “희토류 때와 마찬가지로 어떤 구매자가 어떤 칩을 공급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완전한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다.


의미와 파장: 전장화 가속기 시대의 ‘작지만 필수적인 칩’ 리스크

이번 사례는 하이엔드 칩이 아닌, 저가·범용 소자공급 불확실성이 전체 산업의 생산 연속성을 흔들 수 있음을 재확인시킨다. 자동차의 전장화·전동화가 가속할수록, 트랜지스터·다이오드·전력관리 IC 같은 기초 칩은 시스템 안정성의 최후 보루로서 중요성이 커진다다. 이러한 칩은 대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증·적합성·공정 편차 등으로 단기간 대체가 어렵다. 따라서 특정 지역에 집중된 조립·테스트(후공정) 병목은 생산 라인 전체를 지연시킬 위험이 있다다.

아울러 정부의 안보·산업 정책기업의 글로벌 운영이 긴밀히 얽히는 국면에서, 법적 개입수출 통제의 상호작용이 공급망 복원력을 좌우할 수 있음이 드러났다. 이번 건에서처럼 일시적으로 조치가 완화되더라도, 기업 구조거버넌스 정비, 그리고 국경 간 물류·허가 절차의 일관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재발 가능성불확실성 프리미엄이 상존한다다.

요약하면, 넥스페리아-윙텍-중국 당국-네덜란드 정부 사이의 다자 간 조율이 실제 출하 복원웨이퍼 흐름 정상화로 이어지지 않는 한, 2026년 1분기 자동차 생산·부품 조달 차질 우려는 잔존한다. 현재의 공개서한은 바로 이러한 병목을 해소하기 위한 즉각 행동 요청의 성격을 띠며, 이해당사자들의 응답 속도가 향후 수주(受注)·가동률에 직접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다.


참고: 관련 타임라인과 맥락

– 9월: 네덜란드 정부, 냉전기 법률을 근거로 넥스페리아에 개입. 이후 중국은 대중 반출 제약 조치로 대응다.

– 10/24~11/1: 보쉬, 완성차업계 등, 부품 부족 위험 경고 지속. 폭스바겐은 단기 생산 유지를 시사하면서도 리스크를 경고다.

– 11/19: 네덜란드 정부, 개입 ‘중단’ 발표. 공급망 정상화 기대가 형성되었으나, 실제 흐름 복원은 난항다.

– 11/28: 넥스페리아, 중국 법인에 공개서한으로 즉시 복원 촉구. 업계 고객사들 “생산 중단 임박” 보고다.


CNBC의 Annika Kim Constantino가 이 보도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