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경쟁당국, 애플 데이팅 앱 수수료 결정 무기한 연기

네덜란드 당국이 애플의 데이팅 앱 수수료와 관련한 최종 판단을 예고 없이 뒤로 미뤘다. 모바일 생태계에서 수수료율 문제는 전 세계 규제기관이 공통적으로 들여다보는 쟁점이어서 이번 조치는 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공정거래·소비자 보호청(Authority for Consumers and Markets·ACM)은 애플(NASDAQ:AAPL)이 자사 앱스토어를 통해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사업자에게 부과해 온 수수료 체계에 대해 기존 예정보다 늦춰진 시점에 결론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현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애플 간에 진행 중인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당 협의가 마무리되면, 그 결과를 토대로 최종 입장을 발표할 예정” – 네덜란드 ACM 공식 성명


배경: EU·ACM 모두 주목하는 ‘수수료율’ 이슈

ACM은 네덜란드 내 소비자 및 기업의 공정한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2013년 출범한 독립 규제기관이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 왔으며, 특히 앱 마켓 내 결제 시스템 강제 여부수수료율의 적정성이 핵심 타깃으로 떠올랐다.

이번 조치의 직접적 배경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관행에 대해 진행 중인 별도 조사 사건이 있다. EC 역시 “앱 제공업체가 자사 결제 시스템 이외 수단을 사용할 수 없도록 압박해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 ACM은 “두 기관이 동일 사안을 이중으로 다루는 비효율을 최소화하기 위해 EC 결과를 먼저 참고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애플, “수수료율 일부 조정” 발표

애플은 성명 발표 직후 “문제 해결을 위해 특정 수수료를 인하했다”고 공개했다. 애플이 제시한 조정안의 세부 수치는 이번 기사에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과거 30% 수준이던 기본 수수료율이 조금씩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 분석: 글로벌 로펌 버클리&애셔의 테크 규제 담당 변호사 마르틴 드브리스는 “EU 디지털 시장법(DMA)이 2024년부터 본격 발효되면서 ‘게이트키퍼’로 분류된 빅테크 기업의 행보가 크게 제약을 받는다”면서 “애플이 자발적으로 수수료를 일부 낮추는 것은 사전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수수료’란 무엇인가? – 용어 해설

앱스토어 수수료는 디지털 결제 중개 서비스 대가로서, 앱 개발자가 소비자에게 유료 콘텐츠·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때 총 매출의 일정 비율을 애플에 지불하는 구조다.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은 30% 요율은 ‘애플 세(Apple Tax)’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스타트업·중소 개발사들은 해당 비용 부담 때문에 서비스 가격을 올리거나 수익성을 낮춰야 한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유럽 내부의 규제 확대 흐름

유럽연합은 2021년 ‘디지털 시장법(DMA)’을 통해 빅테크가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는 사례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이 법은 경제 규모·사용자 수·플랫폼 의존도 등을 기준으로 ‘게이트키퍼’를 지정하고, 이들이 독점적 관행을 고수할 경우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한다. 애플은 2023년 게이트키퍼 6개사 중 하나로 공식 분류됐다.

네덜란드는 그중에서도 ‘앱 결제 자유화’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이다. 2022년 1월 ACM은 데이팅 앱 공급업체가 제3자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애플에 명령했다. 애플은 “보안·프라이버시 우려”를 이유로 거부했다가 1주일 단위로 최대 5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후 애플은 자체 결제 대신 외부 결제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만들었으나, ‘서비스 수수료’ 27%를 추가로 청구해 실질적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향후 전망과 시장 영향

업계 관계자들은 ACM의 최종 결정이 미뤄진 만큼, 단기적으로는 애플과 데이팅 앱 사업자 간 수수료 마찰이 소강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장기적으론 EC 조사 결과에 따라 애플이 새로운 요율 체계를 도입하거나 플랫폼 전반을 개편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애플 매출에서 앱스토어 순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 회계연도 기준 약 19%”라면서 “만약 수수료율이 5%p만 내려가더라도 연간 영업이익이 최소 42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본 수치는 외부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인용한 것으로, 애플 공식 발표가 아니다.

결국 규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애플은 자발적인 요율 인하·결제 시스템 다변화 등 완충 전략을 펼칠 공산이 크다. 반면 중소 개발사는 정책 변경 폭이 미미할 경우, 여전히 ‘디지털 통행세’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ACM의 결정 연기‘단순 보류’가 아닌 ‘EU·ACM 규제 공조’ 수순으로 해석된다. 업계 시선은 이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내놓을 중간보고서와, 그에 따라 애플이 어떤 추가적 ‘조건부 양보’를 제시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애플은 공식 입장에서 “우리는 항상 개발자와 이용자의 최선의 경험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유럽 규정 준수를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반면 데이팅 앱 업계는 EC·ACM 모두가 ‘외부 결제 허용’ 수준에 머물지 말고 ‘실질적 수수료 인하’를 전제로 한 명시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네덜란드 ACM의 이번 연기는 단순 행정 절차 이상으로, EU 전역에 걸친 플랫폼 규제 강화 흐름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 향후 애플·구글·메타 등 주요 빅테크의 수익 모델시장 지배력을 재편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