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6월 소비자물가 3.0% 상승…예상치 부합

[요하네스버그=로이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해, 5월의 2.8%에서 소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와 정확히 일치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준비은행(SARB)이 설정한 물가안정 목표 범위(3~6%)의 하단에 해당한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통계청(Statistics South Africa)이 공개한 이번 수치는 올해 들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한 SARB의 정책 운신 폭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다음 주 예정된 SARB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에서 기준금리(리포금리) 동결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가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전년 대비 3.0% 상승을 예상했고, 결과 역시 동일하게 나와 예측 정확도가 확인됐다.

한 금융기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 하단에 자리하고 있어, 당국이 추가 완화를 검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CPI가 0.3% 상승해 5월의 0.2%보다 확대됐다. 전월 대비 상승 폭이 다소 늘어났음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전반적으로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는 점이 확인되며 금융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중앙은행 목표 범위는 개발도상국 가운데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한다. SARB는 물가 안정과 금융 시스템 건전성 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삼으며, 올해 들어 이미 두 차례(가장 최근인 5월 회의 포함) 리포금리(repo rate)를 인하했다. 리포금리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할 때 적용하는 정책금리다.

리포금리가 하락하면 시중금리가 연쇄적으로 낮아져 가계·기업의 차입 비용이 줄어들고, 이는 소비 및 투자 확대를 통해 경기 부양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과도할 경우 통화량 증가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재차 확대될 우려가 존재한다. 따라서 7월 회의에서 SARB가 완화 정책을 재개할지는 인플레이션 추세와 환율, 글로벌 긴축 기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전망이다.

― 용어 해설 ―
CPI(Consumer Price Index)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재화·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추적해 물가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다. 헤드라인 CPI는 식료품,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포함하므로, 핵심(Core) CPI보다 단기 변동폭이 크다. 리포금리는 ‘Repurchase Rate’의 약자로, 중앙은행이 일정 기간 후 다시 매입(Repurchase)하기로 약정하고 시중은행에 국채를 매도하며 대출해 주는 금리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인플레이션이 3%로 안정돼 있지만, 식료품·에너지 가격의 계절적 변동 가능성, 랜드화 환율 약세, 미국 연준(Fed)의 긴축 기조 지속 여부가 향후 남아공 통화정책의 방향을 좌우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남아공 경제는 전력 공급 불안, 실업률 고공행진 등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 물가가 목표 범위에 머무는 동안 SARB가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 추가적인 통화 완화에 나설지 여부가 투자자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기자 견해
이번 수치는 SARB가 당분간 관망 모드에 들어갈 가능성을 높인다. 3%라는 물가 수준은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카드와 금리 동결 카드 사이에서 정교한 균형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원자재 가격 변동이 재차 불안 요인으로 부상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를 상회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SARB는 ‘데이터 의존적’ 접근법을 고수하며, 물가 안정과 경기 부양의 미묘한 줄타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