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하… 인플레이션 목표 상단 아닌 하단 3% 겨냥

프리토리아발 —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SARB)이 25bp(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7.00%로 내렸다. 동시에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기존 3%~6% 범위의 중간값(4.5%)이 아닌 하단 3%로 실제 운용 기준을 바꾼다고 발표해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레세차 크갱야고(Lesetja Kganyago) 총재는 통화정책발표 기자회견에서 “지금이 그동안 축적된 물가 안정의 성과를 고착화할 때”라고 강조했다. 총재는 수년간 ‘인플레이션 목표 하향’을 주장해 왔으나 재무부가 최종 승인을 미뤄 온 만큼, 사실상 중앙은행이 먼저 행동에 나선 셈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국기

“정책을 바꾼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그러나 결정을 미루는 것 역시 비용이 따르며, 현행 목표를 고수하는 데도 마찬가지로 비용이 존재한다.” — 레세차 크갱야고 총재


■ 재무부의 신중론과 중앙은행 독립성
에노크 고동와나(Enoch Godongwana) 재무장관은 이날 로이터 질의서면 답변을 통해 “중앙은행과의 협의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겠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이달 초 “목표 범위 논의는 서둘러선 안 된다”고 밝혀 왔다. 남아공 헌법은 물가안정을 최우선 책무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하지만, 목표 설정 권한은 재무장관에게 있다.

프리토리아 중앙은행 건물

■ 시장 반응
채권시장은 즉각 호응했다. 만기 2035년 남아공 국채 금리는 발표 직후 하락(가격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하향 고착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다. 스탠다드차터드 은행의 라지아 칸(Razia Khan) 중동·아프리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사실상 남아공이 3% 단일 목표를 채택한 것”이라며 “거시경제적으로 중대한 호재”라고 평가했다.

■ 물가 흐름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5월 2.8%에서 6월 3.0%로 올랐지만 3개월 연속 목표범위(3~6%) 아래였고, 이번 조정으로 ‘목표 하회’가 아닌 ‘목표 달성’ 상태가 된다.


■ 주요 개념 해설

기준금리(Repo Rate)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할 때 적용하는 정책금리다. 금리 변화는 대출·예금금리에 영향을 미쳐 가계·기업의 소비·투자를 조절하고, 이를 통해 물가를 관리한다.

인플레이션 타기팅(Inflation Targeting)예측 가능한 물가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이 미리 목표치를 제시하고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체계다. 범위가 넓으면 유연성이 크지만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고, 범위가 좁으면 신뢰도는 높으나 경기충격 흡수력이 작아진다.

■ 기자 견해·전망

전문가들은 정책 신뢰 회복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실질 금리(명목 금리―기대 인플레이션)가 높아질 가능성이 커 외국인 포트폴리오 유입에도 우호적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목표 조정이 재무부 공식 승인 없이 이뤄졌다는 형식적 절차 문제는 향후 정치권 논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또한 물가가 식료품·전력 요금 등 공급 측 요인에 민감한 남아공 경제 특성상, 지나치게 낮은 목표는 경기 변동폭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구조적 실업률이 30% 안팎에 달하는 상황에서 완화정책 공간이 축소될 우려가 있다.

향후 시장은 9월 중간예산(MTBPS)에서 고동와나 장관이 목표 범위 공식 변경을 명문화할지, 혹은 중앙은행의 ‘사실상 목표’와 별개로 3~6% 구간을 유지할지 주목하고 있다.


■ 요약 데이터
• 기준금리: 7.25% → 7.00%
• 인플레이션(6월): 3.0% YoY
• 인플레이션 목표 운용: 4.5% → 3.0% 선호치로 이동
• 통화정책위원회(MPC): 만장일치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