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투르지, 지분 5.5% 자사주 매각 추진…주가 7% 급락

스페인 최대 민간 가스·전력 회사 중 하나인 나투르지 에너지 그룹(Naturgy Energy Group SA, 티커: NTGY)의 주가가 6일(현지 시각) 장중 한때 7% 급락했다. 회사가 보유하던 자사주(트레저리 셰어) 약 1,930만 주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직접적인 조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 측은 해당 주식을 주당 25.90유로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최대 5억 유로(미화 약 5억7,800만 달러)를 조달하는 계획이다. 이는 전체 지분의 약 5.5%에 해당하며 매각 대금은 “일반적인 기업 목적“(general corporate purposes)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매각은 두 건의 별도 거래로 구분돼 진행된다. 회사는 이같은 구조를 통해 시장 유통 주식수(프리플로트·Free Float)를 늘려 향후 주요 지수 편입 요건을 충족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유럽 주가지수는 일정 수준 이상의 유통주식 비율을 요구하고 있어, 나투르지 주가는 그간 낮은 프리플로트 비중 때문에 지수 편입이 지연돼 왔다.

“유동성 확대와 지수 편입은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에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공급 물량 증가에 따른 희석 효과(딜루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실제로 이날 매각 발표 후 투자자들은 추가 물량 출회에 따른 수급 압박을 우려해 즉각 매도세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주가는 한때 7% 가까이 빠지며 1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 용어 해설 및 배경

트레저리 셰어(Treasury Share)란 기업이 이미 발행해 시장에서 다시 사들인 자기 주식을 말한다. 배당·의결권이 없으며, 회사는 이를 재매각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소각(감자)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활용한다.

프리플로트(Free Float)는 일반 투자자에게 실제로 거래 가능한 유통주 비율을 의미한다. 지수 편입 시 최소 프리플로트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비율이 낮을 경우 주가가 지수 편입 효과(패시브 자금 유입)를 누리지 못한다.

나투르지는 이번 매각 일정·구체적 대상 지수 등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스페인 IBEX 35 및 유럽 대형주 지수 편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해당 정보는 회사 측이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전문가 시각에서 보면, 유동성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분명 긍정적 요인이다. 지수 편입이 성사될 경우 패시브 펀드·ETF 자금이 유입돼 안정적인 수요 기반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각 직후에는 대량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단기 변동성이 불가피하므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관측통들은 발행가 25.90유로가 현재 주가 대비 할인율이 높지 않다는 점, 그리고 매각 대금의 구체적 사용처가 아직 모호하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한다. 반면, 5억 유로라는 조달 규모가 회사 재무구조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는 점은 긍정 요소로 평가된다.

나투르지는 이날 추가 세부 일정·청약 수요예측 결과 등을 포함한 후속 공시를 예고했으나, 구체적인 타임라인은 제시하지 않았다.


■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매각 완료 시점과 실제 유입 자금 규모가 관건이다. 둘째, 유동성 개선 후 IBEX 35·Euro Stoxx 등 주요 지수 편입이 현실화되는지 여부가 장기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향후 회사의 배당 정책·투자 계획·부채 구조 등이 이번 자금 조달에 맞춰 어떻게 조정될지도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