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1분기 매출 ‘깜짝’ 증가…주당순이익도 시장 기대치 웃돌아

나이키(Nike Inc.)가 1분기 실적에서 시장의 낮은 기대를 넘어서는 매출과 이익을 발표하며 회복세 신호를 보냈다.

2025년 9월 3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나이키는 도매채널(wholesale) 재구축과 CEO 엘리엇 힐(Elliott Hill)의 구조조정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매출과 이익 모두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2025 회계연도 1분기(6~8월) 기준 매출 117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110억 달러 하회 전망)와 대조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다.

주목

주당순이익(EPS)은 0.49달러로, 시장 전망치(0.27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주가 역시 시간 외 거래에서 1.5% 상승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부정적 리스크도 경고한다. 잭스 인베스트먼트리서치의 데이비드 바토시아크 애널리스트는 “DTC(Direct-to-Consumer) 채널 부진마진 압박, 그리고 중국 수요 둔화가 여전히 ‘노란불’”이라고 평가했다.

Nike Q1

① 회복세 속 신중한 경영진 발언

힐 CEO는 성명에서 “런닝 등 핵심 스포츠 분야 집중과 혁신적인 제품군 강화로 브랜드 본연의 가치를 회복하겠다”면서도 “모든 스포츠·지역·판매 채널을 동일 궤도로 올려놓기까지 갈 길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주목

매튜 프렌드 CFO 역시 “사업 부문별 회복 시계가 달라 개선 흐름이 직선형(linear)이 되기는 어렵다”면서 “대외 변수 속에서도 통제 가능한 영역 집행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② 경쟁 구도와 시장 점유율 압박

나이키는 스위스 브랜드 ‘온(On)’과 미국 데커스(Deckers)의 ‘호카(Hoka)’ 등 신흥 러닝화 업체에 시장 점유율을 잠식당하고 있다. 특히 ‘신선하다’는 이미지가 강한 두 브랜드는 Z세대 소비자를 흡수하며 나이키의 상징성을 위협해 왔다.

중국 수요 또한 들쭉날쭉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나이키 생산 기지가 집중된 아시아 지역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과된 관세 부담이 여전히 발목을 잡는다. 회사는 해당 관세로만 약 10억 달러의 추가 비용을 예상한 바 있다.

③ 비용·재고·마진 관리 지표

이번 분기 재고는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총마진(Gross Margin)은 42.2%로 전 분기 대비 320bp(3.2%포인트) 하락했지만, 직전 분기의 440bp 급락보다는 낙폭이 완화됐다.

여성 애슬레저 시장을 겨냥한 ‘나이키스킴스(NikeSkims)’ 라인도 9월 공식 출시됐다. 이는 킴 카다시안의 보정속옷 브랜드 ‘스킴스’와의 합작 프로젝트로, 룰루레몬(Lululemon) 등 여성 요가웨어 강자와의 경쟁 구도를 의식한 행보다.

④ 추가 지표

환율 변동을 제외한 고정 환율(c-neutral) 기준 매출은 1% 감소해 달러 강세의 순풍(追風)이 없었다면 매출 감소였을 것임을 시사한다.


전문가 해설: ‘DTC’와 ‘도매’가 의미하는 전략 축

DTC는 제조사·브랜드가 자사 온라인몰·직영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뜻한다. 수익률이 높지만 재고·마케팅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면 도매(Wholesale)는 백화점·스포츠전문점 등에 일괄 공급해 유통을 맡기는 모델로, 점유율 확대에 유리하지만 마진율은 낮다. 나이키는 지난 수년간 DTC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렸으나 최근 재고 부담 해소 및 고객 접근성 측면에서 도매 채널 회복 전략을 병행 중이다.

기자 분석 및 전망

총마진 하락세가 둔화되고 재고가 안정 궤도에 오른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다만 중국 경기 모멘텀이 약화된 상황에서 나이키의 시장 회복이 ‘V자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런닝·농구 등 전통 강세 종목에서 혁신형 플래그십 제품을 얼마나 빠르게 투입하느냐가 내년 실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한 DTC 전략은 브랜드 통제력과 고마진을 제공하지만, 경기 침체 국면에서 소비자 발길이 줄어드는 즉시 리스크가 증폭될 수 있다. 결국 나이키가 도매·직판의 균형제품 혁신 속도를 동시에 잡아내는 것이 중장기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