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중국 시장 성장 겨냥…실외 스포츠 라인업 전면 재정비

NEW YORK/SEOUL – 글로벌 스포츠웨어 업체 나이키(Nike Inc.)실외 레크리에이션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성장 정체 타개에 나선다. 특히 트레일 러닝을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 재편 전략이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2025년 8월 2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나이키는 오는 월요일(현지 시각) 프랑스 샤모니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울트라마라톤 대회 울트라 트레일 뒤 몽블랑(UTMB) 현장에서 ‘ACG 울트라플라이(ACG Ultrafly)’라는 신형 트레일 러닝화를 선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출시 제품은 1989년 첫선을 보인 나이키의 실외 전용 서브 브랜드 ‘ACG(All Conditions Gear)’ 소속이다.

“트레일 러닝을 포함한 핵심 스포츠 분야로 브랜드 초점을 되돌린다”

엘리엇 힐(Elliott Hill) 최고경영자(CEO)의 전략이 반영된 결정이다.


ACG, ‘고프코어(gorpcore)’ 이미지를 벗고 퍼포먼스 영역으로

ACG는 그간 하이킹·자전거용 의류와 소품을 중심으로 패션 트렌드 ‘고프코어’의 상징처럼 소비돼 왔다. ※ 고프코어(gorpcore)는 ‘Good Ol’ Raisins & Peanuts’의 약자 GORP에서 유래해, 기능성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과 섞어 입는 스트리트 패션 흐름을 뜻한다.

그러나 나이키는 이번 론칭을 계기로 ACG를 ‘진지한 퍼포먼스 트레일 러닝’ 플랫폼으로 재정립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대변인 제이 파보네라(Jay Paavonpera)는 “프로 러너 앤서니 코스탈레스(Anthony Costales) 등 계약 선수들이 대회에서 착용해 제품 성능을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실외 레저 수요 폭발…나이키의 ‘긴 호흡’ 전략

중국은 팬데믹 이후 트레일 러닝·산악 하이킹 등 실외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대표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2025년 중국 아웃도어 의류 매출은 두 배, 아웃도어 신발은 65%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나이키는 최근 3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매출 감소를 기록하며 현지 경쟁력 약화가 두드러졌다. 이에 회사는 작년 10월 ACG 조직을 독립 서브 브랜드로 개편하고, 대중매체 전략과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총괄할 책임자로 안젤라 동(Angela Dong) 중국총괄 부사장을 선임했다.

엘리엇 힐 CEO는 6월 실적 발표에서 “13억 인구에게 스포츠와 피트니스 라이프스타일을 전파하는 것이 나이키 중국 최대 기회”라고 언급했다.


업계 경쟁 구도: 살로몬·호카·나이키 삼파전

트레일 러닝 분야에서는 살로몬(Salomon)·호카(Hoka) 등 특화 브랜드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스와츠(David Swartz)는 “호카와 살로몬이 독주하는 판을 깨기 위해 나이키가 ‘반격’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나이키의 세계 스포츠웨어 점유율은 2021년 29%에서 올해 26%로 하락했다. 반면 UTMB 타이틀 스폰서인 호카는 과거 ‘니치 브랜드’에서 주류로 빠르게 성장했다.

업계 컨설팅사 컨슈머 컬렉티브의 공동창업자 제시카 라미레스(Jessica Ramirez)는 “

“호카가 후원하는 대회에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나이키가 ‘자금력’을 과시하며 라이벌의 주목도를 빼앗으려는 의도”

라고 분석했다.


제품 로드맵과 출시 일정

ACG 울트라플라이는 2026년 봄 매장 출시가 예정돼 있으며, 재설계된 ‘ACG 제가마(Zegama)’ 트레일 러닝화도 같은 해 하반기 공개된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지형·기후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쿠셔닝·접지 기술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며 “경량화 니즈에 따라 신발 무게를 300g대 초반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소비·경제 환경 변수

자크스 에쿼티 리서치(Zacks Equity Research)는 “중국 경기둔화·청년 실업률 상승이 소비 위축을 초래해 나이키 실적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8월 22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NKE 주가는 3% 가까이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나이키가 런닝·코어 스포츠로 브랜드를 재집중하고, 실외 레저 시장에서 ‘후발주자 프리미엄’을 창출할 수 있을지가 향후 2~3년 실적의 관건으로 꼽힌다.


용어·트렌드 해설

트레일 러닝은 산악 트레일 및 비포장 길을 달리는 스포츠로, 고도·지형 변화가 크고 자연 환경 변수에 직접적으로 노출된다는 점이 로드 러닝과 다르다.

울트라 트레일 뒤 몽블랑(UTMB)은 최고 난도의 산악 울트라마라톤 대회로, 프랑스 샤모니(Chamonix)~이탈리아 쿠르마이어(Courmayeur)~스위스 트리앙(Trient)을 경유하는 약 170km 코스가 대표적이다.

고프코어(gorpcore)는 아웃도어 기능성 의류를 패션 아이템으로 차용하는 유행을 일컫는다. ‘gorp’는 트레킹 중 먹는 견과·건과류 간식을 의미하는 속어에서 유래했다.

※ 위 해설은 독자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부가 정보이며, 나이키 공식자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