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UJA — 나이지리아 통계청(National Bureau of Statistics, NBS)은 2025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3.13% 성장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수치는 2014년 이후 11년 만에 단행된 GDP 재기준화(rebasing) 결과를 반영한다.
2025년 7월 2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재기준화 후 나이지리아의 명목 GDP는 372조8,220억 나이라(미 달러화 환산 2,436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수도 아부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린스 세팍타 박스웨일 NBS 청장이 직접 설명한 내용이다.
통계청은 해운·어업·항만, 예술·문화, 관광, 전자상거래 등 지난 10여 년간 급성장한 산업을 새로 포함하면서 “경제 구조가 크게 변화했다”라고 밝혔다.
1통계청 관계자는 “해양 산업과 디지털 상거래 부문의 부가가치가 과거에 비해 월등히 커졌기 때문에 재편입이 불가피했다”라고 말했다.
GDP 재기준화란 무엇인가?
GDP 재기준화는 경제 규모를 추산할 때 사용하는 기준연도(base year)와 산업 가중치를 최신화하는 작업이다. 재기준화가 단행되면 통계에 포함되는 산업 범위가 넓어져 이전보다 실제 경제 활동을 더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 2014년 재기준화 당시 나이지리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치고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에 등극했지만, 이후 나이라 가치 하락으로 그 지위를 일정 부분 상실했다.
이번에도 3.13% 성장률이라는 긍정적 지표가 제시됐지만, 전문가들은 환율 문제를 지적한다. 볼라 티누부(Bola Tinubu) 대통령 취임 이후 지속된 나이라 평가절하가 달러 환산 GDP를 압박해, 아프리카 경제 순위에서의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2경제 컨설팅 업체 카든(Carden)의 아데보야 오순데 수석연구원은 “재기준화는 빅데이터 시대에 걸맞은 통계 정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도 “외화 조달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질 성장 체감도가 낮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NBS는 재기준화 과정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orld Bank) 지침을 준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운·항만과 같은 블루 이코노미(Blue Economy)3,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 신산업의 매출·고용이 공식 통계에 편입됐다. 이러한 변화는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파악에도 긍정적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재기준화 이후 첫 분기 성장률이 3%대를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소비·서비스 부문 확장세가 두드러지지만, 원유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산업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또한, 정책금리, 물가 안정, 외환 보유고 등 거시 경제 변수의 동반 개선이 뒷받침될 때 성장 잠재력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통계 개선은 시장 신뢰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재정 적자 축소와 에너지 보조금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오는 4분기 중 전국 인구·산업 센서스를 추가로 시행해 구조 개편 효과를 점검할 예정이다.
주석
1발언은 NBS 청장 기자회견에서 인용.
2로이터 인용.
3블루 이코노미란 해양 자원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경제 활동을 지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