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HIV 치료제 판매 호조를 기반으로 2025 회계연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이 바이오테크 기업의 조정 EPS(주당순이익)는 2.01달러로 전년 동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는 LSEG가 집계한 월가 컨센서스 1.97달러를 소폭 상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 증가한 71억 달러로 애널리스트 추정치와 부합했다. 정규 나스닥 시장에서 100.28달러에 마감했던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약 3% 오른 113.28달러까지 상승했다.
HIV 치료제·예방제 판매가 실적 견인
HIV 제품군은 2분기 매출이 51억 달러로 7%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주목받는 신제품 예즈투고(Yeztugo)는 2024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HIV 노출 전 예방제(PrEP)로, 연 2회만 투여하면 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다.
다니엘 오데이(Daniel O’Day)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
승인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첫 처방이 이뤄졌고 며칠 만에 첫 투약이 진행됐다
”며 “6개월 내 미국 보험사 75% 커버리지, 1년 내 90% 커버리지 달성이라는 목표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예즈투고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 길리어드의 기존 HIV 치료제 포트폴리오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BMO 캐피털 마켓의 애널리스트 에번 시거먼(Evan Seigerman)은 연구 노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예즈투고’ 출시가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한층 고조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포치료·항암제·간 질환 치료제 성적표
길리어드의 세포치료(Cell Therapy) 부문 매출은 4억 8,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회사 측은 “경쟁 심화”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항암제 트로델비(Trodelvy)는 매출이 3억 6,400만 달러로 14% 성장하며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간 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는 7억 9,500만 달러로 4% 감소했는데, 특히 C형 간염(HCV) 치료제가 부진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연간 가이던스 상향…비용 통제 효과
길리어드는 2025 회계연도 조정 EPS 전망치를 7.95~8.2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가이던스는 7.70~8.10달러였다. 또한 2025년 제품 매출 전망치도 283억~287억 달러로 1억 달러 범위 내에서 상향했다.
앤드루 딕킨슨(Andrew Dickinso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
HIV 제품군의 호실적과 지속적인 비용 절감이 전망치를 높인 핵심 요인”
이라고 설명했다.
월가 시각과 투자자 반응
애널리스트들은 연간 EPS를 8.01달러, 연간 매출을 287억 달러로 예상해 왔다. 회사 전망치가 컨센서스를 웃돌면서 주가 역시 사후 거래에서 강세를 연출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길리어드가 세포치료와 간 질환 포트폴리오 부진을 HIV 분야의 압도적 시장 지위로 상쇄하고 있으며, 예즈투고 출시가 장기 성장 모멘텀을 강화할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한다.
용어·배경 설명
PrEP(Pre-Exposure Prophylaxis)란 HIV 감염 위험이 있는 사람이 선제적으로 복용·주사해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예방 전략이다. 기존에는 매일 복용하는 경구 약물이 주류였으나, 예즈투고처럼 연 2회 투여만으로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장기지속형 제형이 등장하며 복약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
EPS(주당순이익)는 기업의 순이익을 발행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조정 EPS는 일회성 비용·수익을 제외해 영업 퍼포먼스를 보다 정확히 반영한다.
종합하면, 길리어드는 HIV 치료·예방제 부문의 강력한 성장세를 기반으로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고, 이에 따라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다만 세포치료와 간 질환 포트폴리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실적 다변화와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가 향후 과제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