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호조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기대감에 뉴욕증시 상승 마감

뉴욕 증시가 주요 지수 모두 상승세로 한 주를 마감했다. S&P500 지수($SPX)은 전장 대비 0.78% 오른 5,382.17포인트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은 0.47% 상승한 40,278.61포인트에, 나스닥100 지수($IUXX)은 0.95% 뛴 19,804.35포인트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동일 만기 기준 9월 E-mini S&P 선물(ESU25)은 0.84%, 9월 E-mini 나스닥 선물(NQU25)은 1.05% 상승했다.

2025년 8월 10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랠리는 견조한 2분기 기업 실적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러 평화협상 가능성, 그리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S&P500 intraday chart

이날 S&P500은 1주일 만에 최고치를, 나스닥100은 사상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실적 시즌이 예상보다 훨씬 양호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과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 그리고 최근 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주목하며 위험자산 선호를 강화했다.

실적발표 움직임도 뚜렷했다. 몬스터 베버리지(MNST)는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예상치를 상회하며 주가가 6% 넘게 급등했고, 익스피디아 그룹(EXPE)은 호실적과 연간 가이던스 상향 조정으로 3% 이상 상승 마감했다. 반면 트레이드 데스크(TTD)는 전망 부진 여파로 38% 폭락했고,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MCHP)는 설비투자 축소 소식에 5% 이상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과 러시아가 헤르손·자포리자 전선 정지 및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루한스크(돈바스)·크림반도 영토 양도를 골자로 한 휴전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해당 보도가 나오자 위험자산 선호가 한층 강화됐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가 “인플레이션이 아직 목표치에서 멀다”며 현행 금리 동결 유지가 적절하다는 발언을 내놓아 다소 매파적 신호를 보냈다. 그럼에도 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p) 인하 가능성을 90%까지 반영하고 있다.

이는 전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말까지 임시 연준 이사로 지명한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이 비둘기파로 분류된다는 점도 한몫했다. 연준 구성 변화와 경제지표 약세는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이고 있다.

Fed rate cut probability

E-mini 선물과 같은 파생상품 용어가 생소할 수 있다. 이는 S&P500, 나스닥100 등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소액 계약형 지수선물을 가리키며, 기관·개인 모두가 레버리지 효과를 활용해 손쉽게 지수 방향성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관세 정책도 화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반도체 수입품에 100% 관세를, 전자제품에는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히고,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대(對)인도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상향했다. 또 “의약품에 대한 추가 관세안을 곧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모든 관세가 시행되면 미국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2025년 15.2%로 급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권시장은 위험자산 랠리 여파로 약세였다. 9월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ZNU25)은 8.5틱 하락했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3.5bp 상승한 4.285%를 기록했다. 반면 미런 지명 소식은 장기금리 상승폭을 다소 제한했다.

유럽 채권수익률도 동반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6bp 오른 2.690%, 영국 길트 10년물은 5.4bp 오른 4.601%로 마감했다. 스와프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9월 25bp 인하 확률을 9%로 반영 중이다.


개별 종목 동향

길리어드 사이언스(GILD)는 2분기 제품 매출 70억5,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69억4,000만 달러)을 상회하고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해 S&P500·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8%).

젠 디지털(GEN)은 1분기 매출 12억6,000만 달러(컨센서스 11억9,000만 달러)를 기록, 연간 매출 전망을 48~49억 달러로 제시하며 7% 이상 올랐다.

애플(AAPL)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추가 1,000억 달러 투자” 언급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 이번 주에만 12% 급등했다.

테슬라(TSLA)는 텍사스 주에서 로보택시 운행 허가를 받으며 2% 넘게 상승했다.

한편, 스위트그린(SG -22%), 트윌리오(TWLO -19%), 굿이어 타이어(GT -18%), 고대디(GDDY -11%), 핀터레스트(PINS -10%) 등은 실적 부진과 전망 하향 여파로 큰 폭 하락했다.

Top gainers and losers

주가와 금리, 관세, 지정학적 변수가 복합적으로 얽히며 향후 시장 변동성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9월 FOMC 전까지 발표될 미 CPI·PPI·고용보고서가 연준의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실적 업사이드정책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처럼 다소 난해한 지표는 명목 채권금리에서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를 차감해 산출하는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로, 금일 2.417%로 1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이 물가 안정 속도를 아직 확신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이 밖에 8월 11일에는 AAON, AST 스페이스모바일, 셀라니즈, 랠리언트, 로이반트 사이언스 등 5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연준의 첫 인하 시점은 9월이 유력하지만, 물가와 임금이 예상보다 더디게 둔화할 경우 11월로 지연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또 미·러 평화협상은 중·장기적으로 에너지·곡물 가격 안정을 통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완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도라는 정치적 걸림돌이 커 합의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관세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미국 제조업 투자 유인을 높이겠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소비자 물가 상승이라는 부정적 파급효과도 불가피하다. 미 국민총소득(GNI)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될 경우, 기업 실적 사이클 역시 하반기부터 조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내수 중심 고배당주리쇼어링(re-shoring) 수혜 제조주를 병행해 방어적·공격적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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