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호조·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뉴욕증시 상승

뉴욕증시는 긍정적인 기업 실적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0.73% 오른 5,287.64포인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8% 상승한 39,492.11포인트,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1.29% 급등한 18,726.45포인트에서 거래를 마쳤다. 선물시장에서도 9월물 E-mini S&P(ESU25)와 9월물 E-mini 나스닥(NQU25) 선물이 각각 0.72%, 1.21% 오르며 현물 지수의 강세를 뒷받침했다.

2025년 8월 7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전장 후반 들어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한 대형주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가 장중 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특히 애플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애플이 미국 내 제조 설비에 1,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직후 5% 급등해 시가총액 상위주 전반의 랠리를 주도했다.

참고로 ‘E-mini 선물’은 CME그룹이 거래소에 상장한 소형 지수선물 상품으로, 표준 계약보다 증거금 규모가 작아 개인 투자자도 접근하기 쉬운 파생상품이다.

기업 실적 모멘텀도 강했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 아리스타 네트웍스(Arista Networks)는 3분기 매출 전망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면서 17% 급등했고, 온라인 데이팅 플랫폼 매치그룹(Match Group)은 3분기 매출 가이던스 호조로 10% 이상 뛰었다. 같은 날 발표된 실적 가운데 ▲아스테라 랩스(+27%) ▲링센트럴(+25%) ▲쇼피파이(+21%) ▲어슈런트(+11%)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Bloomberg Intelligence 집계 기준, S&P 500 상장사의 2분기 순이익은 현재까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즌 개막 전 예상치(2.8%)를 크게 웃돌 뿐 아니라 지난 4년 내 최대 성장률이다. 보고를 완료한 기업(전체의 67%) 가운데 83%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연준의 금리 정책을 둘러싼 기대감 역시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지난주 발표된 부진한 고용·제조업 지표와 전날 예상 밖의 서비스업 활동 둔화로 인해 시장은 9월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95%로 반영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는 “경기가 둔화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연방기금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밝혔고, 연준 이사 리사 쿡도 “7월 고용지표는 우려스럽다”고 언급하며 비둘기파적(완화적) 시그널을 보냈다.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금리 결정 권한을 가진 연준의 통화정책회의로, 통상 연 8회 개최된다.

미국주택금융협회(MBA)에 따르면 8월 1일 주간 모기지 신청지수는 전주 대비 3.1% 늘었다. 주택구매용 신청은 1.5%, 재융자 신청은 5.2% 증가했으며,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금리는 6.83%에서 6.77%로 0.06%포인트 하락했다.

무역·관세 변수도 부각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인도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또 향후 1주일 안에 반도체·제약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예고했으며, 이달 7일 0시 이후에는 대(對)캐나다 관세를 25%에서 35%로, 대(對)세계 최소 관세를 10%로 상향할 계획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15.2%로 상승해, 본격적인 무역전쟁이 발발했던 2024년 이전(2.3%) 대비 6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국채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4.216%로 0.6bp 상승했다. 420억 달러 규모 10년물 입찰의 응찰률(Bid-to-Cover)이 2.35배에 머물러 최근 10차 입찰 평균(2.58배)을 하회하자 매도 압력이 일시 확대됐다. 그러나 유가 하락(-1%)과 연준 인사들의 완화적 발언이 낙폭을 제한했다.

Bid-to-Cover Ratio는 국채 발행 시 응찰 금액(수요)을 발행 금액(공급)으로 나눈 값으로, 2.0배 이상이면 ‘양호’, 2.5배 이상이면 ‘우수’로 평가된다.

유럽 채권금리는 동반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650%(+2.6bp),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526%(+1.0bp)로 마감됐다.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이자 ECB 정책위원인 로버트 홀츠만은 “더 이상의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이유는 없다”며 관망 기조를 시사했다.

해외 주식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유로 Stoxx50 지수는 0.26%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각각 0.45%, 0.60% 상승했다.

개별 종목별 등락 현황*

▲상승 상위 : 아스테라 랩스(+27%), 링센트럴(+25%), 쇼피파이(+21%), 아리스타 네트웍스(+17%), 어슈런트(+11%), 매치그룹(+10%), 글로벌 페이먼츠(+8%), 애플(+5%)

▲하락 상위 : 슈퍼마이크로컴퓨터(-18%), 스냅(-17%), 버텍스(-19%), 코카콜라 유로퍼시픽(-7%), 켐퍼(-21%), 다비타(-9%), 에머슨 일렉트릭(-4%), AMD(-6%)

* 퍼센트는 종가 기준 전일 대비 변동률.

주간 전망 측면에서, 시장은 8월 8일 발표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예상 22.1만건)와 2분기 비농업 생산성(예상 2.0%), 단위노동비용(예상 1.5%)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 9월 인하 기대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95%, 10월 28~29일 회의에서도 68%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 밖에 8월 7일 예정된 실적 발표 기업으로는 엘리 릴리, 콘코필립스, 파커-해니핀,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등 30여 개 종목이 포함된다.

리치 애스플런드 기자는 기사 작성 시점에 언급된 종목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보유 지분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전문가 시각

현재 지수 수준은 연준의 정책 기조·기업 실적·무역 불확실성이라는 세 축이 얽혀 형성된 결과다. 관세 인상은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재상승 압력과 기업 이익률 둔화를 초래할 수 있지만, 동시에 연준의 완화적 대응을 자극해 증시에는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관세가 본격 시행되는 8월 중순 이후까지 실물 지표를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