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부진과 미·EU 무역 불확실성 속 유럽 증시 소폭 하락

【유럽 증시 동향】 유럽 주요 주가 지수가 기업 실적 부진과 미·EU 무역 협상 교착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

2025년 7월 2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그리니치표준시(GMT) 08시 20분 기준 0.3% 내린 544.87포인트를 기록했다. 독일 DAX, 프랑스 CAC40, 영국 FTSE100 등 다른 지역 지수도 일제히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EU 외교관들은 27개 회원국이 미국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 서비스 산업·공공조달 시장에 대한 접근 제한대응 조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양측이 추진해 온 무역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환율·관세가 실적 전망 압박

4~6월 분기에 유로화는 달러 대비 최대 9% 상승하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유럽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를 키웠다.

“명목 성장률과 유럽 기업 매출 증가율을 고려할 때 실적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본다”고 반 란스호트 캠펜(Van Lanschot Kempen)의 수석 투자 전략가 요스트 판 레너스가 말했다.

그는 달러 약세가 곧바로 유럽 기업의 환산 매출 감소로 이어져 실적 전망이 하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학 섹터가 1.5% 하락하며 낙폭을 주도했다. 스위스 향료 업체 지보당(Givaudan)은 스위스프랑 강세 여파로 상반기 매출 전망을 밑돌며 5.8% 급락했다. 네덜란드 페인트 제조사 악조노벨(Akzo Nobel)도 2025년 핵심 이익 전망을 하향하면서 2.5% 떨어졌다.


반도체·바이오·소비재 개별 종목 동향

반도체 업종에서는 미국 NXP가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여파로, 독일 인피니언(Infineon)과 네덜란드 ASML이 각각 3.4%, 2.1% 하락했다.

프랑스 바이오 공정 장비 업체 사토리우스 스테딤(Sartorius Stedim) Biotech은 상반기 실적 발표 후 9.6% 급락하며 STOXX 600에서 낙폭 1위를 기록했다.

스위스 초콜릿 제조사 린트 & 슈프륭글리(Lindt & Sprüngli)는 유기적 매출 성장률 목표를 상향 조정했으나, 영업이익(EBIT) 기대치를 밑돌아 7% 가까이 밀렸다.

반면 영국 푸드케이터링 기업 컴퍼스그룹(Compass Group)은 유럽 프리미엄 식음료 서비스 업체 버마트 그룹(Vermaat Groep)을 부채 포함 15억 유로(약 17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5% 상승, 지수 상승 폭을 일부 상쇄했다.

노르웨이 알루미늄 생산업체 노르스크 하이드로(Norsk Hydro)는 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연간 투자계획 축소 방침을 발표하며 3% 올랐다.

영국 에너지 기업 센트리카(Centrica)는 영국 정부가 380억 파운드(510억 달러) 규모의 사이즈웰 C 원전 건설을 승인했다는 소식에 4.3% 상승했다. 회사는 해당 프로젝트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경제·금융 일정

유럽중앙은행(ECB)이 21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로존 기업들은 성장 전망에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무역 긴장 심화와 비용 상승으로 이익률이 압박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장 마감 후 발표될 SAP의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유럽 최대 기업인 SAP는 클라우드 전환 속도와 비용 구조 개선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번 주에는 유로존 PMI 지표와 ECB 기준금리 결정도 대기하고 있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용어 해설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상장기업을 포함하는 대표적인 주가지수로, 미국의 S&P500에 해당한다.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제조업·서비스업 활동 수준을 0~100으로 나타내며,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이하면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EBIT은 이자 및 세금 차감 전 이익(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으로 기업의 영업성과를 평가하는 대표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