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10월 31일(현지시간)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들이 주도한 매수세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26% 오른 4,300선 중반에서 거래를 마쳤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09% 상승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100 지수 역시 +0.48% 올라 15,000선 부근을 회복했다.
2025년 11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거래된 12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27%, 12월물 E-미니 나스닥100 선물은 +0.44% 올랐다. 선물 시장이 장중 내내 강세 흐름을 유지하면서 현물지수 역시 상승 폭을 유지했다.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직접적인 계기는 메가캡(초대형 기술주) 아마존닷컴의 깜짝 실적이다. 아마존 주가는 +9% 급등하며 대형 기술주 전반을 견인했다. 아마존은 3분기 매출이 $1,801억 7,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1,778억 2,000만 달러)를 상회했고, 4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2,060억∼$2,130억 달러로 제시해 낙관론을 부추겼다.
기술 하드웨어 업체 웨스턴디지털도 1분기(회계연도 기준) 매출이 $28억 2,000만 달러로 컨센서스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주가가 +8% 뛰었다. 이 밖에 트윌리오(+20%), 클라우드플레어(+14%), 코인베이스(+5%) 등이 줄줄이 급등해 기술주 랠리를 확산시켰다.
전체 S&P500 편입 기업 가운데 약 60%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0% 이상이 시장 추정치를 상회했다.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로, 단기적으로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된 경기 지표도 분위기를 거들었다. 10월 MNI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3.8로 전월 대비 +3.2포인트 상승해 시장 예상치(42.3)를 웃돌았다. PMI가 여전히 기준선(50) 이하이지만, 예상보다 개선 폭이 컸다는 점이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
그러나 일부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인사들은 금리 인하 속도에 제동을 걸었다.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노동 시장이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이번 주 25bp(0.25%포인트) 인하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베스 해먹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비슷한 입장을 피력해 추가 인하 기대를 약화시켰다.
시장금리 반영 지표인 연방기금선물(FFR) 선물은 12월 9~10일 FOMC에서 64% 확률로 한 차례(-25bp) 추가 인하를 점치고 있으며, 2026년 말까지 누적 82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노동시장은 크게 둔화되지 않았고, 물가 상승률도 목표치를 크게 웃돈다”. –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한편 무역 변수 측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관세 휴전을 연장하고, 희토류·펜타닐 관세를 완화하기로 합의해 위험선호 심리를 지지했다. 미국은 중국산 펜타닐 관련 제품 관세율을 20%에서 10%로 낮추고, 중국 역시 대두·수수 등 미국 농산물 수입을 재개한다.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의 합법성 여부를 둘러싼 미 연방대법원 구두변론이 11월 5일 예정돼 있다. 하급심은 해당 관세가 ‘비상 권한’ 남용이라며 위법 판단을 내린 상태다. 대법원이 판결을 확정할 경우, 2025년 말~2026년 초 관세 환급 및 행정부 권한 축소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정부 셧다운 장기화 우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은 5주째 이어지며 각종 경제 지표 공개를 지연시키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64만 명의 연방공무원이 임시 해고될 경우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고용·소매판매·산업생산 지표 등이 줄줄이 발표 지연돼 투자자들의 정보 공백이 커지고 있다.
해외 증시는 엇갈렸다. 유럽 대표 지수 유로 Stoxx50은 -0.65%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81% 내렸다. 반면 일본 닛케이225는 +2.12%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 시장 동향
12월물 미 10년물 국채선물 가격은 1틱 하락해 보합권을 나타냈고, 10년물 금리는 4.095%로 0.2bp 내렸다. 주식시장 강세로 안전자산 선호가 약화된 가운데, 인플레이션 기대(10년물 BEI)가 2주 만에 2.312%까지 올라 채권 가격을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베네수엘라 군사시설을 겨냥한 미군 공격설(마이애미 헤럴드 보도)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자 국채는 장중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유럽 국채 수익률도 동반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633%(-1bp),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409%(-1.4bp)로 내려갔다. 같은 날 발표된 유로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 y/y로 전월보다 둔화됐고, 근원물가도 +2.4% y/y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해설
- 베이시스 포인트(bp): 금리 변동폭을 0.01% 단위로 나타내는 금융 용어. 25bp는 0.25%포인트를 의미한다.
- E-미니 선물: 시카고거래소(CME)에 상장된 소형 지수선물로, 증거금 부담이 낮아 개인투자자 거래가 활발하다.
-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BEI): 명목 국채와 물가연동채(TIPS) 금리 차이로 추산하는 시장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
주요 개별 종목 변동
| 종목 | 등락률 | 주요 재료 |
|---|---|---|
| 아마존닷컴(AMZN) | +9% | 3분기 매출·가이던스 ‘어닝 서프라이즈’ |
| 브라이트하우스 파이낸셜(BHF) | +25% | 아쿠아리안 홀딩스 인수 협상설 |
| 트윌리오(TWLO) | +20% | 4분기 매출 전망 상향 |
| 클라우드플레어(NET) | +14% | 연간 매출 전망 상향 |
| 웨스턴디지털(WDC) | +8% | 1분기 매출 컨센서스 상회 |
| 덱스콤(DXCM) | -14% | 연간 마진 전망 하향 |
| 모토로라 솔루션스(MSI) | -5% | 4분기 EPS 가이던스 시장 하회 |
전망 및 기자 해설
필자는 실적 시즌 초반 나타난 양호한 어닝 서프라이즈율이 주가 하방을 단단히 지지할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연준 위원들의 매파 기조와 장기화되는 정부 셧다운이 ‘쌍둥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12월 FOMC까지 매크로 지표 공백이 이어질 경우, 연준 의사결정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단기 랠리 속도 조절과 포트폴리오 방어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