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무역 협상 관망 속 유럽 증시 상승…유로존 CPI 발표 대기

[유럽 증시 동향] 투자자들이 대규모 기업 실적을 소화하는 가운데 유럽 주요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5년 7월 17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독일 DAX 지수는 0.7% 올라 03:15 ET(07:15 GMT) 기준으로 거래됐으며, 프랑스 CAC 40은 1.2% 상승했다. 영국 FTSE 100 역시 0.4% 오르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번 주 내내 시장을 짓눌렀던 가장 큰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EU産(산) 제품에 대한 30% 관세 부과 방침이었다. 해당 관세는 8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으로, 유럽 제조·수출 업계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인터뷰에서 인도와의 무역협상이 “매우 근접”한 단계에 있으며, 유럽과도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같은 시각 EU 무역 수석대표 마로쉬 셰프초비치가 관세 문제 협의를 위해 워싱턴으로 향해, 시장은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도 동시에 반영했다.


기업 실적: 광고·제약·자동차·은행·엔지니어링

목요일에는 유럽 전역에서 굵직한 2분기 실적이 쏟아졌다. 프랑스 광고 대기업 퍼블리시스(Publicis)는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매출을 발표하며 연간 유기적 성장률(Organic Growth)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는 주력 치료제 KisqaliEntresto의 미국 판매 호조 덕분에 2분기 순이익이 24% 급증했다고 밝혔다.

반면 스웨덴 볼보 자동차(Volvo Car)는 관세 압박으로 수요가 둔화되며 2분기 조정 영업이익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노르딕 최대 은행 노르데아 뱅크(Nordea Bank) 역시 정책금리 하락과 시장 변동성을 이유로 순이익이 6% 감소했다.

스위스 엔지니어링 그룹 ABB역대 최고 분기 수주를 기록했다. ※Order Intake: 고객으로부터 받은 신규 발주 금액·물량 미국 내 설비투자 확대와 AI 데이터센터용 제품 수요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대만 TSMC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2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선 스트리밍 대기업 넷플릭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글로벌 기술주의 향방에 추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매크로 지표: 유로존 CPI·영국 임금·설명

투자자들은 이날 발표될 유로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최종치를 주시하고 있다. 예비치 2.0%(전년 동월 대비)와 동일하게 확정될 경우, 5월 1.9%에서 소폭 상승하는 것이다.

CPI는 “Consumer Price Index”의 약자로, 가계가 구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해 인플레이션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채권 금리,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에 직결되기 때문에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한다.

영국에선 5월까지 3개월간 보너스를 제외한 평균 임금이 5.0% 상승해 전망치를 상회했다. 다만 전반적인 고용시장은 둔화 조짐을 보여, 영란은행(BOE)의 금리 경로에 대한 논쟁을 증폭시키고 있다.


원유 시장: 3일 만의 반등

국제유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안정세를 되찾았다. 03:15 ET 기준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0.1% 내린 배럴당 68.44달러,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물은 66.38달러로 거의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중국의 호조 경제지표와 미국의 대규모 재고 감소가 유가를 지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 재고는 390만 배럴 줄어 4억 2,220만 배럴로, 예상치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재고 감소는 정제시설 가동률 상승·공급 타이트닝·수요 회복이라는 세 갈래 요인이 중첩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에너지 섹터 전반의 주가에도 우호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략가들은 “관세 불확실성과 견조한 실적 모멘텀”이라는 상반된 힘이 맞서고 있다고 평가한다. 유럽 증시는 매출의 30~40%를 미국·중국에 의존하는 종목이 많아 보호무역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럼에도 AI·데이터센터·바이오테크와 같이 고부가가치 부문에서 수요가 견조해, 섹터별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후반 발표될 유로존 제조업 PMI 예비치, 미국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주요 빅테크 실적 등에 따라 단기 방향성을 재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과 “무역협상 진전” 중 어느 쪽이 더 빠르게 가시화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은 여전히 헤드라인에 민감하다. 그러나 과거보다 훨씬 분산된 섹터 구조 덕분에, 일부 성장 산업은 관세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할 여력이 있다”라고 유럽계 자산운용사 CIO는 전했다.

결론적으로, 단기적 변동성은 피하기 어렵지만 실적 호조 기업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맞물린 종목에는 수급이 계속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대미 수출 비중이 높고, 관세 부담 전가가 어려운 전통 제조업체는 즉각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투자자들은 향후 몇 주간 이어질 2분기 어닝 시즌글로벌 매크로 이벤트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