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응해 보복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독일·노르웨이 등 유럽 주요 비즈니스 단체 지도자들이 CNBC에 밝혔다. 이들 단체는 미국의 관세 위협이 사실상 경제적·정치적 압박인 만큼, EU가 자국 산업과 무역 이익을 지키기 위해 대응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26년 1월 2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토요일(현지 시각)부터 6개 EU 국가와 함께 영국 및 노르웨이에 대해 2월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EU는 EU-미국 무역 협상(또는 협정 관련 절차)을 일시 중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해당 국가들이 그린란드 관련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면 6월에는 관세를 25%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기업계 인사들의 발언이 잇따랐다. 독일상공회의소(DIHK) 대외무역 책임자인 볼커 트라이어(Volker Treier)는 CNBC에 “모든 EU 무역 방어 수단 — 특히 반강압(anti-coercion) 수단(ACI)을 포함한 — 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ACI 사용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은 우리의 이익이 위험에 처하면 단호히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동시에 사태 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 올레 에릭 알름리드(Ole Erik Almlid), 노르웨이기업연맹(Confederation of Norwegian Enterprise) 최고경영자
“유럽은 미국으로부터조차 협박을 받아서는 안 된다.”
— 베르트람 카블라트(Bertram Kawlath), 독일 기계·설비산업협회(VDMA) 회장
반강압 수단(ACI) 및 관세의 의미
반강압 수단(ACI, Anti-Coercion Instrument)은 EU가 다른 국가의 정치적·경제적 강압에 대응해 상대국의 특정 산업이나 제품에 대해 광범위한 무역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설계된 도구이다. 이는 일종의 보복 관세·수출제한·기타 무역 제재 조치의 결합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정치적 압력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관세(tariff)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특정 품목에 대해 관세율을 높이면 수입가격이 상승해 해당 품목의 수입량이 감소하고 국내 생산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경제적 파급 효과와 산업별 영향
비즈니스 리더들은 2월 1일로 예정된 관세 발효 시 유럽 기업들이 받게 될 충격이 상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상공회의소(British Chambers of Commerce, BCC)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10% 관세 부과는 영국 기업에 처음에 약 60억 파운드(£6bn)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6월에 관세율을 25%로 올릴 경우 손실 규모는 150억 파운드(£15bn), 즉 미화 약 2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집계되었다. BCC의 사무총장 셰번 해빌랜드(Shevaun Haviland)는 “영국은 미국과의 양자 무역에서 영향력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양국 간의 높은 상호 의존성을 지적했다.
또한 도이치뱅크(Deutsche Bank) 애널리스트들은 유럽 국가들이 보유한 방대한 미국 자산이 정책 수단으로서의 이점을 준다고 평가했다. 이는 유럽이 자본·금융 채널을 통해 미국에 압박을 가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이나, 동시에 새로운 관세 부과는 양측 무역 및 투자 축소로 이어져 장기적으로는 상호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독일의 기계·설비 산업은 이미 미국 측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최대 50%의 관세 적용 사례 등)로 인해 불균형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VDMA 회장 카블라트는 “행정·통관 비용 상승으로 많은 거래가 제한되고 있으며, 전체 수출 장비의 절반 이상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책적 선택지와 향후 시나리오
기업계의 요구는 EU가 ACI 같은 강경 수단을 포함한 모든 도구를 검토하되, 실제 사용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ACI는 상대적으로 강력한 제재이므로 사용 시 정치적·경제적 파장도 크다. EU가 실제로 보복 관세나 비관세 장벽을 도입하면 미국과의 무역 감소, 투자 불확실성 확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의 연쇄 반응이 촉발될 수 있다.
가격 영향 측면에서 보면, 미국이 유럽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해당 제품의 미국 내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최종 소비자 물가에 일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EU가 보복 관세를 가할 경우 유럽 소비자와 기업들은 미국산 수입품의 대체재를 찾거나 국내 생산으로의 전환을 모색할 것이며, 단기적으로는 비용 상승과 공급망의 혼란이 나타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경로로 영향을 분석할 수 있다. 첫째, 무역 규모의 축소는 관련 산업의 매출 감소와 고용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투자 흐름의 축소는 미국과 유럽 양측의 자본 수익률과 자산가치에 불확실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셋째,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신뢰 약화는 기업들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여 금융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러한 경로는 산업·국가별로 편차가 크며,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과 자본재 산업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실무적 권고와 전망
기업계의 권고는 EU 집행위원회가 ACI의 적용 가능성과 법적·경제적 파급 효과를 신속히 검토하고, 동시에 외교적 해법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에 집중되어 있다. 실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가능하다: 무역분쟁에 대비한 비상계획 수립, 대체 공급선 확보, 관세 부과 시 영향을 받을 품목의 우선순위 파악 및 보조금·융자 등의 정책적 완충 장치 마련 등이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협상과 외교 채널을 통해 사태의 고조를 피하려는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안은 단지 관세율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압력과 경제적 보복 가능성이라는 복합적 도전이다. 유럽 기업들과 정책당국은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전략적 자율성을 지킬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향후 몇 달간 양측의 행보에 따라 무역·투자·물가 등 광범위한 경제 지표에 실질적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