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하락 여파로 뉴욕증시 대체로 약세 마감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20일(현지시간) 기술주 약세에 눌리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24% 하락해 1주일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나스닥 100 지수-0.58% 떨어지며 2주 만의 저점을 찍었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대형 소매주 강세에 힘입어 소폭(+0.04%) 상승했다.

2025년 8월 2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장중 -0.29%, E-미니 나스닥 100 선물-0.64% 내렸다. 미국 장 마감 이후에도 선물시장의 약세 기조가 이어진 셈이다.

◆ ‘매그니피션트 세븐’과 반도체주 동반 부진

시장을 끌어내린 주역은 일명 ‘매그니피션트 세븐(Magnificent Seven)’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였다. 애플,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주가는 각각 1% 이상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0.79%), 메타 플랫폼스(-0.50%), 엔비디아(-0.14%)도 모두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도체 업종 역시 동반 하락했다. 인텔은 -6% 급락하며 S&P 500과 나스닥 100 편입 종목 중 낙폭 1위를 기록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3% 이상), ARM 홀딩스(-2% 이상) 등 주요 칩 제조사 주가가 줄줄이 떨어졌다. 브로드컴, 마벨 테크놀로지, 램리서치도 1% 넘게 하락해 지수 전반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매그니피션트 세븐’은 미국 시가총액 상위 IT·플랫폼 기업 7곳을 지칭하는 신조어로, 2024년 이후 시장 상승을 주도해 왔다. 반면 이들 종목이 동반 조정을 받을 경우 시장 전체에 미치는 충격도 그만큼 크다는 점이 이날 다시 확인됐다.

◆ 실적 경고 이어진 소매·생활소비재 업종

종목별 악재도 연달아 터졌다. 타깃(Target)은 연간 매출이 ‘한 자릿수 중·저(低) 구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해 주가가 -6% 넘게 빠졌다. 에스티로더(Estée Lauder) 역시 2026 회계연도 조정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를 시장 예상치($2.16)보다 낮은 $1.90~$2.10으로 제시하면서 -3%대 하락을 기록했다.

가구업체 라지보이(La-Z-Boy)는 1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실망스럽게 제시하며 -12% 급락했고, 건축자재 업체 제임스 하디(James Hardie) 주가는 실적 부진 여파로 -34% 폭락했다.

반면 월마트(Walmart)는 다음 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동일점포 매출 호조’ 기대감이 부각되며 +1% 상승, 다우지수 지탱에 일조했다. 아날로그 디바이시스(ADI)는 3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상회하며 +6% 급등, S&P 500 상승 종목 1위에 올랐다.

◆ 경제지표·연준 의사록, 긴장감 키워

주택시장 경기를 가늠하는 MBA 주택담보대출 신청지수는 8월 15일 주간 -1.4% 후퇴했다. 30년 고정금리 평균 모기지 금리는 6.68%로 전주 대비 0.01%포인트(1bp) 상승했다.

같은 날 공개된 7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다소 매파적(hawkish)’으로 평가됐다. 다수 위원은 ‘노동시장은 견조한 반면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9월 FOMC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84%로, 추가 인하를 점치는 10월 회의 확률을 55%로 각각 낮춰 반영했다.

채권시장은 안전자산 선호에 소폭 상승했다. 9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은 3틱 올랐고, 현물 10년물 금리는 1.5bp 내려 4.291%를 기록했다. 다만 20년물 160억 달러 입찰에서 응찰률(bid-to-cover) 2.54로 최근 10차 평균(2.60)을 밑돌며 강세 폭이 제한됐다.

*용어 풀이:E-미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소액 투자자를 위해 내놓은 주가지수 선물이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은 물가 연동 국채와 명목 국채 간 금리 차로, 향후 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지표다. ‘Bid-to-cover’는 국채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수요가 견조함을 의미한다.

◆ 지정학·통상 변수도 촉각

시장 참여자는 이번 주 내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평화 협상 진전 및 미국발 추가 관세(타리프) 발표 여부에 집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철강·알루미늄이 포함된 400여 개 소비재에 대한 관세 확대를 단행한 데 이어, 향후 반도체(칩)에도 최대 300%의 고율 관세를 예고했다.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했지만, 인도에서 수입하는 제품에는 러시아산 원유 거래를 이유로 관세율을 50%로 두 배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조치가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15.2%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 해외 증시·경제

유럽 증시는 소폭 약세를 보였다. 유로 Stoxx 50 지수는 0.20% 하락했으며, 영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6.8bp 급락해 4.672%에 마감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며 +1.04% 상승했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엔화 강세 우려 속에 -1.51% 하락했다.

경제지표 측면에서 영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8% 상승해 시장 예상치(3.7%)를 상회, 1년 반 만의 최대폭을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 금리선물은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7%로 낮게 반영하고 있다.

◆ 이번 주 일정 체크포인트

미국에서는 22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2만5천 건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발표되는 8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는 15.9에서 6.7로 둔화, 8월 S&P 제조업 PMI는 49.8로 보합이 전망된다. 23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와이오밍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경제전망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 개별 종목 이슈 요약

아날로그 디바이시스: 3분기 매출 28억8,000만 달러로 예상치(27억6,000만 달러) 상회, 주가 +6% 급등.
허츠 글로벌 홀딩스: 아마존 오토스를 통한 중고차 판매 계획 보도 후 +6%.
TJX 컴퍼니즈: 3분기 동일점포 매출 +4%(예상 +3.09%)로 상향, 주가 +2%.
데이포스: 사모펀드 토마 브라보가 주당 70달러에 인수 협상 중이라는 보도에 +2% 상승.

◆ 향후 실적 발표 일정(8월 21일)

인튜이트, 루이지애나-퍼시픽, 로스 스토어스, 월마트, 워크데이, 줌커뮤니케이션즈 등이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본 기사의 저자 리치 애스플런드는 2025년 8월 21일 기준, 언급된 종목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보유 지분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