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약세에 뉴욕증시 하락 마감

S&P 500 지수와 나스닥 100 지수가 8월 30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64% 내린 5,059.27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20% 떨어진 38,683.95에,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 100 지수는 -1.22% 하락한 17,714.59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2025년 9월 2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0.68%,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31% 떨어지며 현물시장의 약세 흐름을 반영했다.

이날 증시를 끌어내린 직접적인 원인은 반도체·컴퓨터 하드웨어 섹터의 급락이다. 마벨 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는 2분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14억 9,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15억 2,000만 달러)을 밑돌았다는 소식에 -18% 폭락했다.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 역시 인공지능(AI) 서버 부문의 수익성 둔화 우려로 -8% 넘게 밀리며 컴퓨터 하드웨어 업종 전반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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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 지표 악화와 물가 부담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킨 것은 경제 지표다. 8월 MNI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보다 5.6포인트 급락한 41.5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 46.0을 큰 폭 하회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잠정치 58.6에서 확정치 58.2로 하향 조정됐다.

물가 측면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근원 PCE 물가상승률이 7월 전년 동월 대비 2.9% 올라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근원 PCE(Core PCE)는 개인소비지출지수에서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값으로, 연준의 2% 물가 목표치와 직접 비교된다.

긍정적 요인도 상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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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개인소비는 7월 전월 대비 0.5% 증가하며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같은 달 개인소득도 0.4% 늘어나 미 가계의 소비 여력이 견조함을 시사했다. 연준 내 비둘기파 인사들의 완화적 발언도 주목됐다. 크리스토퍼 월러(Fed 이사)는 “노동시장 악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9월 회의에서 25bp(0.25%p)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밝혔고, 메리 데일리(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역시 “머지않아 정책을 재조정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발 관세 변수

무역정책 측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세 보복을 이유로 반도체·첨단기술 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와 수출 규제를 경고했다. 그는 지난주에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확장해 모터사이클·자동차 부품 등 400여 개 소비재에 적용했고, 8월 6일에는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문제 삼아 관세율을 25%에서 50%로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조치가 모두 시행되면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올해 2.3%에서 15.2%로 급등할 것으로 추정했다.

금리·채권시장 동향

연방기금선물(Fed Fund Futures) 시장은 9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88%로, 10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55%로 각각 반영 중이다. 같은 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2.4bp 오른 4.227%를 기록했다. 독일 10년물 번드 수익률도 2.9bp 상승한 2.724%로 마감했다.

유럽에서는 독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EU 기준)가 전년 대비 2.1% 상승해 예상치(2.0%)를 소폭 상회했으며, 7월 소매판매는 1.5% 감소해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실적 시즌 점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구성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해 어닝 시즌 개시 전 예상치(2.8%)를 크게 웃돌았다. 82%의 기업이 이익 전망을 상회하며 4년 만에 가장 견조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주요 종목별 등락

반도체주는 마벨 테크놀로지 (-18%)를 비롯해 램리서치 (-4%), 엔비디아·브로드컴·AMD (각 -3%대) 등이 동반 하락했다. ARM, ASML,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도 2% 이상 밀렸다.

미용제품 유통사 울타 뷰티는 소비자 지출 둔화 우려를 경고하면서 -7% 급락했다. 산업재 대장주 캐터필러는 연간 18억 달러 규모의 관세 부담을 경고하며 -3% 하락, 다우 지수를 압박했다.

반면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데스크(+9%), AI 칩 설계사 암바렐라(+16%), 핀테크 기업 어펌 홀딩스(+10%) 등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급등했다. 헬스케어 섹터에서는 몰리나 헬스케어, 유나이티드헬스, 엘리번스 헬스 등이 2~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근원 PCE(Core PCE) : 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Price Index에서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지표다.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 시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2%를 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MNI 시카고 PMI : 미드웨스트 지역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를 대상으로 경기 동향을 조사한 지수다.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Fed Fund Futures :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파생상품으로, 향후 연방기금금리(미 기준금리) 예상치를 시장 가격에 반영한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여자들은 “소비지표는 견조하지만 물가·관세 리스크가 상존해 연준의 정책 경로가 불확실하다”고 평가한다. 기술주에 집중된 조정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일부 해소할 수 있으나, 향후 실적과 금리·무역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와 소비 회복세가 완충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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