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밸류에이션 우려와 영국 경기 부진에 유럽 증시 하락

유럽 증시가 금요일 장 초반 약세를 보였다. 인공지능(AI)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기술주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이 재부각되며 위험자산 선호가 위축된 영향이다. 한국 시각 기준 08:35 GMT(미 동부 03:35)에 DAX-1.0%, CAC 40-0.6%, 영국 FTSE 100-0.6% 하락했다.

2025년 11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 미국 증시의 늦은 시간대 매도세가 유럽과 아시아로 확산하며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 특히 Nvidia(나스닥: NVDA)의 3분기 호실적 발표에도 AI 주도 밸류에이션 버블에 대한 경계가 커진 점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기술 밸류에이션 우려로 투자심리 악화
세계 시가총액 1위로 지목된 Nvidia 주가는 목요일 장중 한때 5% 넘게 상승했지만, 마감으로 갈수록 매물이 출회되며 -3.2% 하락 마감했다. 이날 하루에만 시가총액이 약 4,000억 달러 가까이 흔들리는 대규모 변동성을 기록했다. 유럽 기술주 전반에도 충격이 전이됐다. 네덜란드 반도체 패키징 장비 업체 BE Semiconductor Industries(AMS: BESI)ASM International(AMS: ASMI)가 장 초반 4%~5% 하락했고, 핵심 노광장비 업체 ASML(AMS: ASML)-4.5% 밀리며 약세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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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수치 요약
– DAX: -1.0% / CAC 40: -0.6% / FTSE 100: -0.6% (08:35 GMT 기준)
– Nvidia: 종가 -3.2%, 장중 고점 대비 급락, 시총 변동 약 4,000억 달러
– BESI·ASMI: -4%~-5%, ASML: -4.5%


영국 예산 발표 앞둔 경기 약세 신호
다음 주 예산안 공개를 앞두고 영국의 거시 지표가 취약함을 드러냈다. 10월 영국 소매판매-1.1% 하락해 5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임금 상승 둔화와 가격 민감도 지속으로 소비 여건이 압박받는 가운데, 정부 재정도 동반 약화했다. 영국의 10월 순차입174억 파운드(£17.4bn)로, 150억 파운드 예상치를 상회했으며, 통계 집계 이래 10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 중 하나로 기록됐다.

레이트 철학을 강조해온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다음 주 수요일 예산을 발표할 예정이다. 스티펠(Stifel)은 이번 예산이 2024년 총선 공약의 제약과 확대되는 재정 격차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만큼, 수십 년래 가장 정치적으로 난해한 예산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 뉴스: 유비소프트, 배브콕, 베올리아
유럽의 3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 프랑스의 유비소프트 엔터테인먼트(EPA: UBIP)2분기 순부킹스(net bookings)가 자체 가이던스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중국 텐센트10억 유로(약 12억 달러) 투자로 부채 축소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의 배브콕 인터내셔널(LON: BAB)방위비 증대 추세에 힘입어 성장세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연간(회계연도) 목표를 유지했다. 한편 프랑스의 베올리아(EPA: VIE)는 미국의 유해 폐기물 처리기업 클린 어스(Clean Earth)3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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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주간 흐름과 지정학 변수
원유는 금요일 추가 하락했다. 브렌트유 선물-1.3% 하락한 배럴당 62.55달러, WTI 선물-1.5% 하락한 58.11달러를 기록했다. 두 계약은 주간 기준 3% 이상 하락이 유력해 보이며, 직전 주의 상당 부분 반등을 반납할 전망이다. 시장은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평화안 가능성으로 공급 확대 시나리오를 재평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은 전쟁 3년 차에 접어든 분쟁 종식을 위해 평화 계획을 추진 중이며, 러시아 주요 산유기업인 로스네프트루크오일에 대한 제재가 이날 세션 후반 발효될 예정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미국과 러시아가 공동 작성한 28개 항 평화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향후 며칠 내 통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평화안에 동의할 경우, 유가에 반영되어 온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의 상당 부분이 제거될 수 있다는 평가다.

참고: 해당 섹션의 원제목이 원유의 주간 상승을 시사하지만, 본문 수치 및 서술은 주간 하락 전망을 전하고 있다. 투자자는 제목과 본문 간 괴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용어 해설: 투자자 이해 돕는 핵심 개념
밸류에이션 버블: 이익, 현금흐름, 성장률 등 펀더멘털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격이 과도하게 높아진 상태를 의미한다. AI 수요 기대가 실적 개선을 상회할 때 발생 위험이 커진다.
순부킹스(Net Bookings): 게임 업계에서 특정 기간 동안 고객이 구매한 디지털 콘텐츠·서비스의 총 예약 매출을 뜻한다. 실제 인식 매출과 시차가 있을 수 있어 성장 추세 파악에 유용하다.
소매판매 지표: 가계의 소비 흐름을 보여주는 월간 지표로, 물가·임금·신뢰지수와 함께 내수 경기를 진단하는 핵심 변수다.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 전쟁·제재 등 공급 차질 우려가 상품 가격에 추가 가산되는 부분이다. 분쟁 완화 기대가 커지면 프리미엄이 축소되어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시장 함의와 전망
첫째, 유럽 기술주밸류에이션 재평가 국면에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Nvidia 실적은 견조했으나, 주가 반응의 급격한 반전은 기대치가 이미 높았음을 시사한다.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장비주 중심의 피로 누적이 관측되며, 실적-주가 괴리 축소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영국에서는 소매판매 둔화재정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 예산 정책의 운신 폭이 제한될 전망이다. 차입 확대는 금리 레벨과 조달비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리브스 장관의 예산은 성장 지지재정건전성 사이의 정책 트레이드오프를 정교하게 조율해야 한다.

셋째, 원유시장지정학 변수라는 헤드라인 리스크에 좌우되는 가운데, 평화안 이슈로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부 소거될 경우, 이후에는 재고, 수요 계절성, OPEC+ 정책기초 체력에 초점이 재이동할 수 있다. 단, 제재의 실제 이행 강도와 합의 이행 가능성은 정책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는다.

결론적으로, 유럽 증시는 AI 고밸류에이션 조정, 영국 재정·소비 둔화, 원유 지정학 이슈라는 세 축이 동시에 작용하며 방어적 포지셔닝을 요구하는 국면이다. 지수 변동성 확대 속에 종목·섹터별 실적 가시성현금흐름 질에 대한 선별이 중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