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매도 여파로 뉴욕증시 하락 마감…반도체·컴퓨터 하드웨어주 급락

뉴욕증시가 29일(현지시간) 기술주 매도세에 눌리며 일제히 하락했다. S&P 500지수(티커: SPX)는 전장 대비 -0.64% 떨어졌고, 다우존스 산업지수(DOWI)는 -0.20%, 나스닥100지수(IUXX)는 -1.22% 각각 밀렸다. 실물 인덱스를 추종하는 ETF인 SPY·DIA·QQQ도 비슷한 폭으로 내렸다.

2025년 9월 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68%,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31% 하락하며 정규장 약세를 선반영했다. 특히 반도체·AI 서버 관련 종목이 급락장을 주도했다.

대표적으로 마벨 테크놀로지(MRVL)가 2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이 시장 예상치(15억2,000만 달러)를 밑돈 14억9,000만 달러에 그쳤다는 소식에 -18% 폭락,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큰 부담을 안겼다. 델 테크놀로지스(DELL) 역시 AI 서버 부문의 마진 압박을 공개하며 -8% 후퇴, 컴퓨터 하드웨어 업종 전반에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주목

지표·정책: 인플레이션 고착화와 소비 회복의 엇갈림

장중 발표된 8월 MNI 시카고 PMI는 41.5로 전달 대비 5.6포인트 급락하며 예상치(46.0)를 크게 하회했다. 여기에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8월 최종치)도 58.2로 하향 수정돼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반면 7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5% 증가하며 4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 미국 소비의 견조함을 재확인시켰다. 같은 달 개인소득도 0.4% 늘어 시장 기대치와 일치했다.

“핵심 PCE 물가가 전년 대비 2.9%로 5개월 만에 최고치에 올라 연준 목표치(2%)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

핵심 PCE는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물가 압력이 꺾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소비가 탄탄하다는 사실은 정책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


연준 인사들의 완화적 코멘트

그러나 시장은 연준 고위 인사들의 ‘비둘기파적(완화) 발언’에 일부 안도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노동시장 약화 위험을 고려할 때 9월 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조만간 정책을 재조정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연방기금선물(FedWatch)에 따르면, 9월 17일 FOMC에서 25bp 인하 확률은 88%, 10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 확률은 55%로 반영됐다.


정책 불확실성 ②: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을 겨냥한 외국의 ‘디지털 서비스세’에 대응해 첨단기술·반도체 수출 제한과 추가 관세를 경고했다. 지난주에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소비재 400여 품목으로 확대했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유예도 11월까지 90일 연장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지난해 2.3%에서 15.2%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섹터·종목별 움직임

반도체주: 마벨 급락 여파로 Lam Research -4%, Nvidia·AMD·Broadcom -3% 이상 동반 하락. ARM·ASML·Applied Materials·KLA·Intel·Onsemi·Micron 역시 2% 이상 떨어졌다.

컴퓨터 하드웨어주: 델 -8% 외에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 -5%, HP 엔터프라이즈(HPE) -2%.

소비 관련주: 울타 뷰티(ULTA) -7%, 달러 제너럴(DG) -2%.

산업재: 캐터필러(CAT) 관세 부담 최대 18억 달러 경고에 -3%.

암호화폐 연관주: 비트코인 가격이 7주 최저치로 밀리며 갤럭시 디지털 -4%, 코인베이스·마이크로스트래티지 -1% 이상.

상승주도 존재: 오토데스크(ADSK) +9%, 암바렐라(AMBA) +16%, 어펌(AFRM) +10%, 센티넬원(S) +6%, 펩시코의 지분 확대 소식에 셀시우스 홀딩스(CELH) +5%.

헬스케어 보험주는 방어적 매력이 부각되며 상승 전환했다. 몰리나 헬스케어(MOH) +3%, 유나이티드헬스(UNH) +2% 등.


국채·글로벌 금리 동향

미 10년물 T-노트(9월물)는 2.5틱 하락, 수익률은 4.227%로 2.4bp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 2.724%(+2.9bp), 영국 10년물 길트금리 4.722%(+2.2bp) 등 유럽 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독일 8월 CPI(조화기준)는 전년 대비 2.1%로 예상치(2.0%)를 소폭 상회, 유로존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재확인했다. 실업자 수는 오히려 9,000명 줄어 견조한 노동시장을 시사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제조·서비스업 구매관리자들의 설문을 통해 경기 확장(50 이상)·수축(50 이하)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다.

*Core PCE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로,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 시 가장 중시한다.

*베이시스포인트(bp)는 0.01%p를 의미한다. 25bp 인하는 정책금리를 0.25%p 낮추는 것이다.


기자 해설: 시장 영향과 향후 체크 포인트

반도체·AI 서버주의 차익 실현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그러나 미 소비가 견조하고 연준이 ‘보험성 인하’를 시사하고 있어, 단기 변동성은 확대되더라도 중기적 조정 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인플레이션 재확산이 동시 노출될 경우, 4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다시 하향 조정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9월 FOMC 전까지 발표될 9월 초 고용보고서, 8월 CPI가 금리 인하 속도·폭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인 만큼, 투자자들은 경기·물가·정책의 3박자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