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3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기술주 매도세가 거세지며 일제히 하락했다. 대표 지수인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64% 내린 5,098.32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20% 떨어진 39,092.3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1.22% 급락한 17,972.54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8월 31일, 나스닥닷컴이 전한 바에 따르면 동일 만기 선물에서도 약세가 이어져 9월물 E-mini S&P 500 선물은 0.68% 하락했고, 9월물 E-mini 나스닥 선물은 1.31% 미끄러졌다.
기술 섹터 충격이 하락장을 주도했다. 반도체 업체 마벨 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는 2분기 데이터센터 매출(149억 달러)이 시장 기대(152억 달러)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18% 폭락했다.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도 AI 서버 부문의 이익률 축소가 확인되며 8% 넘게 밀려 컴퓨터 하드웨어주 전반의 약세를 이끌었다.
또한 MNI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모두 예상치를 하회한 데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7월 근원 PCE 물가가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전년 대비 2.9%)으로 상승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됐다.
한편 호재도 있었다. 7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5% 증가해 4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 견조한 소비 여력을 확인했다. 미시간대의 1년·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각각 4.8%, 3.5%로 하향 수정됐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잇따라 금리 인하 필요성을 시사해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가 부상했다.
주요 경제지표
• 7월 개인소득 +0.4% (예상치 부합)
• 7월 근원 PCE +2.9% y/y (전월 2.8%)
• 8월 MNI 시카고 PMI 41.5 (예상 46.0)
•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 58.2 (예상 58.6)
“근원 인플레이션이 2%에 근접하고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된 만큼 노동시장 악화를 막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 ―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무역정책 변수
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국가에 대한 보복으로 최첨단 기술 및 반도체에 새로운 관세와 수출 제한 조치를 경고했다. 앞서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400여 개 소비재까지 확대했으며, 인도산 제품에는 최고 50%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88%로, 10월 28~29일 추가 인하 가능성을 55%로 각각 반영 중이다.
실적 시즌
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S&P 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9.1% 증가할 것으로 집계돼, 시즌 전 예상치(2.8%)를 크게 웃돌고 4년 만에 최대폭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미 95% 이상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으며, 그중 약 82%가 시장 추정치를 상회했다.
글로벌 증시·채권시장 동향
유럽 유로 Stoxx 50은 0.83% 밀려 2주 최저치로 후퇴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7% 상승, 일본 닛케이 225는 0.26% 하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2.4bp 오른 4.227%를 기록했다. 같은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2.9bp 상승한 2.724%였다. 독일 8월 CPI가 예상(2.0%)을 넘는 2.1%로 발표되면서 유럽채권 가격이 하락했다.
ECB(유럽중앙은행) 1년·3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각각 2.6%, 2.5%로 집계돼 목표치(2%)를 상회했지만 시장은 9월 11일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2%로 낮게 평가하고 있다.
종목별 흐름
• 반도체: 마벨 ‑18%, 램리서치 ‑4% 이상, 브로드컴·엔비디아·AMD ‑3% 이상, 인텔·클래 등 다수 2% 이상 하락.
• 컴퓨터 하드웨어: 델 ‑8% 이상, 슈퍼마이크로컴퓨터 ‑5% 이상,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 ‑2% 이상.
• 소비재: 울타뷰티 ‑7% (소비 둔화 경고), 캣터필러 ‑3% (관세 비용 최대 18억 달러 전망), 달러제너럴 ‑2% (비용 압박 경고).
• 암호화폐 관련: 비트코인 가격 7주 최저치로 Galaxy Digital ‑4% 이상, 코인베이스·마이크로스트래티지 ‑1% 이상.
• 강세주: 오토데스크 +9% (매출 호조), 암바렐라 +16% (가이던스 상향), 어펌 +10%, 센티넬원 +6%, 펩시코 지분 확대 이슈에 셀시어스 +5%.
• 헬스케어: 몰리나헬스케어 +3% 이상, 유나이티드헬스 +2% 이상 등 managed care 업종 전반 강세.
향후 일정
9월 2일 실적 발표 예정 기업은 Academy Sports & Outdoors, HealthEquity, Signet Jewelers, Zscaler 등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근원 PCE 물가지수: 개인소비지출(PCE) 중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지수로, 연준이 물가 목표를 판단할 때 가장 중시하는 지표다.
• FOMC: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약자로, 미국 기준금리(FFR)를 결정하는 연준 내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 연방기금선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파생상품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 재고조와 무역정책 리스크, 그리고 9월 FOMC에서의 실제 금리 결정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발표될 8월 고용보고서와 CPI(소비자물가지수)가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