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대 지수 동반 약세, 반도체·컴퓨터 하드웨어 급락
2025년 8월 3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S&P 500이 -0.64%,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0.20%,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100이 -1.22%를 기록하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0.68% 내렸고,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31% 떨어지는 등 선물시장 역시 약세 흐름을 보였다.
■ 반도체·AI 서버 실적 경고가 투심 악화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가 대거 매도 압력에 직면했다. Marvell Technology는 2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이 시장 전망(15억2,000만 달러)을 밑돌자 -18% 폭락했고, 이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Philadelphia Semiconductor Index)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Dell Technologies 역시 AI 서버 부문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8%대 급락, 컴퓨터 하드웨어 섹터 전반을 끌어내렸다.
■ 거시지표 부진·인플레이션 재확인으로 추가 낙폭
투자심리는 실물·심리지표 악화에 한층 위축됐다. 8월 MNI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Chicago PMI)는 41.5로 전월 대비 5.6포인트 급락해 예상치(46.0)를 크게 하회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잠정치 58.6에서 58.2로 하향 수정됐다. 여기에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7월 근원 PCE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9%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물가 끈적임(sticky inflation)’ 우려가 재차 부각됐다.
“기저 인플레이션이 2%에 근접하고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만큼, 노동시장 둔화 위험 관리를 위해 지금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적기다.” —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 연준 인사들의 비둘기파적 발언이 낙폭 제한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연준 이사는 9월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메리 데일리(Mary Daly)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도 “머지않아 정책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같은 발언은 금리 선물시장을 자극해 9월 회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88%까지 높였으나, 단기적으로 주가를 지탱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소비는 견조, 그러나 관세 리스크 상존
7월 개인소비지출(Personal Spending)은 전월 대비 0.5% 증가해 4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 미국 소비의 견조함을 재확인시켰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세에 대한 보복으로 첨단 기술·반도체에 추가 관세를 예고하고, 이미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소비재 400여 종으로 확대 적용하면서 기업 실적과 비용 구조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조치가 시행될 경우 평균 미국 관세율이 15.2%로 뛰어오를 것으로 추정한다.
■ 유럽·아시아 증시 혼조, 독일 물가·실업 호조에 국채 금리 상승
유럽 Stoxx 50 지수는 2주 만의 최저치인 -0.83% 하락세를 기록한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7% 상승했다. 독일 8월 CPI는 2.1%로 예상을 상회했고, 실업자 수는 9,000명 감소해 고용시장의 탄탄함을 입증했다. 이에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724%로 2.9bp 상승했다.
■ 미 국채·스왑 시장 동향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4.227%로 2.4bp 올랐다. 근원 PCE 재상승에 따른 매도세가 우세했으나, 월러 이사의 비둘기파적 발언과 미시간대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이 일부 손실을 상쇄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금리 선물은 9월 11일 -25bp 인하 가능성을 2%만 반영하고 있어, 미·유럽 중앙은행의 방향성이 엇갈릴 가능성도 주목된다.
■ 개별 종목: 낙폭·상승폭 Top & Bottom
- Marvell Technology -18%: 데이터센터 매출 부진
- Dell Technologies -8%: AI 서버 매출총이익률 하락
- Ulta Beauty -7%: 소비자 지출 둔화 우려 경고
- Caterpillar -3%: 관세로 최대 18억 달러 비용 부담 경고
- Autodesk +9%: 2분기 매출 예상 상회 및 3분기 가이던스 상향
- Ambarella +16%: EPS 서프라이즈 및 2026년 성장률 전망 상향
- Affirm +10%, SentinelOne +6%, Celsius Holdings +5%: 실적 개선·지분 확대 호재
■ 비트코인 급락 여파
암호화폐 노출주 또한 약세였다. 비트코인 현물가격은 7주 저점으로 밀렸고, 이에 Galaxy Digital -4%, Coinbase Global -1% 등 관련 종목이 동반 하락했다.
■ 용어 풀이
MNI Chicago PMI는 시카고 지역 제조업체 경기를 50을 기준으로 확장·수축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다.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로,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 시 가장 중요하게 참고한다. Fed Funds Futures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연방기금금리 선물로, 시장이 예상하는 정책금리 경로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 향후 일정 및 실적 전망
9월 2일에는 Academy Sports & Outdoors, HealthEquity, Signet Jewelers, Zscaler 등 4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다. 한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9.1%로, 발표 전 예상치(2.8%)를 큰 폭 상회하며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 전문가 시각
필자는 기술주 고평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을 주목한다. 데이터센터·AI 관련 설비 투자 사이클이 꺾이지는 않았으나,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반면 소비·헬스케어·방어주는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어, 섹터 로테이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기사에서 언급된 종목에 대해 필자 및 원문 저자(Rich Asplund)는 직접적·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을 구성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