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금융팀 — 뉴욕증시 3대 지수가 8월 29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로 일제히 하락했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0.64% 내린 5,104.37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20% 떨어진 39,011.40에, 나스닥100지수는 -1.22% 밀린 17,436.83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2025년 9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장중 -0.68%,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31%까지 밀리며 현물지수 약세를 예고했다.
1. 기술·반도체주 동반 급락
시장을 압박한 핵심 요인은 반도체주 급락이다. 마벨 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는 서버·AI 중심부인 데이터센터 부문 2분기 매출이 14억9,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15억2,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는 소식에 -18% 폭락했다. 이어 램리서치(-4% 이상), 브로드컴·엔비디아·AMD(-3% 이상) 등 주요 칩 제조사가 줄줄이 하락했다.
PC·서버 업체 Dell Technologies도 AI 서버의 원가 부담에 마진이 악화됐다고 밝히며 -8% 급락, 컴퓨터 하드웨어 섹터 전반을 끌어내렸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5% 이상)와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2% 이상)도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참고│데이터센터(Data Center)는 클라우드·AI 서비스의 뇌와 같은 시설로 막대한 연산·저장 장비를 집약했다. 미국 대형 반도체·서버 기업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2. 경제지표 부진·물가 지표 상승 ‘이중 악재’
투자심리를 추가로 냉각시킨 것은 경제 지표 부진이다. 8월 MNI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 대비 5.6포인트 급락한 41.5로, 전문가 전망치 46.0을 크게 하회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8월 확정치)도 58.2로 당초 예측(58.6)보다 하향 수정됐다.
물가 압력도 만만치 않았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근원 PCE 물가지수는 7월 전년동기 대비 2.9%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 ※Fed 목표 2%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달 개인소비지출(PCE)도 전월 대비 0.5% 늘어 4개월 만의 최대 증가세를 보이며 수요 측 물가 압박을 시사했다.
3. 연준 인사들의 ‘비둘기파(완화적) 멘트’
한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전날 “9월 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를 지지하며 이후 3~6개월 내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곧 정책을 재조정할 시점”이라고 밝혀 완화 기대로 이어졌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88%, 10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55%로 각각 반영 중이다.
4. 관세(타리프) 리스크 재부상
무역 불확실성도 확대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8월 25일 『디지털 서비스세』로 미국 기업이 불이익을 받으면 반도체·첨단기술 수출 제재 및 신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주엔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400여 종 소비재로 확대 적용했고, 8월 13일엔 중국과의 관세 휴전(90일)을 11월까지 연장했다. 동일 달 6일에는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문제 삼아 관세를 25%→50%로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모든 발표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연말 15.2%로 급등할 것으로 추산했다.
5. 주요 업종·종목 동향
● 소비재·유통 — 울타뷰티(Ulta Beauty)는 2분기 매출 호조에도 소비자 지출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며 -7% 하락했다. 달러제너럴(Dollar General)은 주당순이익(EPS)이 예상보다 좋았으나 3분기 판관비 증가를 예고해 -2%대 약세를 보였다.
● 헬스케어 — 몰리나헬스케어(+3% 이상), 유나이티드헬스(+2% 이상) 등 관리형 의료보험주는 방어적 수요로 상승했다.
● 가상자산 관련 — 비트코인 가격이 7주 최저치로 밀리자 갤럭시디지털(-4% 이상), 코인베이스·마이크로스트래티지(-1% 이상) 등 관련주가 동반 하락했다.
● 호실적 기업 — 오토데스크(+9% 이상), 암바렐라(+16% 이상), 어펌홀딩스(+10% 이상), 센티넬원(+6% 이상), 펩시코 지분 확대 수혜를 받은 셀시어스홀딩스(+5% 이상)가 눈에 띄는 상승을 기록했다.
6. 해외 시장·채권·외환
유럽 Euro Stoxx 50 지수는 -0.83% 내려 2주 만의 저점을 찍었고, 일본 닛케이225는 -0.26%,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7%를 나타냈다.
미 국채 10년물(9월물)은 가격 -2.5틱, 금리 +2.4bp(4.227%)로 마감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2.9bp(2.724%),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2.2bp(4.722%) 상승했다.
독일 8월 CPI(조화지수)는 +2.1% y/y로 예상치 2.0%를 웃돌았으나, 8월 실업자는 9,000명 감소해 견조한 노동시장을 시사했다. 반면 7월 독일 소매판매는 -1.5% m/m로 2년 만의 최대 폭 감소를 기록했다.
7. 용어 풀이
MNI 시카고 PMI — 시카고 지역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산출한다.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수축을 가늠하며, 미드웨스트 제조업 동향을 선행적으로 반영해 주목된다.
근원 PCE 지수 — 개인소비지출 지수에서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로, 연준이 가장 신뢰하는 인플레이션 척도다.
기술주 밸류에이션 — S&P500 정보기술 섹터의 선행 주가수익배율(PER)은 2025년 26배 수준으로, 장기 평균(20배)을 상회한다. 금리 상승·물가 압력이 커질 경우 멀티플 디레이팅(PER 저평가)이 발생할 수 있다.
8. 향후 일정 및 전망
오는 9월 16~17일 FOMC에서 시장은 25bp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9월 2일 예정된 Academy Sports & Outdoors, Zscaler 등 4개사의 실적이 투자심리 분수령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가 주가 하방을 제한하겠으나, 반도체주 실적 불확실성과 관세 리스크가 지속되는 한 지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본 기사는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투자 판단은 독자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