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24일(현지시간) 극명한 엇갈림을 보였다. S&P500 지수(종목 코드: $SPX)는 0.07% 상승해 또 한 번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고, 나스닥100 지수($IUXX)도 0.25% 상승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0.70% 하락해 대형 기술주 중심의 상승 흐름에 동참하지 못했다.
2025년 7월 2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9월물 E-mini S&P500 선물(ESU25)은 0.09% 오른 반면, 9월물 E-mini 나스닥 선물(NQU25)은 0.33% 올라 장중 강세를 예고했다. ※E-mini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상장한 소형 주가지수 선물로, 표준 계약 대비 거래 단위가 작아 개인투자자 접근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시장 동력: AI 수요와 고용 지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는 무엇보다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깜짝 실적 덕분에 고조됐다. 회사는 2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상회하며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견조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미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개월 만에 최저치인 21만7천 건으로 내려앉으면서, 노동시장의 탄탄함이 재확인됐다.
알파벳의 호실적과 고용 지표가 결합해 “소프트랜딩” 가능성을 높여줬다.
반대 요인: 테슬라·IBM 실적 쇼크
다만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은 종목도 있었다. 테슬라(TSLA)는 2분기 매출이 최근 10년 내 최악의 감소세를 기록하며 주가가 7% 이상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향후 1년 이상 험난한 시기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IBM은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 부진으로 7% 넘게 빠지며 다우 지수를 짓눌렀다.
제조업 경기도 부담이었다. 7월 S&P 미국 제조업 PMI 예비치는 49.5로 3.4p 급락, 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시장 예상치(52.7)를 밑돌아 경기 확장·수축 기준선인 50 아래로 내려갔다.
주요 거시 지표
• 미 노동시장: 신규 실업수당 청구 4천 건 감소(217,000건) — 3개월 최저
• 시카고 연은 국가활동지수: 6월 –0.10(전월 대비 +0.06) — 예상 –0.15 상회
• 미 신규주택 판매: 6월 62만7천 호(+0.6% m/m) — 예상치 65만 호 대비 부진
• 유럽: ECB는 예고대로 예금금리를 2.00%로 동결하고 “물가가 목표치 2% 수준”이라 밝히며 신중기조를 유지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702%로 1주 최고치. 한편 유로존 제조업 PMI는 49.8로 3년 내 최고, 복합 PMI는 51.0으로 11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 변수: 트럼프발 관세 시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월 1일까지 무역협상 타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15~50%의 단일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전일 “최저 15% 이상의 관세가 될 것”이라 밝히며 시장을 긴장시켰다. 향후 며칠 간 관세·협상 관련 뉴스 흐름이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연준·금리 전망
연방기금선물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3%, 9월 회의에서는 63%로 반영한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4.412%(+3.2bp)로 올랐으나, 주택·제조업 지표 부진이 낙폭을 줄였다.
실적 시즌 성적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500 편입 기업 20%가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2분기 EPS 성장률 전망치는 +3.2%로 시즌 전 예상치(+2.8%)를 소폭 상회한다. 야데니 리서치는 11개 업종 중 6개만 이익 증가가 예상돼 2023년 1분기 이후 최소 범위를 기록한다고 전했다.
섹터·종목별 동향
▲ 상승
• 마그니피센트 세븐 중 애플·테슬라를 제외한 5개 종목(NVDA·AMZN·MSFT·GOOGL·META) 동반 상승
• 웨스트 파마슈티컬(WST) +22% — 매출 상향
• 유나이티드 렌털스(URI) +8% — 자사주 매입 4억 달러 추가
• 랩코프(LH) +6%, T-모바일(TMUS) +5%, 서비스나우(NOW) +4%, 라스베이거스 샌즈(LVS) +4% 등
▼ 하락
• LKQ –17%, 다우케미컬(DOW) –17% — 실적 부진
• 몰리나 헬스케어(MOH) –16% — 연간 가이던스 하향
• 치포틀레(CMG) –13% — 동일점포 매출 부진
• 테슬라 –7%, IBM –7%
• 사우스웨스트항공(LUV) –11%, 아메리칸항공(AAL) –9% — 관세·연료비 우려
예정된 25일(현지) 실적 발표 종목
Aon, AutoNation, Booz Allen Hamilton, Centene, Charter Communications, Erie Indemnity, First Citizens BancShares, First Hawaiian, Gentex, HCA Healthcare, Lear, OneMain Holdings, Phillips 66, Saia, Skechers 등
기자 해설: ‘AI 열기 vs 경기 둔화’ 줄다리기
전문가들은 알파벳·엔비디아 등 AI 대표주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제조업·주택 등 실물지표가 둔화 징후를 보인다는 점을 주목한다. 연준이 9월까지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관세 이슈나 실적 변수가 남아 있어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테슬라·치포틀레·IBM처럼 기대에 못 미친 기업에 대한 단기 매도 압력이, 대형 지수에 비해 개별 종목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마그니피센트 세븐’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테슬라·메타 플랫폼스를 지칭하는 월가 별칭이다. 이들 시가총액은 S&P500 전체의 30% 안팎을 차지해 지수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결국 시장은 AI 모멘텀, 고용 탄탄, 관세 불확실성, 금리 전망이라는 네 축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있다. 향후 2주 간 이어질 빅테크·반도체·금융 실적, 그리고 8월 1일 관세 데드라인이 단기 방향성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