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나스닥에서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지만, 기술주 약세로 혼조세로 마감했다. 5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전일 대비 0.01% 상승한 반면, 나스닥100 지수는 0.43% 하락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51% 올랐다.12월물 E-mini S&P 선물은 0.01% 소폭 상승한 반면, 12월물 E-mini 나스닥 선물은 -0.44% 하락했다.
2025년 10월 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AI(인공지능) 수혜 기대와 연준(Fed) 통화정책 변동성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변수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이 금리 민감도가 높은 기술주에 부담을 주면서 오전장의 랠리가 오후 들어 꺾였다는 분석이다.
AI 인프라 및 반도체 종목은 장 초반 강세를 보이며 기록 경신을 이끌었으나, 10년물 국채금리가 전장 대비 4bp 상승한 4.12%까지 오르자 상승폭을 반납했다. 금리 급등의 직접적 배경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의 잇따른 매파 발언이다.
‘최근 인플레이션 반등과 고용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 연준이 지나치게 속도감 있게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굴스비 총재는 밝혔다.
로건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어 추가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해 국채 매도세를 부추겼다.
한편 ISM(공급관리협회) 발표에 따르면, 9월 미국 서비스업 PMI는 50.0으로 4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해 예상치(51.7)를 크게 밑돌았다. 같은 달 서비스업 물가지수(Prices Paid)는 오히려 69.4로 전월 대비 0.2p 상승, 예상치 하락 전망을 뒤엎었다. 물가 부담이 확인되자 국채가격은 추가 하락했고, S&P500과 나스닥도 장중 고점 대비 후퇴했다.
●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여파
이번 주로 3일째 접어든 연방정부 셧다운도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정부 보고서 공백으로 9월 고용보고서와 10월 15일 예정된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640,000명에 달하는 연방 공무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가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같은 날 발표된 S&P 글로벌 종합 PMI(9월 잠정)는 53.6에서 53.9로 상향 수정됐다. 그러나 PMI와 ISM은 통계 작성 기관·표본이 달라 방향성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ISM 쪽에 좀 더 주목했다.
● 주가·실적 모멘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500 상장사의 22% 이상이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으며, 이는 1년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이다. 컨센서스 기준 S&P500 기업의 3분기 EPS 성장률 전망치는 연초 6.7%에서 6.9%로 소폭 상향됐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가 98% 반영됐다. 일각에서는 매파적 코멘트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 신호가 잇따르면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증시는 유럽 Stoxx50이 0.10%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춘절 연휴로 휴장했으며, 일본 닛케이225는 1주일 만의 최고치로 1.85% 급등 마감했다.
■ 채권시장 동향
12월물 10년 만기 T-노트는 8틱 하락해 1주일 만의 최고가 시도를 되돌렸다. 장중 금리가 4.077%까지 내려가며 2주 최저치를 찍었으나, ISM 물가 서프라이즈와 연은 총재 발언으로 결국 4.119%에 마감했다.
유럽 채권 금리도 하락했다. 10년물 독일 분트 금리는 0.2bp 하락해 2.698%로 접어들었고, 영국 길트 금리는 2bp 내린 4.690%를 기록했다. 같은 날 발표된 유로존 9월 P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0.6%로 9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ECB(유럽중앙은행) 이사회 위원 피에르 분슈는 ‘현재 정책 스탠스가 물가를 2% 목표로 수렴시키기에 완벽한 칼리브레이션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선물시장 스와프는 10월 30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로만 반영 중이다.
● 용어 풀이*초보 투자자 참고
- E-mini 선물: CME가 소액 투자자를 위해 출시한 주가지수 선물로, 본계약 대비 계약금액이 1/5 이하로 작다.
- T-노트(Treasury Note):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중장기(2~10년) 국채를 말한다.
- ISM PMI: 전미공급관리협회가 집계하는 제조·서비스업 경기지수로 50 이상이면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을 가리킨다.
- PPI(생산자물가지수)·PMI(구매관리자지수)·PCE(개인소비지출)은 모두 물가·경기 선행지표지만, 산출기관과 샘플이 달라 상이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 Magnificent Seven: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 등 시가총액 상위 7개 기술주를 일컫는 월가 통칭이다.
■ 주요 종목별 움직임
헬스케어 섹터가 강세였다. 휴마나(+10%·이틀간 14% 급등)가 2025년 실적 가이던스를 재확인한 것이 촉매였다. 센티네(+5%), 시그나(+4%), 몰리나 헬스케어·일레번스 헬스(각 +3% 이상), 유나이티드헬스(+1% 이상)도 동반 상승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페어 아이작(FICO)은 모기지 리셀러에 신용점수를 직접 판매한다는 계획을 밝힌 뒤 17%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3% 추가 상승했다. 운송주 나이트-스위프트는 스티펠의 ‘매수’ 상향 조정으로 3% 뛰었다.
반면 카지노 및 중국 매출 의존주가 급락했다. 시티그룹이 골든위크 첫 이틀간 중국 국내 여행객 수요가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지적하자, 윈 리조트와 라스베이거스 샌즈는 각각 7% 이상, MGM 리조트는 2% 이상 하락했다.
반도체·AI 인프라주도 동반 약세였다. KLA(-3% 이상)가 하락폭을 키웠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2% 이상)는 미 상무부의 신규 규제로 2026 회계연도 매출이 6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밝히며 추가 압력을 받았다. AMD(-2% 이상), 인텔·텍사스 인스트루먼츠(-1% 이상)도 동조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 중 메타(-2% 이상), 테슬라·아마존(-1% 이상), 엔비디아(-0.67%)가 시장 전반의 상승 모멘텀을 약화시켰다.
기밀 데이터 분석업체 팔란티어는 미 육군 내부 메모에서 ‘근본적 보안 결함’이 지적됐다는 로이터 보도가 전해지며 7% 급락, S&P500·나스닥100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 전문가 한마디
리치 애스플런드 바차트 선임 애널리스트는 ‘AI 성장 스토리가 여전히 유효하지만, 금리·정책 불확실성이 당분간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실적 발표는 없었으며, 6일에는 AEHR 테스트 시스템즈와 콘스텔레이션 브랜즈가 예정돼 있다.(기업명 표기 원문 그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