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지수들이 기술주 강세의 영향으로 2025년 12월 19일(금)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88% 상승 마감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8% 상승했다. 나스닥 100 지수는 기술·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1.31% 상승 마감했다. 3월 만기 E-mini S&P 선물(ESH26)은 +0.87% 상승했고 3월 만기 E-mini 나스닥 선물(NQH26)은 +1.28% 올랐다.
2025년 12월 21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승은 클라우드 인프라 관련주 반등과 반도체업체들의 강세가 시장 심리를 끌어올린 결과다. 특히 오라클(Oracle)은 틱톡(TikTok) 최고경영자 쳐우(Chew)가 미국 투자자들이 소유하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이후 7% 이상 급등했고, 클라우드·AI 공급망의 자금 조달 우려로 최근 하락했던 종목들이 회복세를 보였다.
금융·경제 지표는 혼조였다. 미국의 11월 기존주택 판매는 월간 기준 +0.5% 증가해 연율 환산 413만 건으로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시장 예상치(415만 건)에는 소폭 미치지 못했다. 반면 미시간대학의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예기치 않게 하향 수정돼 52.9로 발표됐다(종전 발표치 대비 -0.4 포인트). 1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4.2%로 상향 조정됐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는 “일부 데이터는 상당히 고무적이다(\”pretty encouraging\”)”라며 고용지표의 급격한 악화 징후를 보지 못한다고 발언했다. 또한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5%~1.75%로 전망하고 내년에는 성장세가 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로선 통화정책을 더 조정할 긴급성은 없다”며 금리 추가인상 필요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금리와 채권시장은 증시의 상승폭을 제약했다. 10년물 미 재무부(T-note) 수익률은 +2bp 상승해 4.15% 근방에서 거래되었고, 3월물 10년 T-note 선물(ZNH6)은 거래일 종가 기준 -8틱으로 마감했다. 글로벌 채권금리는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과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 발언 영향으로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25%로 26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steepening) 현상도 관찰됐다. 이는 단기 국채 매수와 장기 국채 매도가 동반되는 포지션으로, 지난 수요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연준이 단기 국채(단기 T-bill) 매입을 통해 금융시장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로 한 발표의 영향과 물가·통화정책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장기 국채에 대한 매도 압력은 금리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채권 가격에는 부정적이다.
계절적 요인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시타델 시큐리티(Citadel Securities)에 따르면 1928년 이래로 12월 하순(마지막 2주간)에는 S&P 500이 75%의 확률로 상승했으며 평균 상승폭은 +1.3%였다. 이러한 통계적 관성은 기관투자가들의 포지션 정리, 연말 리밸런싱 등으로 설명된다.
옵션·파생상품 만기(트리플위칭)도 금요일 변동성 확대의 요인이었다. 트리플위칭(옵션·선물·선도 등 파생상품의 동시 만기)으로 인해 시토그룹(Citigroup)은 미 옵션시장에서 기록적인 명목상 미결제잔고 $7.1조(7.1 trillion)가 롤오프(roll off)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대규모 롤오프는 거래량과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해외 증시도 대체로 상승했다. 유로스톡스50은 +0.3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주일 만에 최고치로 +0.36% 상승했고, 일본 니케이225는 +1.03% 올랐다. 독일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 대비 -2.3%로 20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을 기록했고, GfK 소비자신뢰지수는 예상과 달리 하락해 독일 소비심리 약화가 확인됐다.
유럽 채권시장에서는 독일 10년물 분트(bund) 수익률이 2.899%로 9개월 만의 최고치 근방까지 상승했고 영국 10년물 국채(길트) 수익률은 4.524%로 올랐다. ECB 구성원 피에르 분쉬(Pierre Wunsch)는 최신 경제·물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ECB가 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주요 종목 흐름에서는 클라우드 인프라 관련주가 급등했다. CoreWeave(CRWV)는 +23%, Applied Digital(APLD)은 +16%, Nebius Group(NBIS)은 +15% 이상 상승했다. 오라클(ORCL)은 +7% 이상 올랐다. 반도체주도 전반적 상승을 견인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는 +7%로 나스닥100의 최고 상승주였고 AMD는 +6% 이상 올랐다. 램리서치(LRCX)는 +4% 이상, 엔비디아(NVDA)는 +3% 이상 상승해 다우의 상승을 견인했다. 브로드컴(AVGO), KLA, NXP, 인텔, 마이크로칩,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ASML, 글로벌파운드리즈 등도 1% 이상 상승 마감했다.
암호화폐 노출주도 상승했다. 비트코인(BTC)은 +2% 이상 상승했고 Riot Platforms(RIOT)는 +8%, Galaxy Digital(GLXY)은 +6% 이상 올라 채굴·암호화폐 노출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코인베이스(COIN) 역시 +2% 이상 상승 마감했다.
특정 기업별 뉴스로는 Whitefiber Inc(WYFI)가 자회사의 10년 간 40MW 규모 코로케이션 계약을 발표하며 +18% 이상 급등했는데, 이는 약 $865 million의 계약수익에 해당한다고 회사 측이 밝혔다. 카니발(CCL)은 2분기 조정주당순이익(EPS) 34센트를 보고해 컨센서스(24센트)를 상회하며 +9% 이상 급등했고, 노르웨이지안(NCLH)과 로열캐리비안(RCL)도 각각 +6%와 +2% 이상 올랐다.
반면 램 웨스턴(LW)은 연간 매출 가이던스가 컨센서스 하회하자 -25% 이상 급락했고, 나이키(NKE)는 중국 시장 부진과 가이던스 하향으로 -10% 이상 급락해 다우의 최저 하락주가 됐다. 주택건설업체 KB Home(KBH)은 4분기 EPS 부진과 2026년 매출 가이던스 하향으로 -8% 이상 하락했다.
용어 설명 : 트리플위칭은 옵션·선물·선도 등 주요 파생상품의 동시 만기를 의미하며, 이 날에는 변동성이 평소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 E-mini 선물은 주가지수의 소형화된 선물계약으로 기관과 개인의 헤지·투기에서 널리 사용된다. T-note는 미국의 2~10년 만기 중기 국채를 통칭하며 수익률은 채권 가격과 역의 관계에 있다. 또한 bp는 basis point(1bp=0.01%)를 의미한다.
전문가적 시사점 및 향후 전망 : 이번 증시 반등은 기술주·반도체·클라우드 인프라의 동반 강세와 연말의 계절적 수요가 결합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금리 상승 압력(특히 글로벌 장기금리)과 트리플위칭에 따른 단기적 변동성은 추가 상승을 제약할 수 있다. 일본은행의 금리인상과 그에 따른 일본 국채 수익률 급등은 글로벌 금리 전반을 밀어올려 위험자산에 대한 매력도를 일시적으로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연준의 발언과 경제지표가 인플레이션 및 성장에 대한 확신을 준다면 위험자산 선호가 유지되겠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치(미시간대 1년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향)와 같은 요소는 장기 금리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단기적으로는 기술·반도체·클라우드 섹터 주도의 랠리가 지속될 여지가 있으나, 글로벌 금리 동향,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 대규모 파생상품 만기 등은 향후 시장 방향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변수로 남아 있다. 투자자는 수익률 곡선, 주요 경제지표, 중앙은행(연준·BOJ·ECB) 발언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포지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