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에 투자하지 않고서는 ‘멋을 낼’ 수 없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적 발표 후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플랫폼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31일 뉴욕증시는 개장 전부터 강세 흐름을 예고했다. 두 종목은 장전 거래에서 각각 8%와 11% 넘게 상승하며 시장 전체를 끌어올렸다.
2025년 7월 31일(현지시간),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4조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 플랫폼스 역시 두 자릿수 급등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 엔비디아 등 다른 대형 기술주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월가 대표 기술주 낙관론자인 웨드부시証券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
향후 수년간 회자될 만한 순간이 다시 찾아왔다. 어젯밤 공개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의 실적은 그야말로 ‘눈이 휘둥그레질’ 수준이었다
”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두 기업의 실적은 생성형 인공지능(AI) 혁명이 소비자와 기업 부문 모두에서 어떤 ‘전례 없는 지출 궤적’을 만들고 있는지를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기술주가 다시 한번 시장을 주도하면서, 투자자들은 빅테크 쏠림 현상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반면 빅테크를 제외한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예를 들어 Defiance Large Cap ex-Mag 7 ETF(XMAG)는 7월 들어 1.2% 오르는 데 그친 반면,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2.6% 상승했다. 최근 3개월 수익률도 XMAG가 10% 상승한 데 비해 S&P 500은 14% 급등했다. 그럼에도 연초 이후 누적 성과에서는 XMAG가 여전히 S&P 500을 앞서고 있다.
XMAG가 무엇인가*1
XMAG는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ag 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엔비디아·메타·테슬라—을 제외한 미국 대형주에 투자하는 ETF다. 즉, 빅테크를 뺀 나머지 시장의 체력을 보여주는 ‘대조군’ 성격이 강하다.
AI 혁명이란?*2
시장이 강조하는 ‘AI 혁명’은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을 중심으로, 클라우드·반도체·소프트웨어 — 모든 가치사슬에서 대규모 투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IT 인프라 확충, 모델 학습, 응용 서비스 등 거대한 지출 파이프라인이 형성돼 있어, 기술주 실적에 직접적인 순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관심은 곧장 다음 실적 발표로 넘어간다. 아마존과 애플이 같은 날 장 종료 후(31일 목요일) 실적을 공개한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여준 깜짝 실적이 선행 지표라면, 두 기업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빅테크 마법’을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 바이털 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는 고객 메모에서
“두 ‘거대 기술주’는 사실상 주권 국가(sovereigns)에 가까우며, 이를 일반 기업들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면 안 된다”
며 기대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같은 날과 다음 날 아침 발표된 다른 기업들의 실적은 혼조세였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쉐이크샤크다. 2분기 매출과 순익 모두 컨센서스를 웃돌았지만, 핵심 지표인 기존점포매출(comparable store sales) 증가율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치면서 주가는 개장 전 10% 급락했다. 또한 로빈후드 주식 역시 2분기 매출·이익이 예상을 상회했음에도, 암호화폐·주식 거래 수수료가 기대에 못 미쳐 1% 넘게 하락했다. 이런 종목별 약세가 빅테크 호재를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자 해설
이번 장세는 ‘기술주 대(對) 비(非)기술주’라는 극명한 구도로 요약된다. AI 관련 설비·소프트웨어 수요가 수조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이를 선점한 기업들은 가파른 실적 레버리지를 누리고 있다. 반면 광고·소비·금리 민감 업종에서는 실적이 엇갈리면서, 주가가 사실상 ‘양극화’를 향해 가고 있다. 결국 투자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빅테크 집중’과 ‘분산투자 리스크 관리’ 사이에서 조절하느냐가 하반기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1, *2 각주: 전문 용어와 인덱스·ETF 명칭에 대한 간단 설명을 제공해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삽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