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올랜도(Reuters) — 전 세계 증시에서 기술주발 매도가 18일(현지시간) 한층 가속화됐으며, 미국의 노동시장 지표 둔화 신호가 월가 투자심리를 추가로 위축시켰다. 일본에선 재정 우려가 부각되며 주식·채권·엔화가 동반 하락했다.
2025년 11월 1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변동성 확대의 직접적 촉매는 미국 금리 전망의 ‘구식이지만 강력한’ 방향 전환이었다. 올해 들어 많은 경제 규칙이 흔들렸지만, 기초 펀더멘털이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는 평가다.
더 읽을 시간이 있다면, 오늘 시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참고 기사로 다음이 제시됐다. 1) ‘버블인가, 대세 돌파인가? 엔비디아 실적과 AI 붐 재점검’ 2) ‘오픈AI에서 구글까지, 폭증하는 수요 속 AI 인프라에 수십억 달러 투자’ 3) ‘데이터 흐름 회복에도 연준 내 정책 분열은 여전’ 4) ‘일본, 외교 갈등 심화 속 중국 내 자국민 안전 경보’ 5) ‘영국 길트의 매력은 퇴색했나, 여전한가(필자: 마이크 돌런)’. 외부 링크는 제공되지 않았다.
오늘의 핵심 시장 동향
주식: 미국 주요 3대 지수는 0.8%~1.2% 하락했지만,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 2000은 0.6% 상승했다. 아시아에선 일본과 한국이 -3%, 중국이 -1% 하락했으며, 유럽 벤치마크 지수는 -1%~-2% 하락했다. VIX변동성지수는 5월 1일 이후 최고치로 마감했다.
개별 종목·섹터: 홈디포는 -6%, 아마존은 -4% 하락했으나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4% 상승했다. 섹터별로 기술주가 -1.7%, 임의소비재가 -2.5%를 기록했다.
외환: 달러지수는 보합권이었다. 달러/엔(USD/JPY)은 155.70까지 올라 9개월래 최고를 기록했고, 유로/엔(EUR/JPY)은 사상 최고인 180.00 상회 구간까지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한때 9만 달러 아래로 밀렸으나 결국 +1.5%로 마감했다.
채권: 미국 국채는 단기물 금리가 3bp 하락하며 강세 스티프닝bull steepening이 전개됐다. 일본 국채(JGB)에선 장기물 급등이 두드러져, 20년물 수익률 2.775%로 1999년 이후 최고, 40년물 3.66%로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원자재·금속: COMEX 구리는 -0.7%, 국제유가는 +1.5%, 금 가격은 +1% 상승했다.
오늘의 화두 1 | AI 레버리지와 프라이빗 크레딧 불투명성
빅테크와 인공지능(AI) 관련 설비투자(capex)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과, 프라이빗 크레딧(비상장 사모대출) 시장의 유동성·투명성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연준이 금리인하를 멈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국면에서 레버리지에 대한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아마존은 3년 만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150억 달러 조달에 나섰다. 보아즈 와인스타인의 사바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특정 신용 익스포저에 대한 헤지 수요에 대응해 신용파생상품(CDS)을 공급했다. 메타와 함께 루이지애나 데이터센터 자금 조달에 관여한 대체자산 운용사 블루 아울은 자금 인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용어 해설: 프라이빗 크레딧은 은행 외부의 사모 자금이 기업·프로젝트에 대출하는 시장으로, 공시 의무가 적어 투명성이 낮고 유동성 위험이 존재한다. 레버리지는 차입을 통한 투자 규모 확대를 의미하며, 금리 상승기에는 조달비용 증가로 수익성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오늘의 화두 2 | 기술적 지표의 붕괴 신호
기술적 분석을 무시해 온 투자자도 현재 구간의 기술적 압력은 무시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매도세가 강화되며 다수의 자산과 지수가 핵심 이동평균선 아래로 밀려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체적으로, 나스닥은 5월 이후 처음으로 50일 이동평균 아래에서 월요일 마감했고, 러셀 2000은 화요일 100일 이동평균 하회 마감을 6월 이후 처음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금요일 2023년 3월 이후 처음으로 50주 이동평균 아래로 주간 마감했다.
참고: 50일·100일 이동평균선은 중기 추세의 경계로 널리 쓰이며, 종가가 이를 하회하면 기술적으로 약세 전환 신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는 확률적 지표일 뿐, 거시 변수(금리·성장·유동성)에 의해 무력화되기도 한다.
오늘의 화두 3 | 일본 자산의 고단한 하루
일본 시장은 이날 닛케이225Japan NI225가 -3% 급락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엔화는 달러 대비 9개월래 최저, 유로 대비로는 사상 최저로 밀렸다. 장기 JGB 수익률은 사상 최고치 영역으로 상승했다.
주식 급락은 사상 최고치에서의 되돌림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우려가 덜하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재정 우려에 기댄 채권·통화의 조정은 시장의 시선을 끈다. 일정 수준까지 가격이 하락하면 국내 투자자라도 저가 매수에 나설 여지가 있으나, 해당 수요가 조속히 확인되지 않으면 도쿄의 공식 개입·매수 가능성까지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가의 흔들림이 보여준 것: 결국 기초가 중요하다
올해 내내 제기돼 온 과도한 낙관론, 집중 위험, 밸류에이션 고평가 경고는 대체로 무시돼 왔다. 시장을 식히는 방아쇠가 무엇일지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예상 밖의 답은 ‘금리 전망’의 단순하지만 강력한 전환이었다.
S&P 500과 나스닥은 견조한 실적과 AI 설비투자 기대에 올해 수차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2025년 내내 이어진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이룬 성과다.
그러나 두 지수는 10월 29일을 정점으로 고점을 찍었다. 이날 연방준비제도(Fed)는 2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12월의 세 번째 인하가 ‘기정사실(foregone conclusion)’은 아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Far from it).”
라고 강조했다.
그 후 3주 동안 다수의 연준 인사가 추가 완화에 대한 주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 베이스 금리 기대는 빠르게 재조정됐다.
금리선물시장에 따르면 12월 인하 확률은 월요일 기준 40%까지 낮아졌다. 이는 연준의 10월 28~29일 정책회의 이전 90% 상회했던 기대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다음 분기포인트(25bp) 인하는 3월에 이르러서야 온전히 가격에 반영돼 있다.
이에 위험자산은 동조화된 반응을 보였다. 벤치마크 S&P 500의 하락폭은 10월 29일 이후 -3%에 그쳤지만,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낙폭이 -10%에 근접했다. 비트코인도 -20% 떨어졌다.
엔비디아에 쏠린 시선
시장 조정에는 분명한 방아쇠가 없을 때가 많고, 대개는 시간을 두고 축적된다. 예컨대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닷컴 버블을 두고 “비이성적 과열”을 언급한 건 1996년 12월이지만, 거품 붕괴는 2000년 3월에 일어났다.
현재가 닷컴 버스트의 재현이라는 주장은 아니지만, 높아진 밸류에이션의 부담에서 일부 공기가 빠지고 있는 정황은 분명하다. 연준의 매파적 시그널이 촉매로 작용하며, 연초 랠리를 이끈 금리 민감형 AI·테크 종목이 조정의 선봉에 섰다.
이는 오래된 시장 원리와 부합한다. 장래 현금흐름 기대가 큰 기업(메가캡이든 스타트업이든)은 통화정책 경로의 급변에 따라 현재 가치 평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는 10월 29일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5조 달러에 도달했지만, 이후 주가는 10% 하락했다. 몇몇 대형 헤지펀드는 최근 이 종목과 미국 메가캡에 대한 익스포저 축소에 나섰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지난주 58억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했고, 테크 억만장자 피터 틸의 헤지펀드도 3분기에 전량 처분했다.
엔비디아는 현지 수요일 장 마감 후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연준이 금리인하를 일시 중단할 듯한 기류 속에서, 실적이 다시 한 번 지수 레벨 업을 견인하기 위한 문턱은 상당히 높게 형성돼 있다.
이는 올해 들어 많은 시장 규칙이 흔들렸다고 해도, 표준 플레이북이 완전히 폐기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일깨운다.
내일(현지) 시장을 움직일 주요 이벤트
* 일본 9월 기계수주
* 인도네시아 기준금리 결정
* 영국 10월 CPI·PPI 인플레이션
* 유로존 10월 최종 물가
* 미국 8월 무역지표
* 미국 재무부 20년물 160억 달러 입찰
* 미국 기업실적 — 엔비디아(장 마감 후)
* 미국 연준 10월 28~29일 회의 의사록 공개
* 연준 연설 — 스티븐 미런(이사), 토머스 바킨(리치먼드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뉴욕 연은 총재)
기자 해설 | 리스크 관리 포인트
현재 국면의 핵심은 금리전망의 재정렬과 레버리지 민감도다. ‘강세 스티프닝’은 단기금리 하락·장기금리 상대적 강세를 뜻하며, 이는 성장 둔화·인하 기대와 재정·공급 부담이 혼재할 때 나타나기 쉽다. 장단기 금리의 조합은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율과 대체투자 매력도를 함께 바꿔, 성장주·고위험자산에 비대칭적 충격을 줄 수 있다.
또한 프라이빗 크레딧의 성장과 AI 인프라 투자자금의 효율성은 유동성 스트레스 시기에 시험대에 오른다. 구조적으로 견조한 대형 테크라도 단기 수급 충격을 피하기 어렵고, 기술적 지지선 붕괴는 알고리즘·패시브 매매를 자극해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정책 커뮤니케이션과 메가캡 실적의 결이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