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이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7인) 위원인 신성환 위원이 25일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선 정책 간 긴밀한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9월 25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에도 성장 둔화 우려가 남아 있는 가운데, 신 위원은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를 당분간 긴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행이 이날 공개한 금융안정 보고서 발언록에서 “정부 대책에 힘입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으나,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히 잔존한다”며 “정책 공조를 통해 면밀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완화적인 금융 여건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금융불안정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거시건전성(Macroprudential) 정책의 긴축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 —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거시건전성 정책은 금융 시스템 전체의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정책을 의미한다. 이는 개별 금융기관 수준을 넘어서 금융·실물 경제 전반의 불안 요인을 차단하는 접근으로, 대출 총량 규제, 부동산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조정,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 등이 대표적 수단이다.
한은 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신 위원, 지난달 단독 금리 인하 주장
신 위원은 통화정책 스탠스에서 ‘비둘기파(dove)’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 8월 회의에서 주택시장 과열 부담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 유일한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금통위는 만장일치가 아닌 6 대 1로 정책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신 위원에 앞서 같은 금통위원인 황건일 위원도 이번 주 초 “10월과 11월 중 언제 금리를 내릴지 결정하기가 어렵다”며 금융안정 문제를 거론했다. 이처럼 한은 내부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놓고 여러 의견이 대립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재명 정부, 두 차례 부동산 대책으로 가계부채 진정 시도
이달 현재 이재명 대통령 행정부는 6월 취임 후 두 차례에 걸쳐 수도권 집값 급등을 억제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6월 첫 번째 정책이 나온 직후 가계대출 증가율은 7월 4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둔화됐으나, 8월 들어 다시 가속되는 양상을 보였다.
가계부채는 아시아 4위 경제규모인 한국에서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상회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 기대가 꺾이지 않는 한, 완화적 통화정책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해 금융시스템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매파·비둘기파’ 용어 설명
통화정책 논의에서 ‘매파(hawk)’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 등 긴축적 조치를 선호하는 위원을, ‘비둘기파(dove)’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등 완화적 조치를 선호하는 위원을 지칭한다. 신 위원은 그중 비둘기파로, 경제 성장 둔화를 우려해 금리 인하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향후 통화정책 시나리오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10∼11월 사이 첫 ‘베이비 스텝’(0.25%p) 인하에 나설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2%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세계 경기 둔화와 국내 소비 회복 지연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성장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 위원이 지적했듯, 기준금리 인하가 진행될 경우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감소해 수도권 집값 추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이는 다시 가계부채 확대 및 금융 시스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성장·물가·금융안정 세 축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과도하게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통화·재정·거시건전성 정책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 한국은행 내부 분석
결과적으로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금통위 회의에서 ‘점진적 인하’와 ‘신중한 긴축 유지’라는 두 시나리오가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의 최종 방향은 가계부채 증가율, 수도권 부동산 가격 흐름, 글로벌 금리 환경 등이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독자에게 유용한 정보
① 기준금리 동결·인하 여부는 주담대 변동금리, 전세자금대출 금리 등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② 가계부채의 주축인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집값·금리 동향을 동시에 확인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에 중요하다. ③ 금융당국이 발표하는 거시건전성 조치(LTV·DTI·DSR 규제) 변화를 주시하면 향후 대출 가능 한도를 예측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부동산 가격↔가계부채 삼각 고리를 주시하는 것이 올해 하반기 가장 중요한 투자·재무 관리 포인트”라며 신중한 접근을 조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