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요 주가지수인 S&P/TSX 컴포지트 지수가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투자자들은 국내총생산(GDP) 부진과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동시에 주시하며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025년 8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동부 표준시(ET) 13시 05분 기준 토론토 증권거래소 S&P/TSX 컴포지트 지수는 전장보다 149.5포인트(0.5%) 오른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대형주 중심의 S&P/TSX 60은 9.7포인트(0.6%)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이번 주 들어 은행권의 견조한 실적 발표가 이어진 데 힘입었다. 특히 로열뱅크 오브 캐나다(RBC)와 토론토도미니언뱅크(TD) 등 주요 시중은행의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다.
◆ 캐나다 GDP, 예상을 두 배 이상 밑돌아
그러나 경제지표는 녹록지 않았다. 캐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실질 GDP는 연율 –1.6%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였던 –0.7%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이번 감소는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더욱이 6월까지 3개월 연속 월간 GDP가 감소하면서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음을 방증했다. 이는 지난해 말 이후 처음 나타난 연속 하락이다.
“수출이 안정세를 보였음에도 분기 말과 3분기 초까지 모멘텀이 여전히 약했다. 경기 회복 가속화를 위해 캐나다은행(BoC)의 추가 금리 인하가 두 차례 더 필요하다.”— 앤드루 그랜섬 CIBC 이코노미스트
GDP는 한 국가의 재화·서비스 생산 총량을 뜻하는 대표적 경기 지표다. 분기 성장률이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경기침체(recession) 진입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이날 지표는 캐나다은행의 기준금리 경로를 둘러싼 시장의 “9월 인하설”에 무게를 실어줬다.
◆ 미국 PCE, 5개월 만에 최고…그러나 예상치 부합
한편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물가 척도인 근원 PCE 물가지수가 발표됐다. 7월 근원 PCE는 전월 대비 0.3% 상승, 전년 동월 대비 2.9%를 기록하며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시장 눈높이에는 정확히 부합해, 대규모 관세 부과가 소비자 물가에 폭넓게 전가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PCE(개인소비지출) 지수는 소비자가 실제로 지출한 품목 가격을 토대로 계산되며, CPI(소비자물가지수)보다 변동성이 낮아 미국 중앙은행이 물가 목표를 설정할 때 주요 참고 지표로 활용된다.
◆ 국제유가, 주간 기준 1%대 상승 전망
원유 시장에서는 러시아 공급 불확실성과 미국 여름 드라이빙 시즌 종료가 맞물리며 혼조세가 나타났다. ET 13시 20분 기준 브렌트유 선물은 전일 대비 0.8% 하락한 배럴당 67.44달러,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0.8% 내린 64.13달러를 기록했으나 주간 기준으로는 두 계약 모두 약 1%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만 월간 기준으로는 6%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꾸준한 증산 기조가 가격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 금, 4월 기록까지 100달러 남겨둬
금 가격은 미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현물 금은 1% 상승한 온스당 3,449.32달러, 10월물 금 선물은 1.2% 오른 3,517.00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8월 한 달간 현물 금은 3.7% 상승했으며, 4월 사상 최고가까지 불과 100달러 남겨두고 있다.
금은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며, 금리 인하 국면에서 보유 비용이 낮아져 매력도가 더욱 높아진다.
◆ 종합 평가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캐나다 GDP 둔화와 미국 근원 PCE가 동시에 공개되면서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대한 가늠자를 제공했다. 캐나다은행이 9월에 이어 연내 추가 완화에 나설 경우, 상대적으로 빠른 경기 회복과 증시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 하락과 장기 물가 불확실성,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여전히 향후 자산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잠재 요인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