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금융주에 정말 ‘약세’ 요인인가

[뉴욕] 미국 바클레이스(Barclays)가 향후 1년 동안 예상되는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반드시 미국 금융주(금융 섹터)에 부정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고객 대상 보고서에서 “앞으로 12개월간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경기 침체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금융주가 반드시 시장 평균을 밑돌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스는 1990년 이후 7차례에 걸친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금리 인하가 시작된 이후 6개월 동안 금융주의 중간 초과 수익률(median excess return)+142bp(1bp=0.01%포인트)로, 광범위한 시장 지수 대비 반드시 뒤처지지 않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금리가 내려간다고 해서 금융 섹터가 자동으로 약세장을 맞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매크로 환경이며, 특히 ‘신용 경색’이 확산될 때와 불황(recession)에 들어설 때가 핵심 변수다.” — 바클레이스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주는 1998년(러시아 디폴트·LTCM 사태)2007년(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처럼 금융 시스템 전반의 전염 위험(financial contagion)이나 본격적인 경기 침체가 우려될 때는 크게 언더퍼폼했다. 그러나 “신용경색 가능성이 제한적일 때는 오히려 방어적 성격을 보였으며, 장기적으로 시장을 상회하는 흐름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 2026년까지의 거시 전망
바클레이스는 2026년까지 미국 경제가 “관리 가능한 속도로 둔화”될 것으로 가정한다. 연착륙(soft landing)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금융 업종의 상대적 성과가 과거 심각한 위기 국면과 같은 수준으로 훼손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 실적 모멘텀
금융주는 현재 내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NTM PER)16배 수준이다. 이는 S&P500 지수 평균 대비 더 큰 디스카운트(평균보다 낮은 밸류에이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바클레이스는 “금융 섹터는 여전히 시장 평균보다 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earnings revisions)이 이어지고 있으며,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확대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Net Interest Margin(NIM·순이자마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NIM은 금융기관이 자산(대출)에서 얻는 이자 수익과 부채(예금)로 지불하는 이자 비용의 차이를 의미한다. 금리가 하락하면 대출 금리가 더 빨리 내려가고 예금 금리는 느리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NIM이 축소될 수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NIM 압박이 존재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지급준비 요구비율 낮아짐, 경기 안정화, 대출 증가 등이 상쇄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장단기 금리차(수익률 곡선)와 규제 완화
금리 인하 이후 장기 금리가 ‘잘 고정(anchored)’돼 있으면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steeper) 수 있다.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면 대출이나 채권 운용에서 이익을 창출하기 용이해지므로 금융주에게는 긍정적이다. 또 보고서는 “규제 완화(deregulation) 또는 인수·합병(M&A) 확대가 잠재적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전문가 해설: ‘금리 인하 = 금융주 악재’라는 등식의 오해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 예대마진 축소 → 금융사 수익성 악화라는 단순화된 도식이 흔히 통용된다. 그러나 바클레이스 사례 연구처럼 ‘경기 국면’과 ‘신용 사이클’이 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위기가 아닌 경기 완화 차원의 금리 인하라면, 대출 수요 회복·채권 평가익 상승·거래활동 증가 등 다양한 보완 요인이 작동한다.

예컨대, 2019년 연준의 보험적(pre-emptive) 금리 인하는 실업률이 3%대 초반으로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소비가 견조했던 시점에 이뤄졌다. 당시 S&P500 금융 섹터 지수는 6개월 만에 약 +11% 상승하며 시장 평균을 소폭 상회했다. 이는 ‘침체를 방지하기 위한 소폭의 선제적 인하’가 ‘심각한 위기 대응용 인하’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는 방증이다.


■ 잠재적 리스크 요인

물론 모든 시나리오가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바클레이스도 보고서 말미에서 기업·소비자 부채의 질 악화,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강화 가능성 등을 하방 요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마진 압박이 심화되는 시점에 경기 급랭이 겹치면 금융주는 여전히 큰 폭의 변동성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 견해 필자는 ‘연착륙 시나리오’가 기본 가정으로 작동하더라도, 2026년까지 비은행권(보험·자산운용·핀테크)의 성장성과 규제 변화가 전통 은행주를 상대적으로 뒤흔들 수 있다고 본다. 즉, 금리 인하 국면이 금융 섹터 전체에 동일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 견해 또한 최근 ESG 규제 강화·기술 투자 부담이 높아지는 점도 수익성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투자자라면 단순히 ‘금리 인하=은행주 회복’이라는 도식에서 벗어나 세부 업종별·기업별 펀더멘털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 결론

요약하면, 바클레이스는 “경제가 심각한 침체로 빠지지 않는 한, 예정된 연준의 금리 인하가 금융주에 있어 ‘주요 장애물’은 아니다”라고 결론지었다. 해외 증시에서 금융주 비중 확대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경기 사이클과 수익률 곡선 기울기, 규제 환경 등을 함께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점이 재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