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미국 S&P 500 지수,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 나스닥 100 지수가 21일(현지 시각) 일제히 하락 마감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40% 내린 5,147.23, 다우존스는 0.34% 하락한 39,231.55, 나스닥 100은 0.46% 떨어진 18,051.62로 거래를 종료했다. 선물시장에서도 9월물 E-미니 S&P 500과 나스닥 100 선물이 각각 0.40%, 0.45% 하락해 약세 흐름을 확인했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과 예상보다 견조한 일부 실물지표에 반응하며 국채 금리가 급등, 주가에 부담을 주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bp 올라 4.33%를 기록해 연중 고점권을 넘봤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제프리 슈미트 총재는 “물가 위험이 노동시장 위험보다 다소 높다”며 현재의 ‘완만한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를 지지했다.
같은 날 클리블랜드 연은의 베스 해먹 총재도 “내일 FOMC가 열린다면 금리 인하 근거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미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5천 건으로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해 노동시장이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속 실업수당 청구도 197만2천 건으로 3년 9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그러나 같은 날 발표된 8월 S&P 글로벌 제조업 PMI(예비치는 53.3)는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경기 회복 기대를 자극했다. 7월 기존주택 판매도 전월 대비 2.0% 증가해 시장 예상(–0.3%)을 뒤집었다.
소비·관세·지정학 리스크 복합 작용
소비 관련 업종에서는 월마트(WMT)가 2분기 조정 EPS 0.68달러로 전망(0.74달러)을 밑돌면서 4% 넘게 떨어졌다. 코스트코(COST) 역시 동반 약세를 보여 나스닥 100 하락을 주도했다. 유가가 2주래 최고치로 올라 항공유 부담이 커지자 유나이티드·델타·아메리칸·알래스카 항공 등 항공주도 1~2%대 하락했다.
반면 포장재 섹터는 인터내셔널페이퍼가 발표한 공장 폐쇄 계획으로 북미 골판지 공급이 2.5% 감소할 것이라는 바클레이스 분석에 힘입어 패키징 코퍼레이션 오브 아메리카가 6% 이상 급등했고, 스머핏 웨스트록과 인터내셔널페이퍼도 각각 4%, 2% 이상 상승했다.
관세 측면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폭을 확대해 400여 소비재 항목까지 적용했으며, 반도체에는 최대 300% 관세를 예고했다. 미국이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11월까지 90일 연장한 가운데 인도·제약 제품에도 추가 관세가 대기 중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관세가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15.2%로 치솟을 것으로 추산했다.
연준·ECB 통화정책 기대 변화
연방기금선물(FF선물)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72%로, 10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49%로 반영해 일주일 전보다 기대치를 크게 낮췄다. 유럽에서는 10년물 독일 국채수익률이 2.757%로 4bp 상승했고, 영국 길트 10년물은 4.729%로 5.7bp 올랐다. 유로존 8월 제조업 PMI는 50.5로 3년 내 최고치를 나타냈으나, 소비자신뢰지수는 –15.5로 4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FF선물·스와프·채권수익률 등 파생·금리지표가 금융시장의 금리 민감도를 반영하는 핵심 지표라는 점에서 향후 한두 차례의 금리인하 기대 후퇴는 기술주와 성장주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1. ‘매파(hawkish)’는 물가 억제를 위해 긴축을 선호하는 통화당국 기조를 뜻하며, 반대말로는 ‘비둘기파(dovish)’가 있다.
주요 종목 및 실적 발표 동향
기관 거래로 샤크닌자(SN)가 3%, 길리어드 사이언스(GILD)가 2% 넘게 하락했고, 맵리베어(CART)는 웨드부시의 투자의견 하향으로 2% 이상 밀렸다. 반면 PDD 홀딩스는 상해종합지수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4% 넘게 올랐다. HP 엔터프라이즈·데이포스·휴마나 등은 호재성 리포트·M&A 소식으로 1~3% 상승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분기 S&P 500 기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해 4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으며, 발표 완료 기업의 83%가 시장 전망을 상회했다. 22일 예정된 실적 발표에는 BJ’s 홀세일·버클·뉴포트리스 에너지·유비퀴티 등이 포함돼 있다.
지정학적 변수: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지정학 리스크도 주목된다. 마이크 밴스 미 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평화 회담을 중재 중이라고 밝히며, 러시아가 실제 점령하지 않은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까지 협상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푸틴·젤렌스키 회담을 추진 중이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자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을 시사했다. 협상 결과는 원유·관세 등 거시 변수와 유럽 안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목표로 삼는 초단기 금리(Fed Funds Rate)의 향방에 대한 시장 기대를 반영하는 선물상품으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된다. 시세를 통해 금리 인상·인하 가능성을 실시간으로 가늠할 수 있다.
PMI(Purchasing Managers’ Index)는 기업 구매관리자 대상 설문을 통해 제조·서비스업 활동을 나타내는 지표로, 50을 기준으로 확장·수축을 판단한다. S&P 글로벌 PMI는 IHS마킷이 산출하며, 경기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이처럼 금리·관세·지정학 변수가 뒤섞인 복합 구도 속에서 23일(현지 시각) 파월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