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라파엘(캘리포니아)발—2024년 8월 7일 촬영된 한 주택 매물 앞에는 “FOR SALE” 표지판이 서 있다. Justin Sullivan | Getty Images
2025년 9월 17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재융자 시장이 급격히 달아올랐다. 금리가 불확실한 경제 여건 속에서 가계의 이자 비용 절감 수단으로 다시 부상한 것이다.
미국모기지은행협회(MBA)의 계절 조정 지수에 따르면, 지난주 재융자(리파이낸싱)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58% 급증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0%나 늘었다. 전체 모기지 신청 가운데 재융자 비중도 48.8%에서 59.8%로 치솟았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30년 만기 고정금리 평균 계약금리는 6.49%에서 6.39%로 0.10%p 하락했다. ※대출금 80만6,500달러(미 연방정부 기준 컨포밍론 상한) 이하, 20% 다운페이먼트 조건, 포인트(수수료)는 0.56에서 0.54로 감소했다.
“대출 규모가 큰 주택 소유주들이 먼저 움직였다. 재융자 평균 대출액이 MBA 조사 35년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 마이크 프랜탄토니 MBA 수석부사장 겸 수석이코노미스트
CBC 계열 부동산 전문 뉴스레터 ‘Property Play’는 투자자에게 최신 시장 기회를 전달하고 있다(광고성 문구).
특히 변동금리대출(ARM)에 대한 재융자 신청이 두드러졌다. ARM이 전체 신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9%로 2008년 이후 최고치다. 프랜탄토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RM은 통상 5·7·10년 고정 기간을 갖기 때문에 2008년 이전처럼 조기 상환 충격 위험이 크지 않다”면서 “현재 ARM 금리가 30년 고정금리보다 약 75bp(0.75%p) 낮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택 구매 목적의 모기지 신청은 전주 대비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 늘어 시장 심리가 일부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주 초,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는 연방준비제도(Fed)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모기지 금리는 추가로 내려갔다. Mortgage News Daily의 별도 집계에 따르면 30년 고정금리는 6.13%로 2022년 말 이후 최저치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Fed가 금리를 내리면 채권시장 매도세가 나타나 금리가 되레 상승할 수 있다”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 용어·배경 설명
재융자(Refinance)란 기존 대출을 상환하고 더 낮은 금리나 유리한 조건의 새 대출로 갈아타는 것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금리 변동성이 큰 만큼, 금리 하락기마다 재융자 붐이 반복된다.
변동금리모기지(ARM)는 일정 기간(5·7·10년 등) 고정금리를 적용한 뒤, 시장금리에 따라 금리가 변동되는 구조다. 2008년 금융위기 전에는 초기 금리가 낮지만 금리 리셋 시 급등해 채무불이행을 초래한 사례가 많았으나, 현재 상품은 상환능력 심사 강화, 고정 기간 연장 등으로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컨포밍론은 미 주택금융기관(Fannie Mae·Freddie Mac)이 인수할 수 있는 대출한도를 충족하는 상품이다. 한도를 초과하면 점보론으로 분류돼 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
◆ 전문가 시각 및 전망
금리 역학 측면에서 볼 때,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4% 중반대를 유지하는 한, 6% 초중반대 모기지 금리가 당분간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Fed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통화 완화를 단행할 경우, 5%대 진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재융자 수요는 “두 번째 물결“이 올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 시장과 비교하면, 미국 주택담보대출은 고정금리 비중이 높고 대출금 상환 구조가 단순하다는 특징이 있다. 변동금리 위주인 한국과 달리, 미 가계는 금리 하락 구간마다 대규모 재융자를 통해 이자 부담을 조정해 왔다. 이는 가계 부채 건전성 측면에서 중요한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작용한다.
결국 금리 전망과 채권시장 변동성이 모기지 금리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며, 연준의 통화정책·국채 수급·경기 지표 등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투자자와 차주 모두 대출 구조와 금리 변동 위험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