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수(DXY)가 약세를 보이며 지난주 금요일의 1주일 최고점에서 물러났다. 12월 22일(현지시간) 월요일 달러 지수는 -0.32% 하락했다. 달러 약세의 배경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026년 중 약 -50bp(베이시스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일본은행(BOJ)은 2026년에 추가로 +25bp 인상할 것으로 보이며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에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는 금리차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12월 23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또한 연준의 금융시스템 유동성 확대 정책에 압박을 받고 있다. 연준은 12월 중순부터 한 달에 400억 달러 규모의 단기 재무부증권(T-bills) 매입을 시작했다. 이 같은 유동성 공급 확대는 달러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둘기 성향(dovish)의 연준 의장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어 달러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임 연준 의장 선정을 2026년 초에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는 케빈 해셋(National Economic Council Director Kevin Hassett)이 시장에서 가장 비둘기 성향으로 인식되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시장의 금리·정책 예측 측면에서 월요일 시장은 2026년 1월 27~28일로 예정된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을 약 20%로 반영하고 있다. 반면 스왑시장에서는 2월 5일 예정된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25bp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0%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1월 23일 BOJ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현재 시장에서 0%로 가격에 반영된 상태이다.
연준 인사 발언과 달러에 대한 시사점으로 월요일에 연준 이사인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은 “정책을 낮추지 않으면 경기 침체의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If we don’t adjust policy down, then I think we do run risks)”고 발언했다. 다만 그는 동시에 경기 침체를 전망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연준이 장기적으로 완화적 스탠스로 돌아설 가능성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되어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로화 및 ECB 상황에서도 달러 약세가 관측된다. EUR/USD는 월요일 +0.41% 상승했다. 이는 달러 약세에 따른 반응으로, 유로는 이날 ECB 관계자들의 발언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ECB 집행위원회의 게디미나스 심쿠스(Gediminas Simkus)는 월요일에 “우리는 현재와 가까운 미래, 중기적으로도 헤드라인 및 근원 인플레이션이 모두 2% 수준에 가깝다“라며 “금리가 많은 이들에게 중립 수준으로 여겨진다. 경제 성장은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완만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ECB 통화정책위원인 페터 카지미르(Peter Kazimir)는 월요일에 “ECB는 현재 금리에 대해 편안하게 생각하지만 상황이 바뀌면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목표 수준 인플레이션과 완만한 경제 확장이 “상당히 허약한(rather fragile)” 상태이며 관세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오는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엔화·일본 정책에서는 USD/JPY가 월요일 -0.47%로 하락했다. 엔화 강세는 일본의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Satsuki Katayama) 재무상이 외환시장의 펀더멘털과 크게 어긋나는 통화 움직임에 대해 “일본은 개입에 대해 자유롭게 판단할 권한(free hand)을 가지고 있다”고 발언한 직후에 나타났다. 이는 BOJ의 전일 +25bp 금리 인상과 맞물려 엔화에 추가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10년물 일본국채(JGB) 수익률은 월요일에 +4.9bp 상승해 2.021%로 26년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귀주화·은 가격 급등과 안전자산 수요
상품시장에서 2월 인도분 COMEX 금(GCG26)은 월요일 +82.10달러(+1.87%) 상승 마감했고, 3월 인도분 COMEX 은(SIH26)은 +1.076달러(+1.59%) 올랐다. 2월 금과 3월 은은 월요일 모두 계약 단위 기준의 신규 고점을 기록했으며, 근월물(Nearest-futures) 차트에서는 금과 은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귀금속 상승을 견인한 요인으로는 연준의 월 400억 달러 유동성 공급 발표, 지정학적 리스크의 확대, 그리고 중앙은행들의 강한 금 매수 수요가 꼽힌다. 지정학적 요인으로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연계 유조선 2척을 추가로 압류할 가능성,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지난주 말 지중해에서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shadow fleet)’ 소속 유조선을 공격한 사실 등이 금·은에 대한 안전자산(避難資産) 수요를 높였다.
중앙은행의 금 수요 역시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보유한 금은 11월에 +30,000 온스 증가해 74.1백만 트로이온스(74.1 million troy ounces)가 되었고, 이는 PBOC가 13개월 연속으로 금 보유를 늘린 것이다. 또한 세계금협의회(World Gold Council)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3분기에 220미터톤(MT)의 금을 매입해 2분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은은 중국의 재고 우려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관련 창고의 은 재고는 11월 21일 기준 519,000킬로그램으로 1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펀드 수요도 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은 ETF의 순롱 포지션(Long holdings)은 최근 화요일에 3.5년 내 최고치로 상승했다.
기사 게재일 기준으로 저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어떠한 증권에도(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해당 데이터와 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임을 밝힌다.
용어 설명
DXY(달러 인덱스)는 주요 통화들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로, 유로, 엔화, 파운드 등 여러 통화 가중치를 반영해 산출된다. 스왑시장은 금리선물 및 금리스왑을 통해 시장이 각 중앙은행의 금리 수준을 어떻게 예상하는지를 반영하는 곳이다. COMEX는 미국의 대표적 금속 선물거래소로 금과 은 선물의 가격 발견 장소이다. JGB는 일본국채를 의미하며, 그 수익률은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비둘기(dovish)’는 통화정책에서 완화적(금리 인하·완화적 스탠스)을 선호하는 태도를 뜻한다.
시장 및 경제에 미칠 영향 분석
전문가 관점에서 이번 달러 약세와 귀금속 강세의 결합은 몇 가지 구조적·단기적 함의를 가진다. 우선, 연준의 정책 완화 기대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과 다른 선진국 간 금리차 축소는 달러화의 매력 약화로 이어져 자금의 신흥시장 및 상품시장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 이는 수입물가 측면에서 일부 국가에 디플레 압력을 낮출 수 있으나, 동시에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 시 수입비용 증가로 이어져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둘째, 일본의 정책 정상화(금리 인상)와 엔화 강세 가능성은 아시아 금융시장에 지역별 금리·환율 변동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특히 일본의 엔화 개입 발언은 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확대시킬 잠재력을 가지며, 이는 위험회피 심리를 촉발해 국채·금 등의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할 수 있다.
셋째,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금 매수와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는 금·은의 중장기 상승 잠재력을 뒷받침한다. 특히 공급(중국 은 재고 감소)과 수요(중앙은행·ETF 수요) 요인이 동시에 작동하는 점은 귀금속 가격의 추가적 상승 여지를 제공한다. 그러나 금·은 가격은 달러의 향방, 실질금리(명목금리에서 기대물가를 뺀 값),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의 고조 여부에 크게 의존하므로 투자자들은 단일 변수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 의장 지명과 관련된 정치적 불확실성은 2026년 초까지 통화정책 관련 변동성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비둘기 성향의 의장 지명 가능성은 시장에서 연준의 완화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켜 달러 약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 반면, 실제 정책 전환이 기대보다 더디게 이루어지면 채권시장·주식시장에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
실무적 시사점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은 환율·금리·상품(특히 금·은) 포지셔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환헤지 전략, 포트폴리오 내 안전자산 비중 조정, 금·은 선물 및 ETF에 대한 노출 관리 등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중앙은행 및 주요국의 정책회의(예: FOMC 1월 27-28일, BOJ 1월 23일, ECB 2월 5일)를 전후한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끝으로, 이번 달의 움직임은 금리차 전망이 환율과 상품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단기적 변동성과 더불어 중장기적 구조 변화(중앙은행의 자산 구성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등)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