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대전, 차기 ‘1조 달러’ 기업 후보로 팔란티어·AMD 부상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걸쳐 제품 개발 속도와 비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새로운 산업 혁명을 이끌고 있다. 데이터센터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전(全) 공급망에 대규모 투자가 유입되면서, 이미 수조 달러 가치를 인정받은 빅테크 외에도 신흥 AI 인에이블러(enabler)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2025년 10월 1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가총액 5,000억 달러 미만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NASDAQ: PLTR)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NASDAQ: AMD)가 향후 수년 내 ‘1/’ 달러(1 트릴리언 달러) 클럽에 입성할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기자는 양사의 사업 구조, 수익성, 시장 확장 동력, 리스크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투자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①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 정부용에서 민간용으로

팔란티어는 미 정보기관용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로 출발했으나, 최근 수요의 무게추가 민간 부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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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이 팔란티어 플랫폼을 도입해 운영 효율을 확보하면, 동종 업계 경쟁사들도 뒤처지지 않으려 비슷한 투자를 단행한다”

는 ‘도미노 효과’가 매출 가속화의 핵심 배경이다.

AMD corporate building

올해 2분기 팔란티어의 미국 민간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거의 두 배로 급증했다. 같은 분기 총 계약 가치(TCV) 예약은 23억 달러로 140% 확대돼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기존 고객의 지출이 늘어 순달러 유지율(net-dollar retention) 128%를 나타낸 점도 주목된다.

※ ‘순달러 유지율’은 기존 고객군에서 발생한 매출의 증가·이탈을 모두 반영한 지표로, 100%를 넘으면 고객당 매출이 증가하고 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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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가 제시하는 경쟁우위는 ‘온톨로지(ontology) 기반 시스템’으로, 기업 내부 데이터의 의미 관계를 디지털 트윈 형태로 시각화해 경영진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대다수 기업이 원시 데이터를 체계화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인건비와 시간이 소요되는데, 팔란티어는 이를 고부가가치 소프트웨어로 치환해 직접적인 비용 절감과 기회비용 축소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매출 총이익률이 높아 실적이 영업이익·자유현금흐름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웨드부시 증권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팔란티어의 시가총액이 3년 내 1조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 밸류에이션이 고평가 단계라 단기 조정 가능성은 열려 있으며,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 보유 전략이 요구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②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 GPU 다각화로 반격

반도체 부문에서는 AI 용 GPU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오픈AI가 향후 수년간 6GW(기가와트) 규모의 칩을 AMD로부터 조달하기로 합의하면서 AMD의 성장 모멘텀이 부각됐다. 6GW는 수십만 개 GPU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오픈AI의 ‘챗GPT’는 주간 활성 사용자 7억 명 이상을 기록하며 가장 대중적인 AI 모델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경쟁 서비스인 xAI의 ‘그록(Grok)’, 구글 ‘제미니(Gemini)’가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컴퓨트(capacity) 증설 압박이 커졌다. 이로 인해 AMD의 ‘인스팅트(Instinct)’ GPU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MD GPU는 높은 메모리 대역폭을 바탕으로 대규모 학습보다 추론(inference) 작업에 최적화돼 있다. 리사 수 CEO는 “추론 시장 규모가 학습(training)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픈AI는 2026년 하반기 첫 번째 1GW 물량을 ‘Instinct MI450’ GPU로 채워 넣을 예정이다.

야후 파이낸스 컨센서스에 따르면 AMD 매출은 2025년 28%, 2026년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GPU는 높은 마진을 창출해 순이익 성장률은 매출 증가율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가총액은 3,500억 달러이며, P/E 배수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2030년경 1조 달러 달성이 무난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AMD EPS가 연평균 34% 확대될 것으로 본다.


투자 유의점 및 전망

두 기업 모두 시장 기대치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돼 있어 밸류에이션 변동성이 크다. AI 인프라 수요가 둔화되거나 경쟁 심화로 가격 압박이 발생할 경우 성장 궤적이 지연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중심 경제’가 구조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팔란티어의 고차원 데이터 분석 능력AMD의 GPU 다각화 전략은 향후 수년간 지속적인 수익 창출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온톨로지’, ‘순달러 유지율’과 같은 용어는 다소 생소하지만, 전자는 ‘데이터 의미망 구축 기술’, 후자는 ‘기존 고객 기반의 매출 유지·성장률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해하면 된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AI 경쟁이 심화될수록 운영 효율성을 높여 주는 소프트웨어고성능 반도체를 제공하는 기업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팔란티어와 AMD가 차세대 ‘1조 달러’ 기업으로 부상할지 여부는 향후 3~5년간 계약 규모, 기술 혁신 속도, 공급망 관리 능력에 달려 있다.